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최종편집:2025-06-13 오후 03:18:38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칼럼
전체기사
뉴스 > 칼럼
서있는 문화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14년 06월 16일(월) 14:04
문화를 비유적으로 크게 나눈다면 아마 거기에는 세 종류가 있을 것 같다. ‘누워있는 문화’ ‘앉아 있는 문화’ ‘서있는 문화’…. 누워있는 문화는 연상의 문화다. 조용히 인생을 사색하며 어제와 내일을 마음속으로 그려 본다. 그것은 추억과 꿈의 문화이며 휴식과 안정을 탐구하는 내면의 문화이다. 이 문화의 주인공들은 개인들이라고 할 수 있다.

앉아있는 문화는 생각하면서도 끝없이 손을 움직인다. 마치 책상에 앉아서 사무를 보는 것처럼 그리고 여러 사람이 의자에 앉아 영화를 보기도 하고 회의를 하는 것처럼 누워있는 문화와는 달리 집단적인 사회성을 띄고 있다.

그런데 서있는 문화는 노동과 행동을 통해서 인생의 힘을 갈구하는 문화다. 이렇게 보면 한국의 문화 역시 ‘누워있는 문화’에서 ‘서 있는 문화’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옛날의 문화는 죽림칠현들처럼 숲속에 누워 인생을 명상하는 은둔주의자들의 것이었다. 고시조에 유난히도 ‘낮잠’이라는 말이 많이 나오는 있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누워있는 문화의 전형은 책이다. 책을 읽으려면 자연히 눕게 된다.

그러다가 ‘앉아있는 문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책을 읽기 보다는 극장의 의자에 앉아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된 것이다. 집안에 있어도 아랫목에서 베개를 베고 있기 보다는 응접실 소파에 앉아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이제는 이것도 구식이 되었다. 연휴가 되면 옛날에는 극장엘 갔지만 이제는 야외나 산으로 피크닉이나 등산을 간다. 그래서 도심은 텅 비고 들과 바다, 산에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서 있는 문화’를 맞은 것이다.

서있는 문화는 스포츠의 문화이기도 하다. 스포츠만은 누워있거나 앉아 있을 수가 없다. 차고 달리고 뛰고 던지고… 항상 몸을 움직여야 한다. 그러므로 스탠드에 앉아 스포츠를 구경한다는 것은 ‘앉아있는 문화’라고 하면 2002년 이후 월드컵이 열릴 때 마다 길거리에 나가 군중이 모여 함께 응원전을 펼친다. ‘서있는 문화’로 옮겨가는 문화적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축구의 제전 2014 브라질 월드컵의 막이 올랐다. 우리나라는 18일 오전 7시 러시아와 첫 경기를 한다. 출전한 우리선수들을 위해 힘차게 응원하는 것은 ‘누워있는 문화’에서 ‘서있는 문화’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종훈 본지 편집인>



황성신문 기자  
- Copyrights ⓒ황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경북문화관광공사, PATA 연차총회 국비 요청..
주낙영 시장, 새 정부 출범 위기 아닌 도약으로 삼자..
경주시, 경북 시장군수 정기회의 개최..
경북도, ‘경북 바이오산업 엑스포’ 착수 보고회..
경북도-경주시, K-MISO CITY 선포식 개최..
APEC 대비 지능형교통체계 구축 본격 착수..
경주시 보건소, 도예 태교교실 운영..
외동 산단 환경개선 통해 아름다운 거리 조성..
감포 모곡권역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 선정..
경주시 지역 중소기업 해외 진출 본격 추진..
최신뉴스
주낙영 시장, 새 정부 출범 위기 아닌 도약으로 삼자..  
감포 모곡권역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 선정..  
경주시, APEC 앞두고 식품안전 협력체계 강화..  
경주시, 경북 시장군수 정기회의 개최..  
APEC 대비 지능형교통체계 구축 본격 착수..  
경주 출신 장경탁 선생, 6월의 독립운동가 선정..  
경주시 신성장산업 육성 중간 보고회 개최..  
경주시 ‘무장애 도시 조성 기본계획’ 보고회..  
경북도-경주시, K-MISO CITY 선포식 개최..  
경주시 지역 중소기업 해외 진출 본격 추진..  
외동 산단 환경개선 통해 아름다운 거리 조성..  
경주시 보건소, 도예 태교교실 운영..  
윤순례·조창환, 동리문학·목월문학상 선정..  
경주 70세 이상 어르신 시내버스 무임카드 발급..  
위기가구 발굴로 복지사각지대 없는 경주 만든다..  

인사말 윤리강령 윤리실천요강 편집규약 광고문의 제휴문의 개인정보취급방침 찾아오시는 길 청소년보호정책 구독신청 기사제보
상호: 황성신문 / 사업자등록번호: 505-81-77342/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용황로 9길 11-6 (4층) / 발행인: 최남억 / 편집인: 최남억
mail: tel2200@naver.com / Tel: 054-624-2200 / Fax : 054-624-0624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다0143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남억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