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시의원 할 줄 아시느냐”… 계명대 음 대교수, 계명아트센터 관장, 대구오페라하우 스 관장 등 이력을 보면 화려함의 일색이고, 어느 누가 보아도 문화예술의 최고 전문가로 보인다. 그러니 인구 26만의 시의원이 우스 워 보일수도 있다. 화려한 이력으로 포장된 문화예술계의 전문가가 한낱 시의원을 상대 로 감사를 받으려고 하니 자존심이 많이 상 한 모양이다.
김완준 (재)문화재단 사무처장이 지난 9 일 경주시 행정사무감사에서 정현주 경주시 의회의원에게 “평생 의원 할 줄 아시느냐”며 협박성 발언을 한 것으로 밝혀져 비난을 받 고 있다. 듣기에 따라선 김 처장의 부적절한 발언은 그가 막강한 권력을 배경으로 일개 시의원쯤은 단칼에 보내버릴 수도 있다는 것 으로 들린다. 무섭다. 김 처장은 지난해 7월 22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재)경주문화재 단 사무처장 2차 공모에서 선정돼 그해 11월 3일 사무처장에 취임했다.
선정 기준은 전문성과 리더십, 창의경영, 노사화합, 직원 친화력, 윤리관, 성실성 등으 로 8명의 공모 신청자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문화재단 사무처장으로 임명됐다. 이렇 게 어려운 관문을 통과한 김 처장의 처신은 선정 기준을 의심케 하고 있다. 선정기준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따르고 있다. 다 묻 어두고 윤리관과 성실성에서 선정(심사)위 원들이 착오를 일으킨 것 같다.
윤리는 인간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지켜야 할 행동규범이다. 윤리는 도덕적인 성향과 더불어 법률적 성향의 혼합적 성향을 가진 다. 성실의 사전적 의미는 정성스럽고 참됨 을 뜻한다. 모든 언명에서 성실하다는 것은 신성한 이성의 명령이며, 어떠한 사정에 의 해서도 제한되지 않고 모든 상황에서 타당한 무제약적 의무라고 생각되어야 한다.
김 처장이 지난 9일 경주시의회의 행정사 무감사에서 보여준 일련의 행동들을 보면 윤 리와 성실을 겸비한 인사라고는 보기 어렵 다. 경주예술의전당은 경주시에서 운영 중인 시설 가운데 가장 적자폭이 큰 시설이다. 이 렇게 문제가 많은 시설의 실무 책임자가 성 실하지 못한 자세로 감사위원에게 협박성 발 언이나 하고, 고 자세로 언성을 높였다는 것 은 무언가 감추고 싶은 문제가 있었거나 아 니면 질문하는 시의원이 우습고 가소로워 보 였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그렇게 잘나가던 대학교수가, 그렇게 잘나 가던 오페라하우스 관장이 왜 조그마한 소도 시의 문화재단 사무처장으로 왔는지 의문스 럽다. 수많은 경험과 노하우가 쌓인 그가 매 년 적자만 보는 예술의전당을 자신만의 축적 된 노하우를 발휘해 무언가를 남기고 싶어 왔는가, 아니면 생활이 궁해서 호구지책으로 문화재단 사무처장을 선택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전자든 후자든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 야 한다. 치적을 위해서든 호구지책이든 주 어진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주어진 업무에 최고가 되기 위해서 노력할 때 우리는 그 사 람을 높이평가 할 수 있는 것이다. 가소롭고 자존심 상하면 깨끗이 손 놓고 물러가면 될 것을 왜 그 높고 고귀하고, 화려한 이력을 가 진 자가 자존심 굽혀가며, 감사위원에게 협 박성 발언이나 하며 존재감을 드러내려고 하 는지 이해할 수 없다.
시의원을 우습게 본다는 것은 경주시민을 무시하는 것이다. 우리 경주시민은 시민을 무시하고 시민위에 군림하는 재단의 사무처 장을 원하지 않는다. 김완준 (재)문화재단 사 무처장은 시민의 세금으로 녹봉을 받고 있 다는 것을 명심해야 하며, 그것이 싫다면 두 손 놓고 고향 앞으로 가는 것이 경주의 문화 예술 발전이나 시민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것 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왜냐면 경주시 민은 시민위에 군림하는 인사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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