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최종편집:2025-05-02 오후 04:30:28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독자기고
전체기사
뉴스 > 독자기고
주노세스 전염병 시대의 시민의식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15년 07월 27일(월) 15:23
ⓒ 황성신문
인간은 태어나서 죽 음을 맞이할 때까지 각 종의 크고 작은 질병에 시달리게 된다. 병은 육 체적 정신적 고통, 불쾌 감과 함께 정상적인 생 활을 영위할 수 없게 함 으로써 당사자는 물론 이고 주변 사람들에게 까지 고통을 주며, 나아가 사회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질병은 자신의 실수나 타인에 의해, 또는 자연재해에 의해 얻어지기도 한다.
↑↑ 박쥐나무는 박쥐의 날개 모습에서 이름을 따온 것이며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 다. 박쥐는 동양에서는 복을 상징 하지만 서양에서 는 기회주의자를 상징한다. 메르스의 감염경로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의 염기서열이 박쥐 코로나바이러스와 유 사해 박쥐를 원인 동물로 추정하여, 메르스 바이 러스는 박쥐에서 낙타를 매개로 사람에게 전파된 것은 아닐까 추측하기도 한다.
ⓒ 황성신문
‘삼국사기’에는 여러 역질(疫疾)이 기록되어 있다. 역질은 집단적으로 발생하여 넖은 지역으 로 전파되는 전염병으로, 흔히 유행병이라 부르 기도 한다. ‘삼국사기’에는 고구려 제23대 안원 왕 5년(536) ‘역질이 크게 돌았다.’ 제26대 영양 왕 9년(598) ‘6월에 장마를 만나 군량 수송이 계 속되지 못하여 군인들의 식료가 끊어지고 또 질 역에 걸렸다.’ 신라 제33대 성덕왕 13년(714) ‘여 름에 가뭄이 있고, 질역에 걸리는 자가 많았다.’ 는 다수의 기록이 있다.
전염병은 그 병을 일으키는 감염원에 따라 서 앤스로포노세스(anthroponoses), 주노세스 (zoonoses), 사프노세스(sapronoses)로 나눈다. 앤스로포노세스는 사람이 감염원인 경우로 사람 에서 사람으로의 전파가 전형적이다. 주노세스 는 동물이 감염원인 경우로 사람에서 사람으로 의 전파는 잘 일어나지 않는다. 사프로노세스는 물건이나 무생물 환경이 감염원인 경우로 사람 에서 사람으로의 전파는 예외적으로 드문 경우 이다. 그런데 최근에 새로 출현한 전염병들은 대 개 동물에 있던 병원체가 사람에게 전파됨으로 써 병을 일으키는 주노세스에 속하는 것들이며, 에이즈, 조류독감, 광우병, 사스, 메르스 등이 모 두 여기에 속한다.
새로 출현한 주노세스는 사람에게 매우 심각 한 질환을 일으킨다.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설명 하자면, 사람에게 오랜 세월동안 적응하여 진화 한 미생물은 숙주로부터 이득을 얻으려면 자신 이 기생한 숙주를 죽이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새로 출현한 주노세스를 일으키는 병원체는 사 람을 몰살 시키더라도 자신은 동물의 체내에서 생존 할 수 있으므로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 에 겁 없이 활개를 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직까지 에이즈에 걸렸다가 자연 치유된 사람은 한 명도 없는데, 이것은 원래 원 숭이에게 무해한 에이즈 바이러스가 사람을 모 두 희생시키더라도 자신은 원숭이에 기생하면 서 생존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사 람은 우연히 걸려든 죄 없는 희생자(innocent bystander)인 셈이다.
조류독감 바이러스도 원래 날짐승의 창자에 사는 무해한 바이러스이지만 사람에게 건너오 면 치명적인 병을 일으킨다.
왜 새로운 전염병이 출현하고 과거의 전염병 이 다시 나타나는 데도 과학으로 막지 못하는 걸까? 그것은 미생물의 끈질긴 생명력과 생태환 경의 변화 때문이다. 미생물은 지구에 가장 먼저 출현한 생명체이며, 36억 년 전에 지구에 출현하 여 지구에서 벌어진 엄청난 환경변화를 견디고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환경에 대한 미생물의 적응력이 이렇게 뛰어 난 까닭은 미생물의 유전자구조가 단순하며, 자 기에게 필요한 유전자를 쉽게 획득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전체 유전자(게놈)는 30억 쌍 의 염기로 이루어져 있지만, 에이즈 바이러스는 1만 개의 염기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새로운 유전자를 받아들이거나,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일이 그 만큼 쉽고 환경에 적응하기도 쉽다.
