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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산서원’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축하하며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19년 07월 22일(월) 15:13

ⓒ 황성신문
동쪽의 어래산(화개산)과 서쪽의 자옥산, 북쪽의 도덕산에서 내려온 물들이 계곡에 합류하여 자계의 반석 위로 흐르다가 폭포를 이루고 외나무다리 아래의 깊은 용소를 거쳐 조용히 남으로 흘러간다. 수백년 먹은 노거수들이 숲을 이루며 아름다운 자계 주변에 자리잡은 옥산서원이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2010년부터 세계유산 등재 논의가 계속되어 온 '한국의 서원' 9곳이 지난 76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개최된 제43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세계유산 목록 등재가 결정됐다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한국의 서원' 9곳은 경상북도 경주 옥산서원, 영주 소수서원, 안동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대구광역시 달성 도동서원, 경상남도 함양 남계서원, 전라남도 장성 필암서원, 전라북도 정읍 무성서원, 충청남도 논산 돈암서원 등 9곳으로 구성된 연속유산이다. 모두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이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오늘날까지 교육과 사회적 관습 형태로 지속하는 한국 성리학과 관련된 문화적 전통 증거이자, 성리학 개념이 한국 여건에 맞게 변화하는 역사적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서원은 조선시대 중기 이후 학문연구와 선현제향(先賢祭享)을 위하여 사림(士林)에 의해 설립된 사설교육기관인 동시에 향촌자치 운영기구로서 조선시대 정치, 사회, 교육 등의 전분야에 영향을 끼쳤다.

이언적 선생(14911553)은 사화당쟁을 계기로 이곳 옥산리에 낙향하여 중종 27(1532) 자계변에 독락당(獨樂堂)을 축조하여 임거십오영(林居十五詠) 등 수 많은 문헌들을 저술하는 등 성리학의 발달에 커다란 업적을 남겼다.

경주의 옥산서원은 회재 선생 사후에 경주부윤 이제민과 지방유림 및 후학들에 의해 현재의 장소에 선조 5(1572)에 건립되었으며, 사적 제154호로 지정되어 있다. 또한 이언적 선생을 배향하는 옥산서원은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도 살아남은 47개 서원 중 하나이다.

옥산서원은 영남 사림과 성리학의 핵심지로 건축 배치와 주변의 자연경관은 한국을 대표하는 서원이다. 오대(五臺)란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이루는 5곳에 의미를 부여하여 세심대(洗心臺), 관어대(觀魚臺), 탁영대(濯纓臺;갓끈 씻는 곳), 징심대(澄心臺), 영귀대(詠歸臺) 등의 이름 붙였다. 이렇게 회재 선생은 옥산의 사산오대(四山五臺)라고 명명하고 자연을 벗삼아 수양과 학문으로 여생을 보냈다고 볼 수 있다.

서원 앞에 있는 수림 사이로 흐르는 계류를 자계(紫溪) 또는 옥계(玉溪)라고 하는데 계곡의 양쪽을 연결하는 외나무다리가 자연스럽게 놓여있다. 절벽에서 외나무다리 아래로 떨어지는 자연폭포를 용추(龍湫)라고 부른다. 폭포의 서쪽 암벽에 이황 선생의 자필이라고 전해지는󰡐용추(龍湫)’란 글씨가 새겨져 있다. 담장 바깥의 북쪽에는 큰 은행나무가 자라고 있는데 이것도 서원에 식재되는 학자수(學者樹)라고 볼 수 있다. 자계의 암반 위에 놓인 자연석에 수심양성을 의미하는 세심대가 새겨져 있다.

경주는 도시 전체가 세계적인 역사문화의 고도이며, 이미 1995년 석굴암·불국사, 2000년 경주 역사유적지구, 2010년 양동마을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됐으며, 이번에 옥산서원을 합하여 세계유산 4점을 보유하는 역사도시가 되었다.

이러한 등재의 기쁜 소식과 함께 많은 역사문화유산을 어떻게 관리·보존·활용할 것인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경주가 고민하고 있는 보존과 개발을 잘 조화시켜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는 지혜로 미래 도시발전에 힘을 쏟아야 한다.

성리학과 관련된 문화적 전통과 학문적 가치가 높으며, 경관적으로 우수한 유적지로 인정받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옥산서원이 우리 고장에 있다는 긍지를 가지고 잘 보존하고 잘 가꾸어 후대에 물려주어야 한다. 유교교육의 산실인 옥산서원을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인성교육을 위한 산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당국에서는 옥산서원을 비롯하여 양동마을과 인근의 서원이나 제실 등의 유교문화유적을 정비·보존하여 기존의 역사문화유적과 연계한 관광자원으로 활용함이 좋을 것이다.

다 시 한번 한국의 서원 옥산서원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됨을 축하한다.옥산서원에서 특이한 점은 외삼문과 무변루 사이에 자계에서 끌어들인 수로가 도입되고 있는데, 다른 서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톡한 수경연출기법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강학공간 전면에 학자수인 수 백년 수령의 향나무가 식재되어 있다.

