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기가 찰 일이다. 21세기 정치판에 ‘후보사퇴’를 종용하고, ‘경주가 아닌 다른 시에 출마하라’, ‘자신이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정치적 멘토가 돼 주겠다’ 참 어이없는 일이 벌어져 경주지역 정가가 술렁거린다. 경주지역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예비후보가 같은당 여성 예비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예비후보를 사퇴하라고 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경주지역 여성정치인으로서 촉망받는 자유한국당 함슬옹 국회의원 예비후보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미친개가 양의 탈을 쓰고 선량인양 권력을 탐내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인격과 도덕이 실종된 자가 경주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되겠다니 서글프다. 정책과 비전으로 민심을 얻어야 할진데 후보사퇴를 종용해 경쟁자를 제거하겠다는 발상에 무서움마저 느껴진다. 그것도 다른 당도 아니고 같은당 여성 예비후보에게 회유, 매수성 발언을 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왜 같은당 남성 예비후보들은 겁이나 사퇴종용을 못하고 여성 예비후보를 대상으로 삼았나. 비겁하고 저급한 정치적 수준 미달이다. 함슬옹 예비후보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런 자는 정치적인 생명을 끊어 긴 시간 동안 사회와 격리시켜 영원히 정치판에 발을 못 붙이게 해야 한다.
자유한국당 당 차원에서도 진상조사를 해야 한다. 함슬옹 예비후보도 의혹만 부풀릴 것이 아니라 확보하고 있다는 ‘녹음파일’을 만 천하에 공개해 당에서도 후보자격을 박탈시켜야 하며, 엄중한 처벌을 받도록 해야 국민의 편에 서는 정치인으로서 자격이 주어진다. 범죄자를 옹호하고 감싸주는 것은 본인도 정치인으로서 자격이 없는 것이다. 뭐가 두렵고 무서워서 녹음파일을 공개 못하나. 본인에게 후보사퇴를 종용한 더러운 인간이 불쌍해서 공개하지 못하나. CBS는 지난 10일 자유한국당 경주시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하는 모 예비후보가 함 예비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경기도 김포시와 김포시 국회의원 프로필을 언급하며 후보사퇴를 종용했다”고 보도했다. 경기도 김포시 하니 우연인지는 모르겠으나 떠오르는 인물이 있긴 하다.
함 예비후보에게 후보사퇴를 종용한 모 예비후보는 스스로 자수해 ‘광명’을 찾기 바란다. 경주역전에 자리 깔고 ‘석고대죄’를 하며 잘못을 빌고 영원히 경주를 떠나라. 참 더럽고 치졸하고 불쌍한 인간이다. 이런 자가 국회의원이 되면 경주시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자기 뱃속만 채울 것이 뻔하다.
함 예비후보에게 사퇴를 종용하고, 권력욕에 눈이 먼 국회의원 예비후보에게 한마디 충고를 하고 싶다. “국회의원이 돼서 도둑질할 생각하지 말고 노가다라도 해서 가족이나 건사 하는 것이 어떤가”하고 말이다. 자유당 때 이기붕이 이정재라는 정치깡패를 동원해 국회의원 하려는 것은 봤어도, 21세기 이 밝은 대명천지에 후보사퇴 종용이라니 그자의 녹슨 쇠 대가리는 70년 전의 정치를 답습하는가. 이런 자가 자기 자식들에게는 ‘정의와 도리’를 강조하며 바르게 살라고 교육했을 것이다. 한 치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즉시 시민과 소속당에 사과하고 예비후보를 사퇴하라. 함 예비후보도 이렇게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을 때 모든 녹음파일을 공개해야 할 책임이 있다. 촉망받는 여성정치인이 거짓을 말 할리는 없겠지만 폭로만 하고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자료를 공개하지 않는다면 이 또한 허위사실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지금 공개하지 않고 때가되면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는 함 예비후보의 판단은 잘못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자신이 주장한 모든 내용이 사실이라고 가정하면 범인은닉에 가깝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후보사퇴를 종용한 모 예비후보는 함 예비후보가 녹음파일을 까발릴까봐 벌벌 떨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당사자인 함 예비후보는 못 까발릴 이유가 없어 보인다. 지난 2009년 4·29 경주시 국회의원 재선거를 앞둔 같은해 3월 29일 한나라당 이명규 의원이 정수성 당시 무소속 예비후보에게 후보사퇴를 종용하자, 정수성 예비후보는 이튿날 바로 기자회견을 통해 실명을 공개하며 후보사퇴를 종용 받았다고 폭로했다. 함슬옹 예비후보에게도 밝고 투명한 정치를 위해 ‘녹음파일’공개라는 용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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