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시내버스로 거듭 태어나길 기대한다
경주 시민의 발인 시내버스 주인이 바뀌었다. 인수한 회사는 경주 지역의 중견 건설업체인 D사라고 한다.
(주)새천년미소가 왜 매각을 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시민들은 인수한 회사가 더욱 친절하고 편리한 시내버스가 되길 바랄 뿐이다.
그동안 시내버스는 시민들의 원성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정해진 시간을 지키지 않고, 불친절에다 난폭 운행으로 민원이 끝임 없이 제기돼 왔다. 여유 있는 사람이야 자가용을 타거나 택시를 이용하면 되지만, 서민들은 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오지에 사는 사람들의 불편은 더 컸다. 하루에 마을까지 들어오는 버스가 몇 대 안되다 보니, 볼일 보는데도 어려움이 많았다. 이번에 인수한 회사는 이런 오지 주민들의 어려움을 감안해야 한다.
물론 시내버스 회사 입장도 모르는 바가 아니다. 적자가 누적이 되니까 손님이 적은 노선은 줄이거나 운행을 중단할 수밖에 없고, 인원이 부족하다 보니 친절 교육을 할 시간도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경주시가 지원하는 보조금도 넉넉하지는 않을 것이다.
시내버스 회사의 고충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렇더라도 시내버스 사업을 돈 벌이 수단으로 즉, 영리만을 추구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 시내버스는 공공성을 띠기 때문이다. 시민의 발로써 봉사한다는 사명감이 없으면 운영하기 어려운 사업이다.
특히 경주는 신라 천년의 고도로써 매일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있다.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시내버스가 불친절하고 난폭 운행을 일삼는다면 경주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는다. 이렇게 되면 자연히 관광객들도 줄어들 것이고, 지역의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이런 문제 때문에 시에서도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경주에는 시내버스가 167대가 있다. 이중 상용차량이 154대, 예비 차량이 13대다. 노선 수는 85개인데 벽지노선이 16개가 포함돼 있다. 하루 1천176회를 운행하고 있으며. 연간 1일 평균 탑승객 수는 2만 8천89명 정도다.
이처럼 시내버스는 시민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단순 계산해도 경주 인구 26만 명 가운데 약 10%가 넘는 시민들이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경주시는 지난해 약 77억 원의 보조금을 시내버스 업체에 지원했다. 물론 여기에는 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무료 환승(14억)과 교통카드 등 수수료·할인료(7억)도 포함돼 있다. 이중 가장 큰 금액은 운행노선 적자가 40억 원이고, 버스업체의 재정지원도 12억 원이 된다.
보조금 문제로 버스업체와 시민단체들이 잦은 충돌을 빚기도 했다. 지난 2018년 9월에 경주시의회와 시민단체들이 보조금 문제를 제기하자 (주)새천년미소는 시내버스를 매각하겠다며 강한 반발을 보이기도 했다.
시의회와 시민단체들은 “보조금을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 투명하게 밝히라”는 것이고, 새천년미소는 “적자를 무릅쓰고 어렵게 회사를 운행하는데, 부도덕한 회사로 매도되면서 버스 사업을 할 수 없다”며 실제 매각을 추진하기도 했다.
이런 문제가 쌓여 새천년미소가 이번에 사업을 매각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인수한 D사는 투명한 경영으로 보조금 시비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소모적인 보조금 논쟁이 또 일어난다면 시민들로부터 외면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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