회재 선생은 옥산정사 독락당에서 기거하면서 주변의 네 군데 산에 이름을 붙이고, 옥계천 중 특히 경관이 수려한 다섯 군데에 뜻있는 이름을 붙이니 이른바 사산오대(四山五臺)라 한다. 사산(四山)이란 독락당과 옥산서원 주변의 산들로서 동쪽에 위치한 산을 어래산(魚來山) 또는 어린산(魚鱗山)이라 했으나 뒤에 화개산(華蓋山)이라고 개명하였다. 또 서쪽 산을 자옥산(紫玉山)이라 하였고, 남쪽 산은 무릉산(武陵山)이라 부르다가 무학산(舞鶴山)이라 개명하였으며, 북쪽의 득덕산(得德山)을 도덕산(道德山)으로 개명하였다. 이렇게 화개산, 자옥산, 무학산, 도덕산을 사산(四山)이라 하였다.

오대(五臺)란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이루는 5곳에 의미를 부여하여 세심대(洗心臺), 관어대(觀魚臺), 탁영대(濯纓臺;갓끈 씻는 곳), 징심대(澄心臺), 영귀대(詠歸臺) 등의 이름 붙였다. 이렇게 회재 선생은 옥산의 사산오대(四山五臺)라고 명명하고 자연을 벗삼아 수양과 학문으로 여생을 보냈다고 볼 수 있다.

서원 앞에 있는 수림 사이로 흐르는 계류를 자계(紫溪) 또는 옥계(玉溪)라고 하는데 계곡의 양쪽을 연결하는 외나무다리가 자연스럽게 놓여있다. 절벽에서 외나무다리 아래로 떨어지는 자연폭포를 용추(龍湫)라고 부른다. 폭포의 서쪽 암벽에 이황선생의 자필이라고 전해지는󰡐용추(龍湫)󰡑란 글씨가 새겨져 있다. 담장 바깥의 북쪽에는 큰 은행나무가 자라고 있는데 이것도 서원에 식재되는 학자수(學者樹)라고 볼 수 있다.

독락당(獨樂堂)은 회재 선생이 자신의 은거생활을 위해 조성한 별당이자 서재였던 사랑채로 옥산서원에서 북쪽 개울을 따라 올라가면 계곡가에 위치해 있으며, 보물 413호로 지정되어 있다. 독락당의 마당 옆 동쪽에는 기와를 얹은 흙담이 있는데 이 담장에는 사각형의 창(살창)을 만들어 놓았다. 독락당 대청마루에서 판문을 열면 가만히 앉아서 살창 너머로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아주 독특한 경관기법이다.

낮에는 맑은 시냇물과 아름다운 기암을 보고 밤에는 개울의 물소리와 여울에 부서지는 달빛을 감상하였다. 이러한 구조는 자연의 세계와 인간의 공간을 직접 연결한 삶의 지혜를 엿볼 수 있으며, 일종의 차경(借景)수법을 도입하였다고 할 수 있다.

독락당 뒤쪽 후원에는 회재 선생이 심었다고 전해오는 수령 약500년 정도의 중국주엽나무(조각자나무)가 천연기념물 115호로 지정되어 있다. 독락당의 계곡 쪽에는 계정(溪亭)이라는 현판이 붙어 있는 정자가 있는데 계곡을 중심으로 한 주변의 사계절을 감상하기 위한 공간이다. 계정에는 많은 시인 묵객들이 거쳐 가면서 자연을 노래하고 감상한 글들이 적혀 있다.

독락당과 옥산서원의 가장 큰 특징은 자연의 순리를 거역하지 않고 동화되도록 한 전통조경양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독락당과 옥산서원은 많은 세월이 지난 현재에도 주변의 수려한 자연경관과의 조화를 잘 이루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경관문화적 가치가 매우 높은 조경유적지 중의 하나이다. 경주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세계문화유산이 탄생될 날을 기다려 본다.

 

이것은 우리 경주가 신라문화유적에 편중하여 홍보하고 보존관리에 치중한 나머지 조선시대 및 근세의 문화유적에는 관심의 비중을 덜 두고 있으며, 시민들의 향토문화에 대한 인식부족이 아닌가 생각된다.

조경문화적으로 가치가 높은 전통조경유적지 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독락당과 옥산서원이 우리 고장에 있다는 긍지를 가지고 잘 보존하고 주변의 자연경관을 잘 가꾸어 후대에 물려주어야 하며, 유교교육의 산실인 독락당과 옥산서원을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인성교육을 위한 산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당국에서는 독락당과 옥산서원 이 외에도 양동민속마을과 안강지역의 서원이나 제실 등의 유교문화유적을 정비·보존하여 신라의 불교문화유적과 연계한 관광개발 차원에서의 관광자원으로 활용함이 좋을 것이다.

내 고장의 전통문화와 문화유적을 올바로 알고 가꾸는 일이야말로 민족문화를 발전시키는 터전이라 생각된다.

머지않아 옥산서원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됨을 환영하며, 우리 지역의 특색있는 유교문화유적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잘 보존하여 역사적문화적 전통 위에 우리의 전통문화와 현대문화를 잘 조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최재영 신경주지역개발(주)대표이사/조경학박사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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