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최종편집:2026-10-23 오후 03:51:55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시와 산책
전체기사
뉴스 > 시와 산책
집시의 기도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14년 12월 15일(월) 17:53
둥지를 잃은 집시에게는
찾아오는 밤이 두렵다
타인이 보는 석양의 아름다움도
집시에게는 두려움의 그림자일 뿐...
한때는 천방지축으로 일에 미쳐
하루해가 아쉬웠는데
모든 것 잃어버리고
사랑이란 이름의 띠로 매였던
피붙이들은 이산의 파편이 되어
가슴 저미는 회한을 안긴다
굶어 죽어도 얻어먹는 한 술 밥은
결코 사양하겠노라 이를 깨물던
그 오기도 일곱 끼니의 굶주림 앞에
무너지고
무료 급식소 대열에 서서…
행여 아는 이 조우할까 조바심하며
날짜 지난 신문지로 얼굴 숨기며
아려오는 가슴을 안고 숟가락 들고
목이 메는 아픔으로 한 끼니를 만난다
그 많던 친구들도
그렇게도 갈 곳이 많았던 만남들도
인생을 강등당한 나에게
이제는 아무도 없다
밤이 두려운 것은 어린아이만이 아니다
50평생의 끝자리에서
잠자리를 걱정하며
석촌공원 긴 의자에 맥없이 앉으니
만감의 상념이 눈앞에서 춤을 춘다
뒤엉킨 실타래처럼
난마의 세월들...
깡소주를 벗 삼아 물마시듯 벌컥대고
수치심 잃어버린 육신을
아무데나 눕힌다
빨랫줄 서너발 철물점에 사서
청계산 소나무에 걸고
비겁의 생을 마감하자니
눈물을 찍어내는 지어미와
두 아이가 “안돼, 아빠! 안돼” 한다
그래, 이제
다시 시작해야지
교만도 없고 자랑도 없고
그저 주어진 생을 걸어가야지
내달리다 넘어지지 말고
편하다고 주저앉지 말고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그날의 아름다움을 위해
걸어가야지 …
걸어가야지 …
< 서울 영등포 노숙인 쉼터‘행복한 우리집’ 식당 벽에 붙어 있는 시.
부제 ‘충정로 사랑방에서 기거했던 어느 노숙인의 시’ >
황성신문 기자  
- Copyrights ⓒ황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경주 남산동 농가 창고서 차량 화재..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편한 경주 만든다..
경주시, 충효동과 외동읍 상습 침수지역 정비한다..
경주경찰서, 교통안전반장들 감사장 수여..
황성공원 형형색색 코스모스 만개..
화랑대기 국제 유소년 축구대회 개막, 한국포함 8개국 28개..
경주시, 자동차부품 인공지능 전환 정부 공모사업 선정..
경주 반려견 페스티벌, 17~18일 더케이호텔서 개최..
경주 ‘인구활력+지역’ 진입에도 인구는 계속 줄었다..
최신뉴스
연이은 마라톤대회에 경주 도심 곳곳에서 교통 몸살..  
외동3산단 시유지 매각 가결…공사 중단 4년 만에 재개..  
경북 시장·군수, 교부세 감소 공동 대응하며 국회에 대책..  
원전 소재 5개 지자체 고준위 저장시설 지원 대책 촉구..  
경주시의회 “사업장폐기물 처리시설 추가 설치 반대”..  
<5분 자유발언>..  
경주시, 경북도 혁신 및 적극행정 우수상..  
경주시, 자동차부품 인공지능 전환 정부 공모사업 선정..  
경주시의회, 제301회 정례회 폐회..  
비엠테크솔루션, 로봇·드론 생산시설에 50억 투자..  
경주시, 올해 외국인 계절근로자 663명 유치 추진..  
경주시·KG케미칼, 토양 병해·염류집적 예방 협력..  
경주 보문~손곡 도로 확장…20억 원 들여 급커브 개선..  
경주서 첫 국적증서 수여식…취득·회복자 18명 새 출발..  
상습 침수 피해지역인 경주 배동 일대 재해예방 추진..  

인사말 윤리강령 윤리실천요강 편집규약 광고문의 제휴문의 개인정보취급방침 찾아오시는 길 청소년보호정책 구독신청 기사제보
상호: 황성신문 / 사업자등록번호: 505-81-77342/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용황로 9길 11-6 (4층) / 발행인: 최남억 / 편집인: 최남억
mail: tel2200@naver.com / Tel: 054-624-2200 / Fax : 054-624-0624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다0143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남억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