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한국인은 ‘나’라고 하는 자아의식과 개인의식은 강하지만 ‘우리’라고 하는 공동체의식과 집단정신은 매우 허약하다.
이것은 우리 국민의 큰 결점이다. 인간생활에는 두 가지의 영역이 있다. 하나는 개인생활이요, 또 하나는 공동생활이다. 개인생활의 영역보다는 공동생활의 영역이 훨씬 더 넓고 더 중대하다.
‘남에게 불쾌감을 주는 행동을 하지 말라’ 이것이 사회공동생활의 근본 원칙이다.
한 젊은 엄마가 초등 1학년쯤 되는 아이를 데리고 대형매장에 들렸다. 엄마를 따라온 그 아이는 매장 안에서 손님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을 하였다. 그런데 그 모습을 보고도 아이 엄마는 그냥 내버려 두더란다. 그것을 지켜보던 매장 종업원이 “얘야, 그러면 안 돼! 그건 나쁜 행동이야”하고 조심스럽게 아이를 타일렀다.
그랬더니 젊은 아이 엄마는 이 종업원에게 “아주머니, 이 아이도 엄연히 이곳의 고객인데 그것이 무슨 말버릇이요”라고 화를 내더란다.
과연 이 젊은 엄마는 장소와 때를 불문하고 이 세상 모든 곳에서 자연스러운 가르침과 배움이 일어난다는 것을 몰랐던 것일까?
이처럼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여러 가지 사회문제는 가정, 학교 그리고 사회에서 배려를 가르치지 못하고, 선한 일을 가르치지 못하는 것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미국인 부모가 가장 먼저 가르치는 말은 'please', 'Thank you', 'I'm sorry'라고 한다. 이는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부모의 예절교육이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어린 아이가 비록 말을 못할지라도 부모가 하는 말과 행동을 보고 따라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성숙한 국민의 가장 중요한 특색은 남을 생각하는 마음이 강한 것이고, 공동체 의식이 투철한 것이며, 남에게 폐를 끼치거나 불쾌감을 주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다.
한국인이 공동체 의식의 개발과 훈련을 위해서는 먼저 시간을 정확하게 지키는 것이다. 시간을 안 지키면 남에게 불쾌감을 주고 첫인상이 나빠진다. 코리언 타임은 가장 수치스러운 말이다.
다음으로는 신용이다. 신용은 약속을 지킬 때 생긴다.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고 공자는 말했다. 신용을 잃어버리면 사회에서 설 땅이 없다. 신용은 인간 존립의 근본이다. 세상에 신용의 자본처럼 중요한 자본이 없다.
시간의 약속이건, 금전의 약속이건, 업무의 약속이건,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언행(言行)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은 변명을 일삼다가 결국에는 인생낙오자가 된다.
셋째는 질서를 지키는 것이다. 질서를 지켜야 사회가 정결하고, 아름답고, 행동하기가 편리하다. 질서를 안 지키면 불결하고, 혼란스럽고, 행동하기도 불편하다. 무질서한 국민은 세계화 시대에 생존할 자격이 없다.
넷째는 예절을 지키는 것이다. 인간생활에서 예절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예절은 사회의 윤활유요, 인간관계를 원만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무례한 말, 무례한 태도, 무례한 행동은 인간관계를 파괴시킨다.
‘춘풍접인 화기만면(春風接人 和氣滿面)이라고 옛사람은 말했다. 봄바람처럼 훈훈한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고, 부드럽고 화평한 기운이 얼굴에 넘쳐야 한다. 이것이 대인관계의 기본이다.
<이종훈 본지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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