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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만 계신다면 찾아뵙자!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15년 05월 04일(월) 18:10
삼베는 문헌에서 확인되는 바와 같이 가장 일 반적인 의복의 재료일 뿐만 아니라 거기에는 검 소함과 더불어 한국의 전통문화가 녹아있는 상 징물이기도하다. 그러나 수 십 년 전부터 나일론 제품이 급속히 생산되기 시작하면서 의류에 가 히 혁명이 일어나던 그때 나에게는 유년의 시간 이었다.
그 시절 나는 늘 상 보아오던 거칠고 투박한 삼베옷에 비해 화려한 색상과 비단결같이 부드 러운 촉감을 자랑하는 나일론 옷을 입고 다녔다. 그러나 그때도 나의 부모님들은 항상 삼베적삼 을 입으셨고 그마저도 고된 농사일로 늘 땀에 젖 어있었다.
대학을 다니고, 여름방학을 맞아 시골집에서 며칠을 보내는 동안 나는 삼베옷을 입고 있었다. 무더운 여름 삼베옷을 입는다는 건 참 부러운 일 이기도 하지만 반면 그것을 준비하는 과정이란 꾀나 번거로운 일이라서 어머니의 정성이 아니 고서는 어려운 일이다. 그런 어머니가 돌아가시 고 유품을 정리할 때 다 헤어지고 빛바랜 낡은 옷만 입으셨던 어머니의 옷장에서 가지런히 정 리된 아껴둔 새 옷들이 발견되었다.
그 새 옷과 함께 아버지를 위해 오래전부터 준 비해두신 삼베적삼 수의와 어릴 적 나를 업었을 때 쓰셨던 보자기도 보관되어 있었다.
한평생을 힘든 농사일과 병마와 싸우시고 그 흔하디흔한 삼베옷만 입고 살아오신 어머니가 정작 본인의 삼베 수의하나는 마련해 두지 못하 셨다니, 저리 가시려면 새 옷은 왜 아껴두셨는 지...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임종 후 비로소 새하얀 수의를 입으신 어머니 가 왜 그리 예쁘던지, 아마도 그건 늘 낡고 빛바 랜 옷만 입으셨던 어머니를 보아온 때문이리라. 그 새하얀 삼베옷이 평소 어머니를 위해 자식인 내가 준비해둔 옷이었다면 정말 좋았을 터인데, 대학시절 여름방학 시골집에서 입었던 삼베옷처 럼, 그 번거로움 다 감수하시고 나날이 풀 먹여 주시던 어머니의 정성처럼… 어머니를 생각하면 나는 죽어서라도 삼베수의는 입지 못하리라.
요즘은 수의로 사용하는 삼베옷이 값비싼 노 孝)마저 잊어버린 게 아닌가 싶다.
늘 자식에게 베풀기만 하시고 정작 본인은 수 의 한 벌조차 마련하지 못하시는 부모님의 고마 움을 되돌아보았으면 한다.
‘어머님 것은 왜 없어요’ 라는 물음을 던져야 했던 이 불효자의 때늦은 후회와 잃어버린 전통 문화의 아쉬움을 반복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사)신라문화진흥원 부이사장 김호상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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