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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은 세계보건기구에 의하면 질병부담이 단일 질환으로서는 4위에 해당되며, 2020년에는 2위까지 증가한다고 합니다. 점점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을 앓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2001년과 2006년에 시행된 정신질환역학조사에 의하면 5년 사이에 우울증의 유병률은 현저히 증가했습니다. 우울증이 증가한 이유는 살기가 어려워져서인지, 빈부격차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이 커져서인지, 핵가족화로 가족간의 유대가 약해져서인지는 알 수가 없지만, 증가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인 것 같습니다.
여기서 문제는 자살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심한 우울증상이 있다는 것입니다. 우울증은 자살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입니다.
만약 급증하는 자살을 줄이기 위한 가장 중요한 방법을 한 가지만 택해야 한다면 그것은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을 조기에 찾아서 조기에 치료하는 것입니다.
다행히 우울증은 항우울제를 먹으면 매우 드라마틱하게 좋아지는 치료가 잘 되는 병입니다. 결국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을 찾아서 우울증만 잘 치료해도 자살률을 급격하게 낮출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국내 현실은 우울증을 잘 치료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으로 정신과를 방문한다는 것 자체가 주위에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다보니 숨기고 치료를 받지 않습니다.
우울증이 너무 심해져 목숨을 끊는 한이 있더라도 정신과는 가지 않으려 합니다.
정신과를 가지 않으려는 이유에는 이 외에도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본인이 우울증인지를 모르거나, 우울증이 병인지를 모르거나, 우울증이 치료받으면 매우 쉽게 좋아지는지를 모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마음이 우울한 데 어떻게 약으로 치료할 수 있겠냐는 식의 구석기시대적인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우울한데 정신과약은 안 먹으면서, 차라리 한약을 먹거나 굿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신과 진료를 받지 않으려는 또 한 가지 중요한 이유는 정신과 진료를 받으면 보험에 가입할 수 없도록 하는 민간보험회사들의 행태 또한 문제 입니다. 여하튼 이런저런 이유들로 인해 국내에서는 우울증 환자들의 10% 정도만이 적절한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고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이미 대한민국을 제외한 많은 선진국가들에서 국가차원에서 우울증에 대해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동시에 정신과를 방문하여 치료를 받도록 홍보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런 캠페인들의 성과로 대부분의 나라들에서 자살률이 감소추세에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대한민국만이 OECD 국가 중에서 자살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유일한 나라입니다.
우울증은 이미 좋은 치료제가 나와 있는 의사가 잘 고칠수 있는 몇 안되는 병중에 하나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우울증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한 적절한 치료의 제공이 자살에 대한 가장 중요한 사회적, 개인적 대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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