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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을 펴라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14년 10월 07일(화) 15:28
주먹을 쥔 부처님은 없다. 자연스럽게 손을 펴고 있다. 자비의 느낌을 우리는 그 손의 모습에서 느낄 수가 있는 것이다. 예수님도 마찬가지다. 손바닥을 펴고 있거나 합장을 하고 있는 초상은 많아도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있는 모습은 볼 수가 없다.

레오나르드 다빈치가 그린 최후의 만찬의 예수는 어떤가. 한 손은 펴고 또 한 손은 주먹을 쥐고 있다. 미술평론가들은 그것을 이렇게 풀이하고 있다. 주먹 쥔 손으로는 유다의 악을 징벌하고 편 손으로도 동시에 그 악을 용서하는 사랑의 이미지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그러고 보면 손은 인간의 얼굴보다도 더 표현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문화는 손의 문화라고도 한다. 손으로 기계를 만들어 씨를 뿌리고 거둔다. 또 인공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려 인간의 무한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다.

뿐인가. 글을 쓰는 시인의 손, 환자를 수술하는 의사의 손, 피아노를 치는 음악가의 손, 그림을 그리는 미술가의 손,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는 어머니의 부드러운 사랑의 손까지… 손은 동물에게는 단순한 앞발에 지나지 않지만, 인간은 이렇게 손에 의하여 문화를 창조하고 있다.

창조하는 손은 주먹 쥔 손이 아니다. 다만 무엇인가 파괴를 하려고 할 때만이 인간은 주먹을 쥔다. 그러기 때문에 인간의 비극은 대부분이 주먹 쥔 손으로부터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우리는 주먹을 쥐고 살아가는 인간을 폭력배라고 부른다. 그 주먹은 일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을 괴롭힌다.

경찰은 연말연시와 선거기간에는 폭력배 단속을 펴 왔다. 최근에는 '동네 조폭 단속' 100일 작전에 돌입하는 등 폭력배와 전쟁에 돌입했다. 그러나 지난 17일 일어난 세월호 유족과 대리운전기사 폭행사건은 경찰이 초동 수사를 놓쳐 국민들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이 사건에는 국회의원이 연루되어 있다. 목격자들은 김현 의원 측과 대리기사 간의 첫 언쟁이 물리적 폭행으로 이어지면서 말리는 시민까지 폭행당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김 의원은 국회 안전행정위 소속이어서 경찰이 김의원의 공범 의혹을 제대로 가릴지 의문이 앞선다. ‘평화로운 손’을 지키기 위해서 우리는 주먹 쥔 손을 펴게 해야 한다. 경찰은 오직 진실과 법을 쳐다보고, 세월호 유족과 대리기사 폭행사건은 한 점의 의혹 없이 밝혀야 한다. 이번에도 흐지부지하면 권력에 의해 공권력이 무너지는 또 하나의 기록을 남기게 되기 때문이다.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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