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의회가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를 구 성하고 18일부터 29일까지 집행부를 대상으로 행정사무조사를 실시한다. 시민의 대의기관으로 서 집행부의 방만한 행정을 견제하고, 행정사무 감사 때 지적한 사항의 조치가 미비해 이를 확인 하기 위한 조사를 실시한다.
특히 공무원으로서 품위를 상실한 음주운전, 뇌 물수수, 재난안전대책, 주요부서 물품구매 및 공 사계약 현황, 사유지 매입매각 현황 등을 집중 조 사한다고 한다. 7대 시의회가 시민의 대의기관으 로서 제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환영할 일이다.
의회의 기능을 제대로 찾고 있다는 시각이 다 수의 여론이다. 공무원들이 행정을 집행하면서 쉽게 유혹에 빠질 수 있는 부분과, 음주운전과 뇌물수수 등의 범죄를 저지르고도 가벼운 징계 로 끝난 부분, 주요부서의 물품구매 등에서 예산 낭비는 없었는지 아니면 업체와의 결탁이 없었 는지도 세밀히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특히 각종 공사계약에 부정은 없었는지도 확실히 짚고 가 야한다.
그동안 시의회는 매년 집행부를 대상으로 행 정사무감사를 펼치고 있지만 감사 때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한 사안에 대한 현장 확인을 통한 처 리결과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은 것 이 사실이다. 그저 감사기간 동안 백화점식 나열 로 지적만 하고 결과는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집행부가 감사에서 지적된 사항을 ‘조치했다’ 고 보고하면 처리결과가 마무리 돼 왔다. 그러나 이번 행정사무조사는 이러한 관례를 정면 돌파 하는 초유의 카드로 보인다. 일회성에 그치지 말 고 행정사무감사=행정사무조사라는 공식을 성 립시켜 감사 후 조사를 조례로 정해놓을 필요도 있어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행 정사무조사자체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과연 시의원들이 행정사무조사를 할 자격이 있는가하 는 자격논란이 대두되고 있다. 의회의 기능으로 볼 때는 적정성이 부여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 불거진 시의원들의 비리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자격논란에 불이 지피고 있다. 지역구 기관장에 게 지위를 이용한 압력을 행사해 수의계약 공사 를 수주하려고 했던 사건과, 시의원들 끼리 욕설 이 오가고 폭력사태 일보직전까지 갔던사건, 실 제 폭행이 이뤄졌던 여러 가지 사건사고 들이 논 란이 되고 있다.
고도의 도덕성이 요구되기는 경주시 공무원이 나 시의원들도 마찬가지다. 감사와 조사권을 가 졌다고 해서 제 눈에 가시는 보지 못한다는 비판 적인 시각이 여기에서 출발한다.
시의회의 행정사무조사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 서 쌍수를 들어 반길 일이다. 그러나 다수의 비 판을 면하고 의회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 하려면 먼저 의원들 개개인의 몸과 마음을 청결히 해야 함을 지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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