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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인의 시속소문, 신문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14년 04월 07일(월) 14:43
옛날, 낙향해 있는 선비나 벼슬아치들은 서울에다 자신의 대리인을 두고 재산관리나 정보관리를 시키게 마련인데 이 대리인을 ‘경주인(京主人)’이라 했다. 경주인이 할 일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일은 자기 상전이 필요로 한 서울정가의 새로운 소식을 수집, 이를 두루마리에 적어 상전에게 전달하는 일이었다.

이를테면 교동 대감댁에 호판과 병판 나들이가 잦단 다든지, 교리 아무개에게 임금님의 사반(賜飯)이 있었다든지… 등을 경주인이 취재, 편집해서 만든 신문을 ‘시속소문’이라 했다.

이 시속소문은 발이 빠른 사동에게 들려 달리게 한다. 장거리 신문 배달 소년인 것이다. 이 배달 소년이 상전 문전에 이르면 “시속소문이요” 하고 외친다. 학수고대 했던 신문이기에 상전댁은 술렁댄다. 이 사동에게 그 배달 수고비로 1삭(一朔) 먹을 양식과 옷 한 벌을 내리고 융숭하게 큰 상으로 대접하는 것이 관례가 돼 있었다 한다.

오늘은 신문의 날(7일), 이 날 으스름 새벽에도 신문은 배달 됐지만 배달소년은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시속소문을 던져 넣던 소년들은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점점 사라졌다.

지난 이야기지만 한 배달소년의 수기 가운데 한 대목이 잊을 수가 없다. ‘여느 때처럼 아파트 문 밑으로 신문을 밀어 넣고 있는데 그 문짝에 ‘배달소년에게’라 쓰인 쪽지 하나가 핀에 꽂혀 있는 것을 보았다. 거기에는 “문전에 배달되어 있는 세병의 우유 가운데 한 병을 매일 꼭 마시도록 하라”고 쓰여 있었다. 나는 그 집 주인의 고마움에 눈물이 솟아 그 우유를 마실 수 없었다’라고 적었다. 이렇게 고마운 독자도 있었다.

또 헌 자전거를 배달 소년에게 꺼내주며 타고 다니라는 구독자도 있었다 한다. 얼마 전 이야기지만, 왠지 오랜 된 이야기로 들리게 되는 것은 그만큼 우리사회의 변화가 빠른 탓일까?

며칠 전 한 독자로부터 ‘포석정’ 담당에게 전화를 받았다. “1898년 9월 5일 남궁억(南宮億)이 창간해 1910년 문을 닫은 ‘황성신문’을 알고 있느냐. 원하면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 기사로 정간을 당하고, 장지연 사장을 비롯한 10여명의 직원이 체포된 당시의 상황에 대한 참고자료를 보내 주겠다”는 내용이었다.

물론 잘 알고 있다며 정중히 사양했지만, 오늘 신문의 날을 맞으니 그 고마움을 잊을 수가 없다. 다시 한 번 독자 여러분의 성원과 격려를 당부해 마지않는다.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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