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최종편집:2025-05-02 오후 04:30:28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칼럼
전체기사
뉴스 > 칼럼
시발노무색기(始發奴無色旗)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14년 09월 22일(월) 16:07

옛날부터 중국 고사에는 삼황오제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 중 복희씨는 주역을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길흉화복을 점치는 법을 만들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어느 날 복희씨는 다스리던 마을에 전염병이 돌아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전갈을 받고 그 마을로 향하게 된다. 황하의 물이 시작되는 곳이라 해 시발현(始發縣)이라 불리는 곳이다.

복희씨는 전염병을 잠재우기 위해 3일 밤낮을 기도했는데, 3일째 되는 밤에 자연신이 나타나 이 마을 사람들은 곡식을 거두고도 몇 년째 제사를 지내지 않으니, 이를 괘씸히 여겨 벌을 주는 것이다. 나는 집집마다 피를 보기 전에는 돌아가지 않으리라고 했다.

복희씨는 이 말을 듣고 마을 사람들을 불러 모아 동물의 피를 붉게 물들인 깃발을 집집마다 걸어 두라고 명령했다.

그런데 마을 사람 중 한 사람인 현()의 관노(官奴)귀신은 본디 깨끗함을 싫어한다고 생각해 피를 묻히지 않은 깃발을 걸었다.

그날 밤 복희씨가 다시 기도를 하는데, 자연신이 또 나타나 노여워하며 말하길 모두 정성을 보여 내 물러가려 했으나 한 놈이 나를 놀리려 하니 몹시 불경스럽도다. 내 전염병을 물리지 않으리라고 했다.

그리하여 다음 날부터 그 마을에는 전염병이 더욱 기승을 부려 많은 이가 죽었다. 복희씨는 마을(始發縣)의 노비(奴婢)가 색깔 없는 깃발(無色旗)을 걸었기 때문이라고 한탄했다.

그 다음부터 혼자 행동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거나, 마구 행동하는 사람을 보면 시발노무색기(始發奴無色旗)라고 하게 됐다.

크고 작은 모임이나 단체, 조직에 이런 사람이 꼭 하나 있게 마련이다. 구성원 모두를 생각하기보다 자신의 이익과 출세만을 위해 애쓰는 사람이다. 이들의 특징은 모두가 시기라는 이름의 구더기를 품고 있다는 것이다.

시기는 질투라는 똥파리가 돼 남의 밥상과 자리를 탐하게 되는데, 권력의 후광을 얻었다고 생각할 때 더욱 심해진다. 문제는 이 똥파리는 가끔 지가 새인 줄 알고 설치는 바람에 주위의 사람들이 그에 휘말려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 이런 자가 바로 시발노무색기다.

<이종훈 본지 편집인>

황성신문 기자  
- Copyrights ⓒ황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신평동(薪坪洞)의 원주민은 보문저수지 조성과 보문관광단지 개..
경주 출신 아동문학가 최소혜, 처녀작 ‘초능력 탐정단’펴내..
‘보문천군지구 도시개발사업’ 건폐율·용적율 대폭 완화..
한수원, 2025 ESG경제대상 ʻESG 종합대상ʼ 수상..
보문관광단지 민간투자 자유로워 진다..
주낙영 시장, 공직기강 확립 ‘칼’빼들었다..
경주시 올해 총예산 2조 2천600억 원 편성..
하늘마루 봉안당 스마트 키오스크 설치..
내년 아태관광협회 연차총회 경주·포항 유치..
경주 동해안 불법어업 특별단속 실시..
최신뉴스
경주시가 사회적 지위와 역할이 변한 노인을 지원한다..  
주 시장 SMR 국가산단에 670개 기업 입주제안..  
주낙영, 주한 에밀리아가토 이탈리아 대사 접견..  
경주시, 종소세와 개인지방소득세 신고접수..  
경주지역 최고 비싼 땅은 평당 약 2천623만 원..  
보문단지 전역에 공공 Wi-Fi 등 대폭 확대..  
경주시민이 산불 이재민 돕기에 앞장섰다..  
정부 추경에 APEC 예산 135억 원 확보..  
APEC 앞두고 경주시 물정화 기술 세계 주목..  
외동읍 건초생산 사업장 완공···사료비 절감..  
5월 한 달간 불금예찬 야시장 개장된다..  
대한민국 국공립극단 페스티벌 경주서 개최..  
경주 샤인머스켓 세계 최고 품질 향상..  
경주 수산물과 식수, 방사능 안전하다..  
안강읍 산대리와 육통리 폐기물 해결됐다..  

인사말 윤리강령 윤리실천요강 편집규약 광고문의 제휴문의 개인정보취급방침 찾아오시는 길 청소년보호정책 구독신청 기사제보
상호: 황성신문 / 사업자등록번호: 505-81-77342/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용황로 9길 11-6 (4층) / 발행인: 최남억 / 편집인: 최남억
mail: tel2200@naver.com / Tel: 054-624-2200 / Fax : 054-624-0624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다0143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남억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