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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도 딸이 제사를 모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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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라문화진흥원 부이사장 김호상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14년 12월 23일(화) 17:55
ⓒ 황성신문
조선시대 초기만 하더라도 아들이 없어 가계계승이 안 되는 것을 염려하거나 양아들을 들여야 함을 강조한 기사는 ‘조선왕조실록’에서 거의찾아 볼 수 없다. 단지 수양아들이나 양아들에대한 재산분배를 언급한 예가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 수양아들이나 양아들은 성이 달랐으므로 가계계승의 의미는 없으며 단지 노후의 적적함을 메우기 위한 입양이었던 것으로 보여 진다.
16세기 중엽 유학의 거두 율곡 이이에 의해 그 외가인 신씨의 제사가 받들어졌던 것은 비교적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조선 후기의 통념으로 하자면 신씨 집안에서는 당연히 양아들을 세워 제사를 받들고 아울러 집안의 가계를 잇게 했어야 했다. 그러나 율곡 이이가 외가 쪽의 제사를 모신 사례를 본다면 당시까지만 해도 양아들 제도가 사회의 보편적인 풍속이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조선 초기 때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인정상으로는 양아들보다 직접적인 혈연관계가 있는 딸에게 제사를 모실 권리와 재산상속권이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그 하나의 예로 ‘세종실록’에 ‘지금 세속에서는 비록 제사를 모실 아들이 없더라도 딸이 있으면 어는 누구도 다른 사람의 자식을 빌어 후사로 삼지는 아니하니 이것은 사람의 정리가 본디 그러한 것입니다. 덕생(德生)이 죽은 지 이미 여러 해 되었으니 추보(追報)를 의논케 하시는 것만 해도 특전입니다. 토지를 덕생의 외손에게 주어 제사 지내게 하신다면 그 자손이 반드시 마음을 다하여 봉사할 것이요 따라서 귀신 또한 감격할 것입니다’.
결국 조선초기에는 남성 중심의 가계계승 의식보다는 핏줄의식이 강하였으며, 그에 따라 제사 및 재산상속이 이루어졌음도 알 수 있다. 딸이 부모의 제사를 모시는 것은 곧 외가 쪽의 제사를 모시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인데, 조선 초기 외가 쪽의 아들이 없을 경우 딸이 부모의 제사를 모시는 것은 일반적으로 행해졌다. 부모의 제사를 주관하는 권한을 자식이 갖는 것은 사실 당연한 일이다.
적어도 조선 초기 사회에서는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권한과 의무를 포기해야하는 경우는 드물었다고 보여 진다. 이와 같은 제사상속에서 여성의 권한이 배제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조선중기까지만 하더라도 자녀에게 재산을 나누어 줄 때에는 장자와 남녀 차별 없이 제사를 균등하게 지낸다면 재산상속 역시 균등하게 이루어 졌다.
이러한 경향은 족보를 기록하는 데에도 남아있다. 족보에는 친손과 외손을 차별 없이 모두 수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녀를 출생 순위로 기재하고 있다. 이는 조선말기의 족보에서 이성자(異姓者)는 보통 사위만 기재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대체로 17세기까지는 출생순위가 지배적이지만 18세기에 이르면 대부분이 선남 후녀의 방식을 따르게 된다. 이는 조선초기에서 말기로 옴에 따라 외손의 범위가 축소되었음을 나타내준다.
우리사회는 이제 대부분의 가정에서 1인 자녀를 가진 가구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그로인하여 자녀에 대한 남녀의 구분의식이 점차적으로 사라지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현상들이 더 확대되고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여성들의 제사 참여가 의무이자 권한이었던 조선초기의 모습으로 회귀하는 날도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제도의 모습만 되돌려서 권리만 챙길 것이 아니라 부모에 대한 효와 공경심도 더욱 강해지기를 기대해 본다.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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