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황성신문 | 우리가 산다는 것은 길을 가는 것이다
. 나는 나의 길을 가고 너는 너의 길을 간다. 인생은 저마다 자기에게 주어진 길을 가는 것이다. 길을 가다 보면 석양이 되어 어둠이 세상에 깔리면 낮에는 보이지 않던 별들이 나타나듯이 미처 깨닫지 못했던 삶의 조각들을 생각하게 하는 때가 오기 마련이다.
그럴 때 너무나 사소한 것들에 목숨을 걸었다는 자괴감, 끝을 모르던 욕망을 불태우던 아픔들이 겹겹이 쌓여있는 흔적들에 대한 회한이 불연 듯 몰려온다.
그러면 스스로 초라해 보이는 느낌을 맛보게 되면서 내안의 나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참자아를 만나게 된다.
이 때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게 되면 바쁜 일상에 쫓겨 듣지 못했던 지난 삶들이 들려주는 정겨운 안타까움들. 사그라지지 않는 애증이 교차하는 삶의 흔적들. 좀 더 일찍 지금의 나였으면 그렇게는 살지 않았으리라는 반성을 하기 마련이다.
공자는 나이에 따른 처신을 강조했다. 사십에 불혹(不惑)하고, 오십 지천명(知天命)이요, 육십에 이순(耳順)하고, 칠십에 종심소욕 불유구(從心所欲 不踰矩)라 했다. 결국 사십을 넘으면 유혹에 빠지지 않고 하늘이 자신에게 명한 분수를 알고 남에게 무슨 말을 들어도 화 내지 않고 급기야는 마음이 가는 대로 따라 해도 크게 잘못 되지 않는 경지에 이른다는 말이다.
나이가 들면 육체적으로 늙어간다. 이는 자연의 법칙이다. 하지만 정신은 나이가 들수록 성숙해질 수 있다. 흔한 말로 철이 든다고 하는데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철이 안 든 사람이 있다. 철이 들기 위해서는 눈물 젖은 밥을 먹어 봐야 한다고 했다. 고생을 해야 철이 든다는 이야기고 철이 든다는 말은 인생을 알고 왜 사는지를 안다는 말이다.
세상의 모든 일에는 정도(正道)와 사도(邪道)가 있고, 순리(順理)와 비리(非理)가 있다. 정도와 순리의 길을 가야만 성공과 승리와 행복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 사도와 비리의 길을 가면 반드시 실패하여 불행과 패배의 나락으로 전략하고 만다.
우리 앞에는 번영의 길과 쇠망의 길이 있다. 향상의 길이 있는가 하면 타락의 길도 있기 마련이다. 협동의 길과 파쟁(派爭)의 길이 있으며, 행복의 길과 불행의 길도 있다.
나는 어느 길을 갈 것이냐. 그것은 나의 의지와 결단과 선택에 달려있다. ‘순천자(順天者)는 흥하고 역천자(逆天者)는 망한다’라고 동양의 선철(先哲)은 갈파했다. 이것은 인생의 오랜 경험에서 나온 진리다.
하늘에 순응하는 것은 인생의 정도와 순리를 밟는 것이요, 하늘에 거역하는 것은 인생의 사도와 비리를 따르는 것이다.
사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 바로 사는 것이 중요하다. 인생을 바로 살려면 성실과 용기와 덕이 필요하다. 성실과 용기가 없으면 사도와 비리로 전략한다.
깊은 산속에서 길을 잃으면 조난사(遭難死)를 당한다. 인생의 많은 갈림길에서 정도(正道)를 잘못 선택하여 미로(迷路)에서 방황하는 인생의 미아(迷兒)가 얼마나 많은가.
인생의 벽두에 우리가 제일 먼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내가 가야할 옳은 길을 선택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인생은 무책임한 향락의 유흥장이 아니요, 심심풀이로 하는 도박의 장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육십 여년의 삶이 오늘에야 후회투성인 자신을 바라보게 한다. 꾐에 빠져 지낸 시간이 너무나 아깝다. 하지만 어찌하겠는가. 공자의 애제자 증자(曾子)는 ‘임중도원(任重桃園)’이라고 외쳤다. 나의 책임은 무겁고 나의 갈 길은 멀다. 우리는 자기가 가야할 옳은 길을 선택하고, 나에게 주어진 길을 성심성의를 다하여 열심히 가야 한다. 이것이 인생을 사는 대원칙이다.
<이종훈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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