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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록위마(指鹿爲馬)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14년 12월 30일(화)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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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수들이 올 한 해를 돌이켜 보며 대변할 수 있는 사자성어로 사기 진시황본기에 나오는 ‘지록위마’를 뽑았다. 직역하면 사슴(鹿)을 가리켜 말(馬)이라고 한다는 뜻이다. 어찌 보면 올 한 해 유명세를 떨쳤던 갑질 논란과 정치권 일련의 사태에 대한 쓴 소리인 것같기도 하다. 지록위마의 유래는 이렇다. 진나라 진시황이 병세가 심해지자 후계로 맏아들 부소를 지명했지만 환관인 조고는 부소를 죽게 만들고 어린 호해를 2세 황제로 옹립해 승상으로 위세를 떨친다. 이후 조고는 실권을 장악한 뒤 자신도 황제가 되고자하는 욕심을 가지게 된다. 어느 날 조고는 불연 듯 한 마리의 사슴을 끌고와 힘이 약한 황제인 호해에게 바치며 “폐하말을 거두어 주십시오” 라고 조아린다. 당황한 호해는 “승상은 농담도 잘하십니다. 사슴을 가지고 말이라 하다니요”라고 대꾸한다. 이에 조고는 주위 신하들에게 “여러분들도 사슴으로 보이시오?”라고 힘을 주어 되묻는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신하들 대부분이 ‘말’이라 답했고 황제의 충심이 살아있는 강직한 일부 신하들만이 사슴이라고 말했다. 이는 조고가 자신의 위력을 검증해보고 반대세력을 색출해 처단하고자 벌인 짓이었다. 후에사슴이라고 한 신하들은 나중에 모두 처형됐다고 한다. 물론 이날의 사건 이후 궁중에는 조고의 말에 반대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이후 진나라는 혼란에 빠져들었고 천하가 통일된 지 15년 만에 나라가 망하게 되었다. 지록위마는 자신의 힘을 무기로 사실이 아닌것을 사실로 만들어 강압적으로 인정하게 하는 것이다. 윗사람을 농락해 권세를 마음대로 한다는 뜻으로도 사용되나 지금은 포괄적으로 적용이 되어 흑백이 뒤바뀌고 사실이 호도되는 경우에 주로 쓰이고 있다. 이처럼 “올해는 수많은 사슴이 말로 바뀐 한해였으며 사회 어느 구석에서도 말의 진짜 모습은 볼 수 없었다”는 교수들의 발언이 큰 공감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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