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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묘지명과 나를 위한 소개서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18년 12월 24일(월) 14:06

우리는 살아가면 서 자신을 소개해야 할 경우와 타인으로부터 추천을 받아야 하는 경우 어떻게 소개할지 어떻게 추전을 받을지 여러생각을 하게 된다.

 그것이 자신이 죽고 난 이후의 무덤에 묘지(墓誌)를 만들어 넣어두는 묘지명(墓誌銘)이라면 더더욱 깊은 생각을 갖게 될 것이다.

 무덤에 묘지(墓誌)만들어 넣어두는 것은 봉분이 없어지더라도 누구의 무덤인지 알 수 있도록하기 위하여 돌이나 도자기 나무 등에 성명, 출생지, 선대계보, 생년월일, 가족관계, 관직과 관련된 부분, 품행, 묘의 위치 등등 죽은 자의 이력과 행적을 기록한 행장(行狀)을 무덤의 앞이나 옆에 묻는 것을 말한다. 묘지명은 중국의 석비(石碑) 문화의 영향으로 삼국시대부터 한반도에 전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경주지역에선, 20여년 전 용강동 석실분(현 근화여자중고등학교)에서 출토된 사례는 있으나 마모가 심해 판독되지 않아 그 내용은 알 수 없다.

 다만 고구려 고분과 백제 무령왕릉 등에서 묘지명이 출토되어 매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고있다. 그러나 고려와 조선시대에 있어 가장 활발하게 제작되었으며 조선 후기에 이르러서는 당대의 문장가가 아닌 본인이 스스로 쓰는 자찬 묘지명(自讚 墓誌銘)이 많아지기도 하였다.

 자찬 묘지명에는 대부분, 타인이 기록한 묘비명에 비해서 자신을 비판하는 겸양의 묘지명이 많다. 그 중 19세기 이양연(李亮淵)이란 시인은자신의 죽음을 스스로 애도하기도 하였다. ‘내 이제 죽는 다닌 몹시 슬픈 일이지만 그래도 한 가지 좋은 점은 있다. 한평생 괴로운 인생에 부대끼며 사느라 하늘에 뜬 밝은 달을 마음 편히 즐기지 못했다. 허나 이제 내가 죽게 되었으니 생전에 누리지 못한 달빛 감상을 실컷 하겠구나.’‘무덤가는 이 길도 나뿐지 않다’라는 말에는 죽음을 앞에 둔 노인의 체념과 달관이 느껴질 뿐 아니라 이면에는 괴로운 인생을 살아야만 했던 시인의 아픔이 깔려 있음을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

 이와는 또 다르게 남종현(南鍾鉉)은 자신이 쓴 묘지명에 ‘...남들이 하지 않는 짓을 골라서 했고, 마음껏 성깔을 부려서 집안사람이나 친구들까지도 자신을 미워했다고 적었다. 그리고 나의 무덤에는 관도 사용하지 말고, 옷가지도 넣지 말며, 묏자리도 가리지 말고, 봉분을 꾸미지도 말며, 묘지명을 넣지 말라고 유언을 하였다. 그는 아무런 부장품을 넣지 말고 오로지 종이 조각에 자기가 직접 쓴 묘지명만을 무덤에 넣어 달라고 부탁했다.

 오늘날 우리는 자신의 묘지명을 제외하고라도 살면서 수없이 많은 자기소개서와 타인의 추천서를 받고 살아간다. 하물며 진학과 취업을 앞에둔 요즘의 젊은 세대의 사람들은 자기소개서는 독특하고 화려하게, 추천서는 훌륭하고 유능한 인재임을 증명하는 자료로 작성되어지기를 바라고 있다.소개서와 추천서는 실제의 결과에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평소 진솔하게 자신의 장점을 향상 시키고 단점을 보완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의 소개서를 자신에게 쓰고 또 언젠가는 그것을 읽어보는 것도 신입생과 신입사원들에게는 자신에게 좋은 추억이 될 것이라 생각해 본다.

(사)신라문화진흥원 부이사장 김호상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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