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낙영 경주시장이 취임한지 한 달 후면 1년이 된다. 주 시장은 취임하면서 많은 공약을 내 놓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끈 것은 ‘시민과의 소통’이라 할 수 있다.
시민과의 소통만 잘 되면 행정 낭비도 줄일 수 있고, 불필요한 오해도 해소돼 시정을 보다 원활히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주 시장이 시민과의 소통을 위해 시민소통협력관 신설, 경주시민감사관·시민원탁회의 운영, 사랑방 좌담회 정례화 등은 매우 바람직한 것으로 시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주 시장은 공무원들의 편향된 보고보다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간접적으로라도 듣고 싶어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래야 정확한 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들의 편향된 보고는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자신들의 유·불리를 따진 보고가 될 확률이 높다. 시장은 소통을 강조하나 민원 해결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일부 공무원은 민원 해결보다는 ‘민원배척’에 더 포인트를 맞춘다는 여론이 일반화 돼있다.
그렇다고 시장이 민원인 개개인을 따로 만나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꽉 짜인 바쁜 일정 탓도 있지만 개개인의 민원과 맞대하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선거 때는 시민의 심부름꾼으로 ‘시민섬김’을 다 하겠다고 궤변을 늘어놓지만, 역대 어느 시장할 것 없이 당선만 되면 시민은 뒷전이었다. 그러나 주 시장은 달라 보인다. 주민과의 ‘소통’을 제1의 덕목으로 삼고 있다. 주 시장은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취임 초 23개 읍면동을 순회한 것을 비롯해 여러 계층의 사람들과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으며, 지금도 나누고 있다. 또 중소기업과의 대화, 귀농인과 좌담회, 의용소방대 좌담회 등 많은 사람을 만나 애로 사항을 직접 청취해 왔다.
중소기업체와의 만남에서 기업인들은 경기 불황과 최저 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규제완화, 제도개선, 불편사항 해소 등을 건의했다. 이에 대해 주 시장은 “건의 사항 중 우선해결 가능한 것부터 추진하겠다”며 “앞으로 소통을 강화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특히 지역 청년들의 고민과 어려움을 공감하기 위해 치맥·버스킹 토크를 통해 청년들의 삶에 관심을 보이며 청년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이 자리에서 청년들은 “지역과 함께 성장하고, 머물고 싶은 고향이 되기를 희망 한다”며 직업전문학교 지원과 경주 폴리텍대학 건립을 건의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주 시장은 시민과의 대화뿐만 아니라 직원과의 대화를 위해 결재 방식을 바꾼 것은 신선한 충격이라고 할 만하다. 기존의 앉아서 보고하는 딱딱한 방식이 아니라 시장과 직원이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서서 결재함으로써 유대를 강화하고, 보다 자세한 업무 내용과 보고로 내실을 다질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장이 자신을 선택한 시민과 대화를 통해 의견을 듣고, 비판의 목소리도 들으며 시정에 반영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이지만 쉽지 않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자주 만나야 한다. 좋은 소리보다는 싫은 소리, 비판의 소리를 들어야 발전이 있다. 그런 면에서 주 시장이 강조하는 소통의 중요성은 시민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의 제40대 레이건 대통령의 ‘소통 편지’는 유명한 일화다. 레이건은 풀기 어려운 현안이 생길 때마다 국회의원들에게 현안을 설명하고, 도와달라는 손 편지를 직접 보냈다. 그것이 소통이다. 소통은 한 번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현안 문제가 생길 때마다 터놓고 시민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신뢰가 쌓이고 소통은 저절로 이뤄진다. 주 시장의 임기가 3년 이상 남아 있다. 임기 내내 시민들과 소통하는 시장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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