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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米壽)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14년 07월 28일(월) 13:43
미수라고 하면 한글세대는 잘 모르는 이야기에 속할 것이다. 직역을 하면 ‘쌀의 수명’이란 뜻이지만 그 의미는 88세의 나이를 가리키는 말이다. 어째서 쌀의 나이가 88인가? 풀이해보면 참 재미있다. 미(米)자는 열십(十)자에 여덟팔(八)자를 아래위로 붙여놓은 것이니까 팔십팔과 통하기 때문이다.

글자의 형상도 그렇지만 쌀을 주식으로 하는 한국인에게 있어선 팔순을 넘어 구순을 바라보는 노인을 ‘미수(米壽)’라고 부르는 것이 잘 어울린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는 밥그릇으로 관록을 따지는데 그것은 쌀의 소비량을 기준으로 해서 한 인물을 평가하려는 태도다.

영국의 어느 시인은 ‘커피스푼으로 자기 인생을 잰다’고 말했지만 우리는 밥숟가락의 밥알로 자신의 생활을 저울질해 보기도 했다.

여러 말 할 것 없이 쌀은 일상생활의 척도이다. 물가를 계산하는데 쌀값을 기준으로 하는 수가 많다. 그리고 ‘귀거래사(歸去來辭)’로 유명한 도연명(陶淵明)의 그 유명한 ‘오두미’를 예를 들더라도 관직의 급수를 나타내는 단위가 되기도 한다. 오두미는 쌀 다섯 말이라는 말이다.

그러기 때문에 쌀값은 다른 물가와는 현저하게 다르다. 계란 값이나 쇠고기 값이 한두 푼 오르고 내리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경제적인 의미로 보다 생활심리의 그 정신영역에까지 영향을 끼친다.

내년부터 쌀 시장이 전면 개방된다. 정부는 쌀 시장 개방에 따른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합치하는 범위에서 최대한 높은 관세율을 설정해 쌀 산업을 보호하겠다고 하지만, 농민들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자유무역협정(FTA)이나 환태평양경제동반자(TPP) 협상 등을 통해 낮추거나 관세를 아예 폐지하는 현재의 국제적 흐름 속에서 고율관세를 우리가 언제까지 지속시킬 수 있을 것인가가 우선 문제다.

정부는 FTA·TPP 협상에서 쌀을 양허(관세 철폐 또는 인하) 대상에서 제외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수입물량이 급증하면 긴급특별관세를 매긴다고 호언하고 있지만 고관세정책으로 가격경쟁력을 지키겠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우리의 희망사항에 불과하다.

미수는 장수를 의미하는 말이다. 그러나 실제 쌀값의 수명은 단명하기 짝이 없다. 세상에는 쌀값만큼의 구실도 제대로 못하고 사는 딱한 사람들도 많다. 신문의 사회면을 보면 그런 사람들이 자주 실린다. 정말 미수까지 살려면 쌀 생산기반이 유지될 수 있도록 유통혁신 등 내실 있는 쌀 산업 발전 대책으로 쌀값부터 안정시켜야 한다. <이종훈 본지 편집인>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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