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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과 거짓말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14년 06월 02일(월)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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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황성신문 | 우리는 수많은 진실과 거짓 그리고 오해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들은 서로 혼재되어 상황에 따라 변심을 거듭한다. 왜 그럴까? 강자의 논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물론 오차도 있을 수 있겠지만, 똑같은 현상도 보는 관점에 따라 전혀 다른 것으로 변해 버린다. 누가 봐도 분명히 문제되는 사실까지도 그렇지 않는 경우가 있고, 문제가 전혀 되지 않는 것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거짓이 진실을 뒤덮어 한 인간을 몰락시켜 버리기도 하고, 심지어 당사자는 물론 그 주변까지 피해에 시달리게 된다.
요즘 경주시장 후보 불륜의혹 문제가 매스컴에 오르내리더니, 관련자들 간의 엇갈린 주장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비화하면서, 새삼 ‘정치인’과 ‘거짓말’의 뗄 수 없는 관계가 관심을 갖게 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치인과 권력자들은 거짓말을 잘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물론이고 마키아벨리, 데카르트, 칸트, 쇼펜하워 등의 사상가들이 한결같이 ‘지배계급은 항상 거짓말을 했다’고 단언한 바 있다.
미국의 칼럼니스트인 토마스 소웰은 거짓말이나 터무니없는 주장을 태연하게 잘 하는 것이야 말로 정치적 성공을 위해 가장 필요한 기술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거짓말을 하다 들통 난 정치가는 자신의 정치 생명이 끝날 수도 있음을 각오해야 한다.
미국의 닉슨 대통령은 거짓말로 인해 대통령직을 사임해야 했고, 사실 여부를 떠나 사담 후세인의 위험성을 국민들에게 고의적으로(거짓으로) 확대해 알림으로써 이라크 전쟁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게 된 토니 블레어 수상이나 부시대통령은 남은 임기 내내 정치적 레임덕을 감수해야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정치인의 비리가 끊임이 없었다. 그때 마다 이들은 연루 설을 극구 부인하며 거짓말로 버티다 결국에는 교도소로 가는 것을 자주 봐 왔다.
정치가의 거짓말은 정치생명을 완전히 끝낼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신뢰’라는 아주 중요한 가치를 훼손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특히 사람에 대한 신뢰라는 것은 완전히 거짓말쟁이로 탄로 나야만 상실되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의 진실성에 한 가닥 의혹이 생기는 상황만으로도 신뢰를 잃을 수 있으며, 심지어는 국민을 속이려 한다는 ‘감’만으로도 이미 신뢰는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훼손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한 번 국민의 신뢰를 잃은 정치가는 아무리 진실을 말하더라도 누구도 그를 믿지 않게 된다. 그리고 신뢰를 한 번 잃고 나면 다시 회복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물론 정치가는 국민들이나 언론 등 주변 환경 때문에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있다는 동정론도 있다.
영국 스트라클라이드 대학의 정치학과 교수인 뉴이 박사는 정치란 포커게임과 비슷하며, 속임수가 게임의 일부인 것처럼 정치에서 거짓말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언론이나 야당 정치가들이 정부가 공개할 수 없는 일을 계속해서 파헤치며 압박하면 결국 거짓말 속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찍이 플라톤이 ‘국가론’에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할 경우 국가가 거짓말을 하는 것이 정당화 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처럼, 현대국가에서도 때로는 정치가의 거짓말이 정당화되는 경우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어떤 것이 공공의 이익에 해당되는지를 규명하는 것은 또 다른 난제라는 점에서 정치인의 거짓말이 상황논리로 관용되기는 매우 어렵다.
6·4지방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후보자들끼리, 지원자들끼리, 정치세력끼리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아비규환도 이런 아비규환이 없을 정도다. 때문에 이번에도 역시 표줄 곳이 마땅찮다는 말을 자주한다. 그 밥에 그 나물이기 때문이다.
<이종훈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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