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식 시장이 자유한국당 경주시장 공천에서 컷오프 되자 최 시장을 지지한다는 50여 명이 김석기 국회의원 경주사무소를 점거하고 강력 항의하는 등 후유증을 앓고 있다. 이날 김석기 의원 사무소로 쳐들어간 이른바 최 시장 지지자 중 일부는 김석기 의원을향해 최 시장의 컷오프 원천무효를 주장하며 육두문자가 오가는 등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들의 심정을 백번 이해한다 하더라도 우리지역 국회의원에 대한 예의는 아니었다는 것이 대부분 시민들의 여론이다. 억울하고 부당한 처사를 지적하고 거기에 대한 명쾌한 입장을 전달받으려면 논리 정연한 객관적인 이론을 정립한 뒤 국회의원으로부터 답을 구해야 한다. 항의에도 갖춰야할 예의나 방법이 있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의 경주시장 공천을 위한경선 참여자 선정에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 같은 행위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좀 더 성숙한 의식으로 접근했어야 했다. 이 같이 욕설이 난무하고 막가파식 항의는 그들이 지지하는 최 시장을 더 욕되게 하는 것이다. 특히 그들은 ‘시민들의 의사가 반영 안 된공천배제는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김석기 의원 사무실을 찾아간 최 시장지지자들의 면면을 보면 그들이 과연 진정으로 최 시장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일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군중심리에서 몰려온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최 시장 주변에 기생하며 개인적인 이익을 취해온 사람들로 최 시장을 위해서가 아닌 자신의 영달을 위해서 라는 것이 정답이라 생각된다. 시민을 팔 것이 아니라 차라리 ‘최 시장이 안 되면 8년 동안 기생하던 나는 어쩝니까’라든지, ‘앞으로 4년을더 이권에 개입해야 하는데 국회의원님 한번봐 주소’라고 사정하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그들이 항의하고 억울함을 토하는 것이 잘못 됐다는 말이 아니다. 인물 면면과 방법론에서 잘못 됐다는 것을 지적하고싶은 것이다. 최 시장 컷오프에 대한 항의의 정당성을 부여하고 싶거나, 시민들의 의사가 반영돼지 않았다는 것을 주장하고 싶었다면 성숙한 시민 의식으로 자유한국당의 공천룰과, 컷오프에 대한 당의 방침 등을 국회의원을 상대로 토론을 통해 조목조목 따져야 했다. 그래서 당의 부당한 결점이나 지역 국회의원의 편파적인 입김이 작용한 것이 목격되거나 명분이 발견되면 그때 집단행동으로 전환해도 늦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최 시장이 항의를 지시했거나 하진 않았겠지만 이번 일로 인해 최 시장이 얻은 것은 득보다는 실이 많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지역여론이다.
순진한 주민 몇 명으로 병풍을 치고 그 것이 시민들의 뜻인 양 떠들어 대는 꼴은 8년 동안 누리던 개 같은 끗발이 한 순간에 날아가는 불안한 눈빛을 여실이 보여줬다. 물론 최 시장의 고향인 외동 주민들의 심정은 천번만번 이해가 간다. 고향에서 시장이 탄생했고, 그 시장이 경선 한 번 참여해보지 못하고 그대로 아웃 된데 대한 그들의 심정은 오죽하겠나.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으로 최후까지 부당성을 지적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싶은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그들을 제외한 사람들은 지지자라는 허울 좋은 명분으로 자신들의 ‘연명’을 위해 최양식이라는 이름을 팔아 또 그 자리에서 자신의배에 기름을 채우고 싶었을 것이다. ‘국회의원님 최 시장이 공천 안 되면 우리는 더 이상이권개입 못하니더 우야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