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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식한 모기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14년 07월 21일(월) 14:53
제나라의 환공은 덕망이 높은 군후였다. 그는 어느 날 잠을 자다가 모기장 바깥에서 우는 모기소리를 듣고 홀연히 자기 몸을 내놓았다. 모기도 먹어야 살 것이 아니냐는 생각에서였다.

굶주린 모기들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 환공은 스스로 자기 몸을 모기에게 뜯겨 먹였던 것이다. 그러나 모기들도 환공의 높은 덕을 감히 그의 몸을 뜯지 못했으며, 무식한(?) 몇 놈은 너무 포식한 끝에 배가 터져 죽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모기 파티를 열어준 환공의 덕도 기괴할 뿐 아니라, 그의 덕을 알고 감히 접근을 하지 않고 날아갔다는 인텔리 모기 이야기는 더욱 수상하다. 아무리 덕이 좋아도 본받을 만한 이야기는 못된다. 더구나 모기에게 군자의 덕을 기대한다는 것은 더욱 어리석은 일이다.

장마철 습도와 기온이 오르면서 모기가 살판났다. 잠을 자기 전 목욕을 하고 모기약을 뿌려보지만 소용이 없다. 새벽이면 한두 마리가 제방 드나들듯 침입해 공격을 한다. 하긴, 인간보다 먼저 지구에 살았으니 입주권을 주장해도 무리는 아니다. 모기의 출현은 2억년 전 중생대로 올라가니 질긴 생명력이 그저 놀랍다.

다산 정약용도 시(詩) 증문(憎蚊) ‘얄미운 모기’에서 모기를 소재로 세태를 풍자했다.

‘모기야 모기야 얄미운 모기야/어찌해서 사람만 보면 침을 그리 흘리느냐/밤으로 다니는 것 도둑 배우는 일이요/제가 무슨 현자라고 혈식(血食)을 한단 말인가.’ 여름밤 혈식을 즐기는 모기를 백성들의 고혈(膏血)을 빨아먹는 탐관오리에 빗대 꾸짖은 것이다. 하지만 유배 중인 그가 한탄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지금은 흙바닥에 볏짚을 깔고 사는 신세, 내가 너를 부른 거지 네 탓이 아니다’며 자책한다.

시대가 바뀌었지만 다산이 걱정하는 탐관오리는 여전히 넘쳐난다. 연일 터져 나오는 고위 공직자들의 부정부패 뉴스는 가뜩이나 무더운 날씨에 불쾌지수만 높인다. 그에 비하면 피를 빨아먹는 게 자연의 섭리인 모기와의 새벽전쟁은 대수롭지 않은 일이다.

모기만큼이나 생존력이 강한 인간의 탐욕이 더 끔직하다. 민선 6기가 출범하면서 지자체장들의 각오가 대단하다. 먼저 탐관오리부터 척결하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이종훈 본지 편집인>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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