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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꽃 무궁화 소중하게 가꾸자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19년 08월 05일(월) 10:34

ⓒ 황성신문
여름철 꽃으로 잘 알려져 있는 무궁화(無窮花)가 여름날 아침 이슬을 머금고 햇살을 받으며 차례차례로 피어나는 모습은 참으로 신선하고 아름답다.

우리나라에 무궁화가 많이 자라고 있다는 기록은 중국의 춘추전국 시대에 저술된 동양 최고의 지리서산해경(山海經)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이에 따르면 군자의 나라에······훈화초가 있어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진다(君子國······有薰化草 朝生暮死)’고 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군자국은 우리나라를 가리킨 것이고, 훈화초는 무궁화의 한자명이다. 이로 미루어 우리나라에 무궁화가 자라고 있었던 것은 2천년이 훨씬 넘는 아주 오랜 옛날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가장 오래된 기록은 신라시대의 것으로 최치원(崔致遠)이 지어, 효공왕(孝恭王)이 당나라 소종(昭宗)에게 보냈다는 국서(國書) 가운데 신라를 근화지향(槿花之鄕: 무궁화의 나라)’이라 하였는가 하면, 고려 예종 때에는 고려를 스스로 근화향이라 자칭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그래서 이때부터 무궁화가 나라꽃이라는 인식이 굳어졌다고 볼 수 있다.

조선시대 실학자 이수광이 지은지봉유설(芝峰類說)에는 군자의 나라에 무궁화가 많이 있어 꽃을 피운다라고 적고 있으며, 대학자 이익(李瀷)성호사설(星湖僿說)에도 무궁화에 관한 기록이 남아 있다. 그리고 조선시대 과거에 장원급제한 사람에게 임금이 어사화(御賜花)를 내렸는데, 어사화의 장식이 무궁화꽃이었다고 한다.

일제 강점기 동안에 우리 민족이 가혹한 탄압과 참혹한 시련을 겪는 와중에 무궁화도 수난을 많이 당하였다. 그 예로 일본인들은 우리 무궁화를 보는 대로 뽑아 없애고, 무궁화를 눈에 피꽃이라 하여 보기만 해도 눈에 핏발이 서고, ‘부스럼 꽃이라 하여 손에 닿기만 해도 피부에 부스럼이 생긴다고 하는 등 갖은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무궁화에 대한 수난이 가중 될수록 우리 민족은 더욱 나라꽃 무궁화를 사랑하고 지켜 왔던 것이다.

국화(國花)로서의 무궁화는, 국기(國旗)나 국가(國歌)와 같이 확실한 법규정으로 명문화 되어 있지는 않다. 그러나 무궁화는 수 천년 전부터 민족정서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인용되었고, 더욱이 1948년 정식 채택된 국가에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란 후렴구를 사용함으로써 국화로서의 의미를 인정받았다. 또한 입법·사법·행정 삼부(三府)의 표상으로 무궁화 문양이 사용되고, 국기의 봉도 무궁화 꽃봉오리로 도안되어 무궁화는 명실상부한 나라꽃으로 인식되었다고 할 수 있다.

무궁화는 우리 민족과 어려움을 함께 겪은 민족정신이 담긴 꽃이라는 사실 외에도 은근하고 겸손하며, 아침에 피어 저녁에 지는 것은 영고무상(榮枯無常)한 인생의 원리를 알려 주고, 여름부터 가을까지 계속 피니 군자의 이상과 지칠 줄 모르는 민족성을 나타내는 꽃이라고 말한다.

우리 나라꽃 무궁화는 외국에서 더 많이 꽃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필자가 몇 년 전 여름에 이태리 로마에 갔을 때 차를 타고 지나가는데 시가지의 어느 가로에 무궁화 꽃이 만발한 가로수를 보고 너무나 놀랐으며 정말 인상적이었다.

무궁화는 우리나라 어디서나 어떠한 토양에서도 잘 자라고 꽃이 아름답고 오래 피므로 잘 가꾸면 좋은 꽃이다. 일부 사람들은 무궁화가 진딧물이 많고 꽃이 질 때 지저분하다는 이유로 싫어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 두 번의 살충제 살포로 깨끗한 무궁화를 키울 수 있으며, 무궁화가 지는 모습은 오히려 깨끗하다. 다른 나무의 꽃잎들은 질 때 바람에 산발하여 자기의 몸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고 어지럽게 떨어지는 데 비해 무궁화는 지기 전에 꽃잎을 단정하게 도로 오므린 다음 송이채로 떨어져서 생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그 동안 우리는 나라꽃인 무궁화를 많이 심기는 심었지만 올바르게 가꾸지 못하였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강원도에 100년이 넘는 무궁화가 잘 자라고 있다고 한다. 현재 200여 가지가 넘는 품종이 개발되어 마구잡이로 심겨지고 있는 것도 문제인데, 가급적이면 우리의 아름다운 토종 무궁화인 홍()단심, 백단심 계통의 홑꽃 품종을 심어야 됨을 강조하고자 한다.

몇 년 전에 필자가 사회단체장을 할 때 우리 토종 무궁화를 구입하여 경주지역 각 학교에 나누어 주었는데 잘 자라고 있는 지 궁금하다. 우리 경주에도 손곡에서 천북면사무소 간의 도로에 무궁화 가로수가 식재되어 잘 자라고 있으므로 머지않아 무궁화도로로 명물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나라꽃 무궁화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하면서 더욱 사랑하고 올바르게 잘 가꾸기를 기대해 본다.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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