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이 지난달 31일 하루 동안 중국 시안시에서 주관하는 학술대회 행사비용으로 1억2천만 원의 시민혈세를 사용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경주시와 시안시의 자매결연 20주년을 맞아 개최됐고, 최양식 시장, 권영길 시의회 의장 등 70여 명의 대규모 교류 단이 중국으로 출발했다. 31일 시안의 한 호텔에서 개최된 학술대회는 시안시에서 3명, 경주시 측에서 2명이 주제발표를 하고 토론을 진행했다.
경주시측 2명의 학자가 주제발표를 하는 행사에 1억 원을 투자했고, 신라문화유산연구원 소속 직원 7명과 경주시 문화재과 공무원 2명 등 9명이나 중국으로 떠났다.
연구원 관계자는 참가자들의 항공비, 통역 및 학술자료집 번역 비, 500권의 자료 인쇄 비, 발표자 및 토론자 비용 등과 행사준비를 위한 인건비 등에 지출이 많아 1억2천만 원을 책정 했다고 한다.
물론 학술대회 참가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아니다. 학자들이 모여 양 도시의 문화재 보존이나 발굴 등에 관한 토론과 주제발표를 통해 비교분석하고 글로벌화로 가야하는 것은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자매결연 20년을 기념해 개최하는 학술대회에 경주시는 70여 명의 대규모 인원을 교류단이라는 명분으로 보냈다. 학술대회에 필요한 최소의 인원과 타이트한 계획으로 예산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시민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는 이유다.
대규모 인력을 동원해 세를 과시하는 것도 아니고 시안시 관광정책에 협조하기 위한 졸속 행정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인구 27만 명도 안 되는 경주시는 제정자립도가 2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전국 평균을 밑돌고 있다. 이러한 낙후된 중소도시에서 학술대회 하루에 1억2천만 원의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
특히 문화재 발굴조사 전문기관인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이 학술대회 용역을 맡았다고 한다. 2004년 경주시가 11억 원을 출연해 설립한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의 설립목적은 문화유산의 보호보존 및 조사연구와 문화유산의 보호, 처리 및 수장전시, 문화유산의 활용 및 보급, 민원성 시, 발굴조사 시행으로 민원해소, 기타 학술조사 등 문화재 전승보존 방안 강구 등이다.
또 “시민들이 많은 불편을 겪어온 발굴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설립했다”고 밝히고 있다. 어디에도 학술대회 용역이란 말은 없다. 결과적으로 설립목적에 어긋나는 업무를 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향후 학술대회의 전반적인 경비 사용내역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 뿐만 아니다. 연구원은 지난 9월 19일 서울에서 신라왕경핵심유적복원정비 사업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 한다는 명분으로 개최한 심포지엄에도 1억 원의 예산을 사용했다. 이 심포지엄은 4시간 진행됐다. 4시간에 1억 원을 섰다. 이 또한 경비사용 내역을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
참고로 신라문화유산연구원 최모 원장은 지난 6.4지방선거 때 최 시장을 도왔던 핵심 인물이며, 1차임기 만료 후 재임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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