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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14년 07월 07일(월)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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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흐름의 하나는 나눔이요, 봉사다. 다른 말로하면 자선이요, 기부요, 협찬이다. 불교에서는 보시(布施)라고 하고, 기독교에서는 박애라고 하며, 천도교에서는 포덕(布德)이라고 부른다.
남을 돕는 베풂과 과보를 생각하면 중국 양(梁)나라 무제(武帝)와 달마(達磨) 대사의 대화가 떠오른다.
달마대사는 인도 향지국의 넷째 왕자로 승려가 되어 중국으로 건너와서 중국 선종(禪宗)의 초대 조사(祖師)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양나라의 수도 금릉(지금의 남경)에서 달마대사를 만난 양 무제는 자기가 불경도 많이 출간하고 사찰도 많이 창건했으며 스님들에게도 많이 공양했는데 자기의 공덕이 얼마나 되느냐고 물었다.
평소에 스님들의 옷인 가사를 입고 생활하면서 스님들과 함께 공부하고 불경을 강의하기도 하여 ‘불심천자(佛心天子)’라는 칭송을 듣는 그는 자부심을 갖고 은근히 칭찬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달마대사의 대답은 ‘아무런 공덕이 없다’였다. 이것은 유명한 선서(禪書)인 ‘벽암록(碧巖錄)’ 제1칙에 나오는 이야기다. 서로 소통이 되지 않아서 달마대사는 소림사 석굴로 들어가서 수도에 전념한다.
우리는 조금만 남에게 베풀거나 도와주어도 마음에 새겨두고 잊지 않고 그 반대급부를 받기를 바라게 된다. 그래서 금강경에서 부처님은 상상할 수 없는 많은 세월 동안 상상할 수 없는 많은 재물을 남에게 베풀어도 공덕이 없다고 누차 반복해서 강조했다.
오직 준 물건과 받은 사람과 주었다는 생각까지도 잊어버리는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 만이 한량한 복덕이 된다고 역설하고 있다.
동국대 경주캠퍼스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한 노(老)스님이 조용히 찾아와 동국대의 발전과 나라를 빛낼 수 있는 인재들 양성하는데 써 달라며 2억원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 노스님은 절도 없고 법명도 없다고 하면서 얼굴이 알려지는 것이 싫어 사진촬영도 거절했다고 한다. 노스님이야 말로 대승불교도들의 실천덕목 중의 하나인 ‘무주상보시’를 가르쳐 주었다고 할 수 있다.
<이종훈 본지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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