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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통조경 문화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19년 01월 14일(월) 15:26

태고로부터 인류는 본능적으로 생활환경을 보다 살기 좋고 아름다운 것으로 꾸미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오늘날 우리는 예나 다름없이 쾌적한 생활환경과 아름다운 경관 조성을 조경(造景)이라 부르고 있다.

 조경도 하나의 경관문화 요소이며, 문화과학이고 예술적인 활동인 이상 그 꾸밈새에 있어서 예술품이나 공예품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국민성과 시대사조의 영향을 받는다. 조경의 주된 재료가 식물이라는 면에 있어서 기후적인 인자까지 곁들여져 나라가 다르고 시대가 달라짐에 따라 고유한 양식이 발달되어 왔으며, 그것은 바로 면면히 이어져 나가는 하나의 경관문화사이기도하다.

 우리 민족에게 자연은 만물을 생성하고 구제하는 절대자이며 가장 순수한 이상(理想)이었다. 그러기에 자연 공간 속에 인공의 구조물을 조영(造營)한다는 것은 조심스러운 일이었다. 한국의 조경은 인공적 조영물을 속된 것으로 생각하여 모든 것을 자연에 잘 동화시키고자 하였다. 조형물은 자연과의 조화로 구성되어야 했으므로 건물을 세울 때 터를 잡는 일이 제일 중요했다. 그러기에 자연의 순리가 조경의 기본 질서로 존중되고 조경의 원리가 되었다.

 물은 흐르다가 고이고 넘쳐 흐르는 것이 순리이므로 연못을 만들고 폭포를 만들었다. 따라서 오늘날처럼 인공으로 쏘아 올리는 분수는 절대자인 하늘에 거역한다는 생각으로 아예 만들지 않았다.

 꽃이나 나무는 관상수나 유실수 위주로 심어인공으로 수형을 다듬지 않았고, 가지가 고루 퍼지는 나무를 좋아 하였고, 일정한 간격으로 심는것보다 자연스러운 배식을 하였다.송(松), 죽(竹), 매(梅), 난(蘭), 국(菊), 연(蓮)은 선비들이 좋아 하였고, 느티나무, 화화나무, 벽오동나무, 단풍나무, 참나무, 복숭아나무, 주목, 배롱나무, 동백나무, 버드나무 등으로 원림(苑林)을 조성하였으며 감, 대추, 모과, 앵두, 살구, 밤,배, 산수유, 호두, 포도 등은 민가에서 많이 심었다.

 지형을 존중하여 자연을 훼손하지 않았고 토질을 변경시키는 일을 하지 않았다. 습지면 연못을 파거나 물도랑을 만들어 습지에 잘 사는 나무나 식물을 골라 심었다.

 정자나 누각을 배치할 때도 자연과의 조화를먼저 생각하여 연못이나 강가, 산자락 또는 구릉에 세워 경관을 감상하는 장소로 삼았다. 정자는 자연과 인간이 만나 일치하는 곳이었다. 자연과 더불어 자연과 함께 풍요로운 삶을 살았던 선조들은 당연히 산 좋고 물 좋은 경관을 배경으로 정자를 건립하였다. 맑고 깨끗하여 부정이 없는자연을 닮으려는 심성이야말로 한국인들의 순수한 기질이라 하겠다.

 담장도 화초담, 흙담, 전담, 돌담, 판축토담, 바자울 등 주변의 환경과 어울리게 하였으며, 담장에 살창을 만들어 바깥의 자연을 경내로 끌어들이는 차경(借景)수법을 사용하였다.

 지당(池塘)은 계담(溪潭), 석담(石潭), 방지(方池), 곡지(曲池), 방지원도(方池圓島) 등으로 다양한데 물은 낮은 폭포로 떨어지게 하거나 잠겨들게도 하였다. 괴석을 흩어 놓기도 하고 여러개를 모아 놓기도 하였으며 첩첩이 쌓아 놓기도 하였다. 조선시대에는 괴석을 석분 위에 하나씩 심어서 놓는 것이 유행하였다.

 또 가산(假山)을 만들고 정원에 어우리는 장식물을 배치하였으며, 사람이 걷는 길은 지세에 따라 설치하여 자연에 잘 동화되도록 하였고 배수구나 계단은 무리하게 설치하지 않았다.

 삼국시대나 통일신라시대에는 축경식 상징주의적 정원이 만들어지기도 했는데, 조선시대에는 자연주의적 정원이 만들어졌다. 궁궐의 조경에서는 음양오행사상과 풍수지리사상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사원의 조경에는 정토사상이, 서원이나 별서에서는 주자의 은둔사상이 크게 풍미하였다. 때로는 선경을 동경하여 자아의 구제를 위한 신선사상도 큰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상과 원리는 많은 시대의 흐름을 거치면서 현대에 이르러서는 새로운 형태의 조경양식으로 바뀌게 되었다. 물질문명의 발달과 산업화의 영향으로 기능위주의 실용주의적 조경이 대두되었으며, 개인정원과 도시공원 및 대단위관광위락단지 조경에서 그 예를 쉽게 찾아 볼 수있다. 그러나 한국의 조경 및 경관문화에 줄기차게 일관하여 온 것은 자연의 조화와 순리를 따르고 존중한다는 정신이었다.

신경주지역개발(주)대표이사 최재영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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