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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시장)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14년 09월 01일(월) 15:51
저자는 시장의 우리말이다. ‘훈몽자회’를 보면, 저자의 뜻으로 한자어로는 시(市), 점(店), 부(埠), 전(廛) 등이 있다. 점은 고정점포, 부는 배 닿는 부둣가에 있는 시장, 전은 시장 가운데의 빈자리로서 저자방이라고도 한다.

시와 장은 같은 뜻의 말이지만 문헌상으로 보면 시대가 내려올수록 시보다는 장이라는 말을 많이 썼다. 저자에 가는 것을 한자어로 행시(行市)라고 하며, 장이라는 말을 써서 ‘장보러 간다’고 할 때는 간장(看場)이라 했다.

저자는 각지에서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므로, 혼란스럽고 복잡한 무질서의 상황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저자에서의 거래는 마구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관행과 규칙에 따라 이루어지므로, 질서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무질서 속의 질서, 이것이 저자의 모습이다. 난장(亂場) 또는 난전(亂廛)이라는 말이 따로 있는 것을 보아, 저자는 원래 어지럽지 않다(不亂)는 뜻이기도 하다. 따라서 저자는 질서와 무질서 공간을 상징한다.

저자는 언제부터인가 재래시장으로 불리다가 지금은 전통시장으로 바꿨다. 재래라는 말은 예전부터 있어 전하여 내려오는 뜻이고, 전통은 지난시대에 이루어져 계통을 이루며 전해지는 것을 말한다.

지금 전통시장은 많이 달라졌다. 현대화 사업으로 주차장과 점포, 비와 햇볕은 가리는 아케이드, 고객을 위한 휴식 공간 등 시설이 바꿨다.

그러나 대형마트들이 읍면지역까지 진출하는 바람에 전통시장을 위기에 처했다. 지방자치단체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각종 시책을 마련해 지역 경제 살리기에 안간힘이다. 경주시의 경우는 성동시장과 중앙시장이 활성화 되면서 지역 상권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그러나 행정과 상인들 간에 손발이 맞아 않아 모처럼 찾은 손님에게 원성을 싸기도 한다. 광복절인 지난 15일 ‘2014 팔도관광열차’가 수도권 관광객 300명을 태우고 경주를 찾았다.

관광도 하고 지역의 전통시장에서 점심도 먹고, 특산품을 구입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하지만 그날은 중앙시장이 휴무일이었다. 경주시가 부랴부랴 상인들에게 영업을 하도록 독려했지만 문을 연 가게는 3분의 1이 되지 않았다.

때문에 관광객들은 점심도 한 곳의 식당으로 갈 수 없다 보니 지역의 별미 음식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하고 허기진 배 채우는데 급급했다. 색소폰연주도 있었지만 몰리는 사람이 없어 맥 빠진 공연이 됐다. 한 관광객의 한마디가 귀에 쟁쟁하다, “경주의 저자거리 형편없네…”

<이종훈 본지 편집인>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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