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건설과 공무원은 왜 거짓말을 했을까. 사고에 대한 책임회피를 위해선가. 아니면 업체보호를 위해선가. 경주시가 발주한 하천공사 현장에서 안전시설 미설치로 주민이 하천으로 떨어져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관계 공무원은 ‘안전시설 설치 의무가 없다’는 말로 일관했다. 그러나 본보가 확보한 공사 시방서를 확인한 결과 공무원의 말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어이가 없다. 이런 공무원이 있는 한 경주시민은 안전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본보가 입수한 공사 시방서에는 ‘공사현장 주변의 위험예방’이라는 제목으로 ▲공사현장 주변은 울타리 또는 로우프로 설치공사 범위를 명확히 한다 ▲각종 표지를 부착해 항상 주의를 환기 시킨다고 돼 있다. 위의 2개항이 공사현장의 안전시설 설치를 규정한 것이 아닌가. 필자가 잘못 이해하는 것인가. 공사현장 주변을 울타리 또는 로우프 설치와 각종 표지를 부착해 주의를 환기시키라고 한 것이 안전시설 설치를 가리키는 것이 아닌가. 물론 시방서에는 ‘안전시설을 설치하라’는 내용은 없다.
하지만 이것이 안전시설을 가리킨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경주시 건설과 관계 공무원은 끝까지 도면상에 안전시설을 설치하란 내용은 없다고 고집하고 있다.
결국 공무원의 안일한 생각과 관리감독 부재로 한 주민이 10개월의 치료를 요하고, 7년간 노동력을 상실하는 중상을 입고 치료비 한 푼 받지 못하고 있다. 조금만 신경 써서도 예방할 수 있는 사고를 말이다. 과연 담당 공무원은 본인의 주장처럼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인가. 안전시설은 상식적인 의무이건만 ‘어쩌다 공무원’의 복지부동으로 한 주민의 인생을 완전히 뭉개 버렸다는 비판을 피해가기 어려워 보인다. 정말 존경스런 공무원이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과, 자신이 감독하고 있는 건설업체 보호라는 의혹과, 또 자신의 피해를 방어하기 위해 거짓말로 일관하는 용기가 정말 가상하다.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무장된 열심히 일하는 대다수의 공무원들을 싸잡아 비판받게 하는 ‘미꾸라지’같은 공무원이 있는 한 경주시의 청렴도는 바닥을 헤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난해 경주시의 청렴도는 수직상승 했다. 주낙영 시장은 올해 경주시 청렴도 1등급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특히 이 공무원은 관리감독 부재에 대한 반성과 사과보다는 본보 취재기자에게 “취재에 협조할 수 없다”며 갑 질을 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참 돌아버릴 일이다.
공사 시방서에 엄연히 존재하는 안전시설 설치의무를 ‘안전시설 설치 의무가 없다’고 거짓말 한 것은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업체 봐주기인가. 업체와 결탁이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남는다. 그렇다면 의무 없는 안전시설을 왜 사고 이후에는 설치를 한 것인가.
이런 공무원을 경주시민은 필요치 않는다. 책임회피에 급급하고 주민의 안녕에는 관심이 없는 공무원은 보따리 싸서 집에 가야 한다. 주낙영 시장은 이번 사고의 책임소재를 철저히 조사해 담당 공무원의 관리감독 부재가 확인되면 직위해제 하고 문책해야 한다. 주민의 안전에 관심이 없는 철 밥통 공무원은 없는 것이 차라리 낫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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