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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사표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14년 03월 10일(월)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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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만 되면 난무하는 게 출사표다.
때가 때인지라 6·4지방선거 예비후보자들의 출사표가 연일 언론지상에 오르내리고 있다.
출사표란 중국 삼국시대 촉(蜀)나라의 재상 제갈공명(諸葛孔明)이 위나라를 토벌하러 떠날 때 임금에게 올린 글을 말한다.
즉 출사표란 군대를 일으키며 임금에게 올리는 글이란 뜻이다. 촉한(蜀漢) 제1대 황제 유비(劉備)는 위나라 땅을 수복하지 못하고 죽었으며, ‘반드시 북방을 수복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제갈량은 유비의 유언을 받들어 군사를 끌고 위나라를 토벌하러 떠나는 날 아침 촉한의 제2대 황제 유선(劉禪) 앞에 나아가 표(表)를 올렸는데 구구절절 충언으로 가득 찼다.
그동안 살아온 내력과 전쟁에 자신이 나가야 하는 이유, 그리고 각오 등 비장함을 담았고, 나라를 다스리는 바른길이 무엇인지를 적었다.
그러나 요즘 한 고을을 다스리겠다거나, 집행부에 대한 감시자를 하겠다는 이들의 몇몇 출사표를 보면 그 속에는 정책과 비전을 찾아보기 힘들다. 좀 안 좋게 표현하면 유권자 앞에 그냥 내던지는 수준이다.
출마의사를 밝히는 것 자체를 나무랄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들의 출사표가 광역단체장이나 기초자치단체장, 광역·기초의원이 왜 되고자 하는지, 당선됐을 때 추구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
남들이 나가는데 나라고 못 나가겠느냐 식이다.
현재 경북도지사 선거 출마자가 6명이다. 경북도교육감도 5명이 된다. 영덕군수 선거에 10명이나 출사표를 던지는 등 도내 23개 자치단체장 출마자를 꼽는데 열 사람의 손가락이 모자라는 정도다.
경주도 시장 선거 예비후보자 4명에 현 시장까지 합하면 5명이다. 또 경북도의원 7명, 시의원 34명이 예비등록을 마쳤다.
예비후보들에게 간곡히 부탁한다. 정책과 미래비전을 제시하는 확실한 출사표를 통해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겨뤄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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