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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있는 문화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14년 06월 16일(월) 14:04
문화를 비유적으로 크게 나눈다면 아마 거기에는 세 종류가 있을 것 같다. ‘누워있는 문화’ ‘앉아 있는 문화’ ‘서있는 문화’…. 누워있는 문화는 연상의 문화다. 조용히 인생을 사색하며 어제와 내일을 마음속으로 그려 본다. 그것은 추억과 꿈의 문화이며 휴식과 안정을 탐구하는 내면의 문화이다. 이 문화의 주인공들은 개인들이라고 할 수 있다.

앉아있는 문화는 생각하면서도 끝없이 손을 움직인다. 마치 책상에 앉아서 사무를 보는 것처럼 그리고 여러 사람이 의자에 앉아 영화를 보기도 하고 회의를 하는 것처럼 누워있는 문화와는 달리 집단적인 사회성을 띄고 있다.

그런데 서있는 문화는 노동과 행동을 통해서 인생의 힘을 갈구하는 문화다. 이렇게 보면 한국의 문화 역시 ‘누워있는 문화’에서 ‘서 있는 문화’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옛날의 문화는 죽림칠현들처럼 숲속에 누워 인생을 명상하는 은둔주의자들의 것이었다. 고시조에 유난히도 ‘낮잠’이라는 말이 많이 나오는 있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누워있는 문화의 전형은 책이다. 책을 읽으려면 자연히 눕게 된다.

그러다가 ‘앉아있는 문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책을 읽기 보다는 극장의 의자에 앉아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된 것이다. 집안에 있어도 아랫목에서 베개를 베고 있기 보다는 응접실 소파에 앉아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이제는 이것도 구식이 되었다. 연휴가 되면 옛날에는 극장엘 갔지만 이제는 야외나 산으로 피크닉이나 등산을 간다. 그래서 도심은 텅 비고 들과 바다, 산에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서 있는 문화’를 맞은 것이다.

서있는 문화는 스포츠의 문화이기도 하다. 스포츠만은 누워있거나 앉아 있을 수가 없다. 차고 달리고 뛰고 던지고… 항상 몸을 움직여야 한다. 그러므로 스탠드에 앉아 스포츠를 구경한다는 것은 ‘앉아있는 문화’라고 하면 2002년 이후 월드컵이 열릴 때 마다 길거리에 나가 군중이 모여 함께 응원전을 펼친다. ‘서있는 문화’로 옮겨가는 문화적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축구의 제전 2014 브라질 월드컵의 막이 올랐다. 우리나라는 18일 오전 7시 러시아와 첫 경기를 한다. 출전한 우리선수들을 위해 힘차게 응원하는 것은 ‘누워있는 문화’에서 ‘서있는 문화’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종훈 본지 편집인>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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