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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시 찾는 전문가 집단 그리고 망각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20년 05월 04일(월) 14:49

↑↑ 자유 기고가 김용식
ⓒ 황성신문
최근 코로나19사태를 보면서 의료종사자들의 헌신적 노력과 직업 정신에 감동과 찬사를 보낸다. 의료 보국이란 말이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대구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격하게 확산될 때 전국 각지에서 의사, 간호사 등 의료 종사자들이 자신들의 감염에 대해 한 치의 두려움도 없이 환우들을 보살피겠다는 일념 하나로 가족들의 우려를 뒤로 한 채 대구로 내려와 각자의 위치에서 묵묵히 환우들을 치료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들은 누구에게도 자신들의 행위에 대해 내세우지도, 돌아봐 달라고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감추어도 감추어지지 않는 것이 사람들의 아름다운 행위일 것이다. 그들이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아도 환우들과 환우 가족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통해 의료 종사자들의 감동적 행위들은 세상 밖으로 드러나기 시작했고, 세상 사람들은 그들에게 감사했고 또한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의료인들이 항상 감사와 존경만을 받지는 않았다. 코로나 19사태가 있기 전 의업분쟁이나, 양방 한방 문제 등으로 의사들이 길거리로, 광장으로 두 팔을 걷고 나올 때도 있었다. 그때 세상 사람들은 의사들의 자기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이기적 일탈 행위로 지탄을 하기도 하였다. 세상 속 어떤 집단도 자신들이 필요할 때 자신들의 주장을 하지 않는 집단은 거의 없을 듯하다. 자신들의 입장에서는 그 주장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단지 그것이 사회 전체가 공감할 수 있는가 와는 별개의 문제이지만, 밥그릇 싸움을 할 때도 있고, 집단 중 일부의 부정이나 일탈 행위로 인해 집단 전체가 매도당할 때도 있다. 그러나 평시에 나타나는 다양한 행위들도 국가적 위기 속에서는 국가와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이 전문가집단의 유전자에는 존재하는가 보다.

 

1997IMF경제위기 때 외채 상환을 위해 국민들 약 350만 명이 아이들 돌 반지까지 들고 나와 기부함으로써 약 227톤의 금을 모았던 상황이 생각났다. 아울러, 이번 코로나 위기 상황을 겪으면서 한국인의 DNA속 잠재되어 있는 이타심과 애국심을 우리 국민 모두가 또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된듯하다.

이번 코로나 위기상황을 겪으면서 우리가 얻었든 소중한 교훈은 위기 상황이 발생할 때 가장 존중 받아야하고 귀담아 의견을 청취할 집단은 역시 전문가 집단이었다는 점이다. 그들의 오랜 경험과 정확한 상황 대처 능력은 위기 상황에서 그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함으로써 국민들의 신뢰와 외국의 찬사를 받았다.

이번 코로나 19사태를 보면서 불현듯이 국가 주요 시설들에 대한 위기대처 능력에 대한 생각이 미치게 되었다. 국내 원전에서 예기치 않은 위기 또는 이상 상황이 발생하였을 때 그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대처하고 수습할 수 있는 집단도 결국 원전 종사자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였다.

 

2016912일 경주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하였을 때 모든 시민들이 불안과 걱정으로 한 밤중에 집을 뛰쳐나와 인근 학교 운동장으로 대피하고 있을 때, 원전과 방폐장 종사자들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원전과 방폐장 현장으로 달려가는 모습에서 이번 코로나 19사태 때 누구의 강요도, 어떤 보장도 없는 상태에서 오직 환자와 부족한 일손으로 고생하는 동료 의료진들을 생각하 의료종사자들의 모습과 오버랩되었다. 코로나 19사태에서 의료종사자은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의료 현장에서 환자들을 돌보는 것이고, 전과 방폐장 종사자들은 땅이 흔들리고, 건물이 흔들리는 여진상황에서도 시설의 안전을 지키고자 주저 없이 원전과 방폐장 현장으로 달려가는 장소만 달랐을 이었다. 주민들이 지진의 공포 속에 가족들을 걱정하며 서로의 위치를 확인하고 안부를 묻고 있을 때 원전과 방폐장 종사자들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현장으로 가는 그들의 모습에서 의료진들이 환자를 생각하는 모습과 같은 마음임을 느낄 수 있었다. 이들 전문조직 종사자들은 누구하나 위기 상황에서 자신들이 한 행위에 대해 드러내고 얘기하는 사람이 없다. 그들은 그게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 대부분 전문조직 종사자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이 세상의 이목을 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이 드러나지 않은 채 국민들의 생활 속에 조용히 녹아들기를 바랄뿐이다.

 

19956.29일 서울 서초동의 삼품백화점 붕괴사고, 20171221일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사고 시 최 일선에서 사고를 수습하던 소방공무원들의 흙먼지에 얼룩진 모습과 불에 그을리고 땀에 찌 들은 모습에서 찐한 감동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안타까움을 느꼈다. 소방공무원들이나, 의료종사자들이나, 원전 및 방폐장 종사자들이나 그들인들 두려움이 없겠는가! 그들은 두려움을 건물 잔해 더미에서 신음하는 사람들과 화마 속에서 두려움과 죽음의 공포를 느끼는 사람들을 구해야겠다는 일념으로 그 두려움을 떨치고 붕괴된 건물 속으로, 화염더미 속으로 감염의 위험 속으로, 지진의 공포 속으로 몸을 던졌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각 분야의 전문가 집단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필요할 때나 위기가 왔을 때만 전문가 집단을 찾고, 평상시에는 그들의 존재를 우리는 너무 쉽게 잊는다. 망각된 집단이나 사기를 상실한 집단이 위기 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을까? 한 분야의 전문 집단이 형성되기까지는 수많은 종사자들이, 수많은 세월을 거쳐서야만 전문 집단으로 성장할 수 있. 우리는 의업 분쟁 때 의료종사자들을 자기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환자들을 볼모로 하는 부도덕한 집단으로 지탄 했듯이, 한때 원전 마피아란 말로 원전 종사자 전체를 매도하고 그들의 사기를 꺾어 버린 일들이 있었다. 이 사회에 완벽히 정의롭고 도덕적이고 순결한 조직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고 전문가 집단의 부정과 부패 행위조차도 포용하고 용서하자는 얘기는 아니다. 전문가 조직이 더 건강한 조직으로 국가와 사회가 원하는 조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부조리나 부패 행위로부터 철저하게 분리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전문조직도 살리고 사기도 높이는 방법은 잘못된 행위가 있을 때는 외과 의사가 수술을 하듯이 정밀하게 환부를 도려내고 그 자리에 새살이 돋아나올 수 있도록 신속히 봉합하여 환자를 살리는 것이 이상적일 것이다. 교각살우의 잘못을 범하지 말자는 얘기다.

그리고 이번 코로나 19사태를 계기로 전문가 집단들의 국가적, 사회적 헌신 행위에 대해서는 국가와 국민들이 그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합당한 사기 진작책들을 진지하게 고민해볼 때 일 듯하다.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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