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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치매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14년 08월 18일(월)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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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미 디지털 세상에서 살고 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으로 날씨와 뉴스 속보를 확인하고 자동차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받아 출근한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켜고 나면 퇴근시간까지 원하든 원하지 않던 컴퓨터 모니터와 마주하고 지낸다.

또 휴대폰으로 문자서비스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한 발짝을 움직이지 않고도 금융거래와 쇼핑을 한다. 하루 중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디지털 기기와 떨어져 있는 시간이 거의 없을 정도로 디지털 기기는 과거에 비해 우리 삶에 깊이 자리 잡고 있다.

또 휴대폰 등에 많은 내용을 기록해 놓고 다닌다. 거기에는 연락을 취할 수 있는 수많은 전화번호가 들어있다.

또 페이스북과 연동되어 친구의 생일이 되면 자동적으로 알려줘서 생일축하 메시지를 잊지 않고 보낼 수도 있고, 자잘한 행사나 일정을 기록해 놓기도 한다.

그런데 휴대폰을 잃어버렸거나, 배터리 소모가 다 되어서 사용할 수 없을 때 기억해 내는 전화번호는 과연 몇 개나 될까.

지난해 온라인 설문조사 기업 두잇서베이가 국내 남녀 5천82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3.7%가 부모·형제의 전화번호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제 먹은 식사 메뉴를 곧바로 떠올리지 못하는 사람이 30.9%, 전체 가사를 외고 있는 노래가 별로 없다는 응답은 45.5%, 단순 암기를 계산기로 한다도 32.5%나 됐다.

‘어떤 문제에 대해 잘 기억이 나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59.9%가 ‘바로 스마트폰을 통해 검색한다’고 답했다.

우리는 언제부터가 휴대하고 다니는 태블릿PC나 휴대폰에 의존하는 나머지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고 답하려는 습관을 잊어가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치매’란 디지털 기기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뇌 기능이 손상되어 어느 순간부터인지 기능을 상실하는 치매의 일종을 일컫는 말이다. 이 용어는 2004년도 국립국어연구원의 신조어에 오를 정도로 이미 우리 사회에 익숙한 단어다.

그러나 인터넷 중독률이 10%에 이를 정도로(한국정보화진흥원 2011년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 디지털 기기 사용의 폐해가 심각한 우리나라에서 이 신종 증후군에 대해 의학적으로나 교육적으로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독일의 유명한 뇌의학자 만프레드 슈피처 박사가 쓴 ‘디지털 치매’라는 책에는 5년 사이에 게임 중독자 수는 세 배로 증가했다. 한국의 의사들은 이미 5년 전에 기억력 장애와 주의력 결핍 장애, 주의력 장애는 물론 감수성 약화를 겪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점점 늘어나고 이러한 질병 양상을 ‘디지털 치매’라고 불렀다고 적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디지털치매를 예방할 수 있을까. 전문의들은 우리의 뇌와 몸을 일하게 하면 된다는 것이다. 단축번호를 사용하지 말고 직접 전화번호를 하나씩 눌러 전화걸기를 권유한다. 이는 손가락, 시각, 뇌 등의 협동운동이다.

인터넷 기사보다는 지면을 활용한 신문이나 책을 통해 정보를 얻고, 편지를 자필로 써본다. 문자나 SNS를 사용하기 보다는 직접 얼굴을 마주하면서 대화를 한다. 가끔 심호흡을 통하여 뇌의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스마트폰을 하루 정도 집에 놔두고 돌아다니는 습관도 가져본다. 아주 간단하지만 귀찮은 행동들이 우리 본성을 찾아 준다는 것을 기억하고 오늘부터 하나씩 실천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이종훈 본지 발행인>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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