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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사고(南師古)의 십중구설(十中九說)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14년 04월 21일(월)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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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명종 때 사람 남사고(南師古)는 주역에 통달한 유명한 예언가였다. 그는 사직동에 왕기가 있다하여 선조의 즉위를 예언했고, 을해(乙亥)년 당파를 예언 했으며 “오래지 않아 왜변이 일어날 것인데, 만약 진(辰)년에 일어나면 구할 길이 있지만 사(巳)년에 일어나면 구하기 어려울 것”이라 하여 임진왜란의 예언을 적중시켰다.
한말 을사조약 때도 남사고의 ‘巳’년 설이 적중했다하여 무척 불길하게 여겼던 것이다. 그는 여러 번 향시에 뽑혔으나 끝내 급제는 못하고 천문학교수로서 관상감에 근무했었다. 그의 적중한 예언과 명성을 질투한 동료가 사헌부에다 익명서를 띄우길, 남사고는 자기 운명도 알지 못하고 해마다 과거에 허행한 전례 등을 나열하였고, 그의 예언은 근거도 없을뿐더러 맞는 것이 있다면 그건 우연에 불과하다고 모함을 하였다.
남사고는 이미 이 모함을 예언했기로 심문하던 대사헌이 용타하고 이를 용서한 뒤 어떻게 예지했는지를 물었다. 이에 대한 남사고의 대꾸는 귀담아둘 만하다.
“이것은 주역에 의한 예언이 아니라 조선 사람의 십(十) 중 구(九)는 남 때문에 자기가 못되고 있는 줄 알고 있기에 자명한 이치옵니다”고 했다.
이런 고사가 연유가 되어 동료모함 하는 일을 두고 ‘남사고(南師古) 허행’ 이라는 속담이 생겨나기까지 했다.
이번 6·4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 간에는 종전에 같은 공직자로의 길을 걸었거나 집행부와 의회 구성원으로 서로가 잘 아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상대가 일을 하면서 생긴 잘잘못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폭로를 하고 때론 유언비어까지 퍼뜨리게 된다.
그것은 남사고의 십중구설을 탈피 못한 것이다.
울포트라는 학자는 유언비어에 대한 사회심리학적인 정의를 이렇게 내리고 있다. 테마라는 것은 불확실한 상황과 그것이 사람들에게 무언가 중요한 뜻을 가진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특수한 시사문제를 에워싸고 이루어진다.
테마의 대부분은 특정한 개인이나 상황이 그 대상이 되고 있으며 믿을만한 확실한 증거가 없을 때나 또는 소문의 근거인 정보원이 애매할 때에 일어나고 사람의 입에서 입으로 구전으로 전달되는. 비제도적이고 연쇄적인 커뮤니케이션의 결과로 이뤄진다. 테마는 바로 이러한 특징 때문에 차츰 왜곡되는 것이라고 했다.
경주시장 선거에도 후보들 간에 악성 유언비어가 나돌고 있다고 한다. 고의적인 무고나 허위투서 등에 의한 중상모략은 엄단돼야 한다. 그래야만 십중구설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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