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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과 지귀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14년 03월 10일(월) 11:59
↑↑ 이윤미(자유기고가,교육학 석사)
ⓒ 황성신문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이 지난 5일부터 입장료를 없애고 명품 산책길인 ‘신라 왕경숲’을 무료로 개방했다.

이번 입장료 무료화는 지난 2008년 공원 상설 개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후 6년 만에 처음이다.

경주문화엑스포 측은 신라역사, 향가, 실크로드 등 각 전시·공연마다 학습코너를 운영해 문화에 교육적 요소를 재미있게 가미시킨 것이 올해 경주엑스포 공원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전시와 공연 가운데 ‘3D 애니메이션 월드’ 영상관에서는 ‘천마의 꿈’, ‘토우대장 차차’ ‘벽루천’, ‘엄마 까투리’ 등 입체영화 4편을 하루 두 번씩 상영한다.

이 가운데 ‘벽루천’에 대해서 이야기 할까 한다.

‘벽루천’은 신분의 차이를 뛰어넘어 선덕여왕을 연모하는 지귀의 사랑이야기를 다룬다.

선덕여왕과 지귀 이야기를 줄여 줄거리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신라 선덕여왕 때 지귀(志鬼)라는 젊은이가 있었다. 그는 활리역(活里驛) 사람인데, 하루는 서라벌에 나왔다가 지나가는 선덕여왕을 보았다. 여왕이 어찌나 아름다웠던지 그는 단번에 여왕을 사모하게 되었다.

선덕여왕은 진평왕의 맏딸로 그 성품이 인자하고 지혜로울 뿐만 아니라 용모가 아름다워서 모든 백성들로부터 칭송과 찬사를 받았다.

그래서 여왕이 한번 행차를 하면 모든 사람들이 여왕을 보려고 거리를 온통 메웠다. 지귀도 그러한 사람들 틈에서 여왕을 한번 본 뒤에 여왕이 너무 아름다워서 혼자 여왕을 사모하게 되었던 것이다.

어느 날 여왕이 절에 불공을 드리러 갔다가 지귀가 자신을 사모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귀를 불렀다. 여왕이 절에서 기도를 올리고 있는 동안 지귀는 탑 아래에서 지쳐 잠이 들었다.

기도를 마치고 나오던 여왕은 지귀를 측은이 여겨 자신의 금팔찌를 뽑아서 잠자고 있는 지귀의 가슴에 올려놓고 갔다.

잠에서 깬 지귀는 여왕의 금팔찌를 발견하고 타오르는 연정의 불길에 타 죽게 되었다. 마침내 지귀는 화귀(火鬼)가 되어 탑을 싸고돌며 떠돌아다니게 되었다.

이에 선덕여왕이 백성들에게 주문을 지어 주어 대문에 붙이게 하니, 그 뒤 백성들은 화재를 당하지 않았다.

이때 여왕이 지어준 주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지귀가 마음에 불이 나 몸을 태워 화귀가 되었네, 마땅히 창해 밖에 내쫓아 다시는 돌보지 않겠노라’

지귀 설화는 섬세한 인간애를 통해 여왕의 온정적 미덕과 화귀를 물리치는 현실적 치세 능력을 표현했다. 대부분 남성인 왕이 미모의 여성에게 마음이 끌려 자신의 뜻대로 희롱하는데 반해, 여왕은 자신을 사모한 청년을 따뜻한 마음으로 받아들여 모성으로 품어주었다.

선덕여왕은 미천한 신분의 청년이 보여준 연정을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았다. 신분의 높고 낮음과 귀천을 가리지 않고 자애로운 사랑을 보여주는 선덕여왕의 태도는 관음보살의 자애로움과도 닮았다고 할 수 있다.

선덕여왕을 향한 지귀의 짝사랑 이야기는 ‘심화요탑’ 이라는 제목으로 고려 초 박인량이 저술한 ‘수이전’에 실렸던 것이나, 지금은 권해문의 ‘대동운부군옥(大東韻府群玉)에 실려 전해진다.

<자유기고가 이윤미 교육학석사>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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