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혈세가 경주시의 관리·감독 잘못으로 줄줄 새고 있다는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특히 보조금 불법 사용과 잦은 설계변경으로 세금 낭비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경주시의 대책은 미온적이라며 강력한 대책을 세워서 시민들의 혈세가 한 푼이라도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하라는 의원들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달 26일 경주시의회 본의회에서 서선자 의원과 김수광 의원은 시정질의에서 각각 ‘보조금이 불법·부정 사용되고 있다’, ‘잦은 설계변경으로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는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가면서 집행부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해 시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방의원의 역할 중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행정부에 대한 감시자 역할이다. 그 중에서도 시민들의 혈세가 적절하게 쓰였느냐를 감시하는 것이 의원들의 제일 큰 의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서 의원과 김 의원의 이번 질문은 매우 시의적절한 발언으로 집행부가 예산을 짜고, 집행하는데 더욱 신중을 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선자 의원은 어느 아동복지시설의 경우 1억7천여만 원의 부당집행이 적발돼 환수 조치를 했고, 장애인 거주시설은 한 곳은 3천900여만 원의 부당집행이 있었고, 또 다른 시설은 7천여만 원의 부당집행으로 환수 조치를 했다는 것이다. 이런 불법 부정이 판을 치는데도 경주시는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질책했다. 서 의원은 경주시가 사법기관의 처분을 기다린다며 손을 놓고 있는 사이 불법을 저지른 기관들은 시설장을 교체하거나, 이사장을 친인척으로 바꾸고, 이사진을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도 변경하는 등 행정처분 자체를 무력화한다고 개탄했다.
김수광 의원은 잦은 설계변경으로 정작 필요한 사업에 쓰여야 할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며 경주시는 2017~2018년 2년 동안 총 1천400여 건에 160여억 원의 예산이 설계변경으로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환경 변화와 민원 발생으로 불가피한 설계변경은 당연하지만, 설계검토 과정에서 충분히 알 수 있는 설계 누락과 설계변경을 감안한 공사의 발주 등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주낙영 시장은 보조금 부당 사용에 대해 “보조금 집행 전반에 대해 하반기에 특정감사를 실시할 예정이고, 보조금 부정사용 시설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는 적극적 조치와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잦은 설계변경에 대해서는 “공사를 추진하는데 예상하지 못한 현장의 상태, 주민요구사항 반영, 안전시설 추가 설치 등으로 공사변경이 불가피한 경우도 많다”며 “추후 각종 사업 설계 시에는 철저한 현장조사와 자료수집으로 설계에 완벽을 기해 설계변경 요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답변했다.
경주시의 올해 예산이 1조 2천750억 원이나 된다. 이 예산의 10%만 낭비를 막아도 엄청난 예산을 절약할 수 있으며, 이 금액은 시급한 곳에 매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의원들이 좀 더 관심을 가진다면 더 많은 예산 낭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집행부도 시민들이 어렵게 번 돈으로 세금을 내는 만큼 사전에 예산이 낭비되지 않도록 예산 집행에 더욱 철저히 임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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