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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명량'에서 얻은 교훈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14년 08월 11일(월)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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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황성신문 | 영화 ‘명량’이 연일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아이를 키우다 보니 시간내기가 쉽지 않았는데 최근 세월호, 윤 일병 사건 등 어수선한 사회에 답답한 마음을 달래볼까 하고 모처럼 극장을 찾았다.
조선 중기의 일대 사건 임진왜란(1592~1598년)을 배경으로 한 ‘명량’은 백의종군 후 삼도수군통제사로 다시 부임한 이순신 장군이 12척의 배로 330척에 달하는 적선을 궤멸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 영화는 임진년 이후 한동안 소강 상태였다가 전쟁이 재개된 정유재란(1597년)을 배경으로 한다. 그해 7월 원균이 칠천량(漆川梁)에서 대패하면서 조선의 수군은 궤멸되다시피 했다.
왜군은 남원(8월 16일)과 진주(8월 25일)를 함락시킨 뒤 파죽지세로 한양을 향한다. 전황이 급속히 악화되자 선조는 좌천시켰던 이순신(최민식)을 다시 삼도수군통제사로 임명한다.
하지만 그에게 남은 건 전의를 상실한 병사와 두려움이 가득한 백성, 그리고 12척의 배 뿐이었다. 마지막 희망이었던 거북선마저 불타고 잔혹한 성격과 뛰어난 지략을 지닌 구루시마(류승룡)가 왜군 수장으로 나서자 조선은 더욱 술렁인다.
무려 330척에 달하는 왜군의 배가 속속 집결하고 모두가 패배를 직감하는 순간. 이순신은 12척의 배를 이끌고 소용돌이 치는 명량 바다로 향해 나선다.
그리고 시작된 해상 전투. 왜군의 배에 비해 수적으로 엄청나게 부족하지만 지형적 환경과 치밀한 전술로 긴박한 전투가 이어진다.
특히 해전이 벌어진 명량은 지금의 진도 ‘울돌목’, 바닷물이 소용돌이칠 정도로 조류가 심해 이순신은 이 물살을 적극 활용한다. 여기서 포탄과 조총, 화살이 난무하고 끝내 백병전까지 더해진다. 이순신은 스스로 ‘천행이었다’고 표현할 만큼 기적 같은 대승을 거둔다.
그런데 우리에게 영원히 잊히지 않을 사고가 그 반대쪽 바다에서 발생했다. 수학여행을 가는 고교생을 태운 대형 여객선 세월호가 ‘맹골 수도’에서 침몰한 것이다. ‘울돌목’에 이어 두 번째로 유속이 빠르고 역시 조류가 바뀌면서 물살이 소용돌이치는 그 곳에서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조선 수군의 가랑잎 같은 ‘판옥선’이 아닌 6천 톤이 넘는 대형 여객선이 침몰한 것이다.
이 사고의 수습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제반 문제를 점검해 보니 이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국가 안전시스템의 부실이 빚은 인재였다.
다시 영화 속으로 들어가 보자, 이순신 장군의 아들 회는 아버지에게 “왕(선조)은 갖은 고문까지 하며 아버지를 죽이려고 했다. 이번 전쟁에서 승리한 뒤 또 죽이려 할 텐데 아버지는 왜 왕에게 충성을 다하려 하느냐”고 물었다.
이순신은 아들의 질문에 “충은 의리다. 의리는 왕이 아닌 백성에게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충은 백성을 향하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자유기고가 이윤미 교육학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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