또 하나의 원인인 생태환경의 변화는 인간의 욕심으로 인한 경제개발이라는 생각이 든다. 토지 를 개간하여 사용함으로써 과거에는 노출되지 않 았던 미생물에 노출될 기회도 증가하게 되었고, 초목을 먹이던 가축에게 고기와 뼈를 갈아 만든 사료를 먹임으로써 소위 ‘광우병’ 을 발생하게 만 들었다. 과거에는 자급자족하던 식품을 대량생산 하여, 대량 소비함으로써 식품 매개 전염병이 전 국적으로 또는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것과 같다.
‘삼국사기’에 기록된 고대의 전염병이 현대와 미래에도 계속하여 출현 할 것이다. 역사적으로 전염병은 문화교류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 는데 열대지방의 풍토병인 말라리아는 모기에 의해 전염되어 오리엔트와의 교류로 고대 그리 스에 전해졌고, 이탈리아 로마에 전파되어 그리 스 로마 문명을 쇠퇴하게 만든 원인으로 추정하 기도 한다. 민족의 이동과 문명의 교류에 따라 전염병도 함께 따라 다닌다 할 수 있는 것이다. 국제화 다문화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역 사의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
이를 효과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안전한 사회기 반과 공중보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여 병원체 의 전파 연결고리를 잘 차단하여야 한다. 전염병 은 병원체 전파연결고리가 잘 갖추어 지기만 하 면 인구집단 내에서 널리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 다. 중세의 흑사병, 산업혁명기의 결핵, 르네상스 기의 매독, 20세기의 에이즈와 사스, 조류독감의 유행은 모두 그 시대의 환경이 이들 병원체가 크 게 확산될 수 있었기에 가능하였던 것이다.
우리는 이 기회에 전염병의 출현을 조기에 발 견할 수 있는 감시 체계와 전염병 확산을 관리할 수 있는 공중보건 시스템의 철저한 정비, 그리고 전염병에 대한 정보교육을 정부에 다시 요구해 야 할 것이다. 그와 더불어 전염병을 대하는 성 숙한 시민의식과 환자로서의 도덕적 의무를 이 행하는 것, 이 역시 우선 되어야 할 것이다. 전염 병은 개인의 힘으로 막을 수는 없다. 정부와 보 건기관을 믿고 따르는 것이 하루 빨리 전염병의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길이라 생각된다.
황성신문 기자  
- Copyrights ⓒ황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신평동(薪坪洞)의 원주민은 보문저수지 조성과 보문관광단지 개..
경주 출신 아동문학가 최소혜, 처녀작 ‘초능력 탐정단’펴내..
‘보문천군지구 도시개발사업’ 건폐율·용적율 대폭 완화..
한수원, 2025 ESG경제대상 ʻESG 종합대상ʼ 수상..
보문관광단지 민간투자 자유로워 진다..
주낙영 시장, 공직기강 확립 ‘칼’빼들었다..
경주시 올해 총예산 2조 2천600억 원 편성..
하늘마루 봉안당 스마트 키오스크 설치..
내년 아태관광협회 연차총회 경주·포항 유치..
경주 동해안 불법어업 특별단속 실시..
최신뉴스
경주시가 사회적 지위와 역할이 변한 노인을 지원한다..  
주 시장 SMR 국가산단에 670개 기업 입주제안..  
주낙영, 주한 에밀리아가토 이탈리아 대사 접견..  
경주시, 종소세와 개인지방소득세 신고접수..  
경주지역 최고 비싼 땅은 평당 약 2천623만 원..  
보문단지 전역에 공공 Wi-Fi 등 대폭 확대..  
경주시민이 산불 이재민 돕기에 앞장섰다..  
정부 추경에 APEC 예산 135억 원 확보..  
APEC 앞두고 경주시 물정화 기술 세계 주목..  
외동읍 건초생산 사업장 완공···사료비 절감..  
5월 한 달간 불금예찬 야시장 개장된다..  
대한민국 국공립극단 페스티벌 경주서 개최..  
경주 샤인머스켓 세계 최고 품질 향상..  
경주 수산물과 식수, 방사능 안전하다..  
안강읍 산대리와 육통리 폐기물 해결됐다..  

인사말 윤리강령 윤리실천요강 편집규약 광고문의 제휴문의 개인정보취급방침 찾아오시는 길 청소년보호정책 구독신청 기사제보
상호: 황성신문 / 사업자등록번호: 505-81-77342/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용황로 9길 11-6 (4층) / 발행인: 최남억 / 편집인: 최남억
mail: tel2200@naver.com / Tel: 054-624-2200 / Fax : 054-624-0624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다0143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남억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