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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근육과 갈등관리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15년 08월 10일(월)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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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황성신문 | | ▶ 뇌: 인간행동의 근원 필자는 카나다·미국에서 유학하였다. ‘그곳’ 사람들은 나를 보면 chinese라 하였다. Korean이라고 교정해 주었으나 그들의 눈에는 생김새를 보고 중국인·일본인·한국인이 구별될 리 없다. 그저 동양에서 온 유색인종이다. 처음에는 우리만 소위 외국인인 줄 알았다. 세월이 지나면서 ‘그곳’ 사람들 가운데도 본토인이 아닌 ‘외국인’이 대분인 것을 알았다. 특히 카나다는 그렇다. 카나다 사람들은 족보를 따져보면 섞인 피가 하도 복잡하여 그냥 ‘잡종’이라할 수밖에 없다. 북미에서는 그들도 소수민족이고 우리도 소수민족이다. 우리는 그저 visible minority라는 것을 알았다. 생김새가 눈에 확 들어나는 소수라는 것이다. ▶ 뇌근육(neuromuscle) 마찬가지로 몸근육은 금방 들어난다. 우람한 보디빌더가 있는가 하면 쭉쭉빵빵도 있다. 벼락같이 내달리는 우샤인 볼트가 있는가 하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도 헉헉대기만 하는 사람도 있다. 운동이라는 기능을 조절하는 근육에 차이가 있음을 금방 안다. 성격·마음은 어떨까? 어떤 사람은 괴팍하고, 어떤 사람은 ‘돌부처’같다. 어떤 사람은 포악하며, 어떤 사람은 同性을 사랑한다. gay·lesbian들이다. 이들의 성격·마음이 서로 다름은 잘 알지만, 왜 이런 다름이 생기는지는 금방 알지 못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운동능력의 차이 이면에 근육의 차이가 있 듯 성격·마음의 차이 이면에는 뇌의 차이가 있다. 몸근육의 수축·이완은 뇌의 전두엽(frontal cortex)에 있는 상위운동신경세포(upper motor neuron, UMN)의 명령에서 시작한다. 결국 운동능력의 차이는 이 신경세포들의 차이에서 시작된다. 사람의 마음을 표현하는 신경세포들은 뇌의 어느 부위에 있는지 한두 군데를 콕 집어내기는 불가하다. 대뇌가 주된 부위이기는 하지만 넓게 보면 뇌 전체의 기능이라 할 수 있다. 운동도 겉으로 나타나는 뇌의 기능이고 성격도 겉으로 들어나는 뇌의 기능이다. 운동의 기능이 UMN에서 시작한다고 하였지만 그건 실제로 운동이 일어나는 상황에서고, 그전에 운동을 계획하고 실제로 그 운동을 할까말까 결정하는 단계도 있다. 그 과정은 UMN보다 시간적으로 더 이전에 일어나며, 기능적으로 보면 UMN보다 상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부위가 소위 뇌의 CEO라고 하는 前前頭葉(prefrontal lobe)이다. 따라서 前前頭葉은 마음을 포함한 인간의 모든 행동을 계획하고, 판단하고, 시행명령을 내리는 부분이다. 성격·마음을 담당하는 뇌도 몸근육과 마찬가지로 단련을 하면 강화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뇌도 근육과 같다. ▶괴로움을 증폭시키는 뇌의 본성 불가에서는 인생을 苦海라고 한다. 자원은 유한하고 욕망은 무한하니 그럴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인간은 苦를 안고 괴롭게만 살아야 할까? 티벳승려인 욘게이 밍규르 린포체(Yongey Mingyur Rinpoche: 린포체란 과거생에 출가 수행자로 수도에 전념하다가 죽은 후 다시 인간의 몸을 받아 환생하였다는 것이 증명된 사람을 말한다)는 세계를 여행하면서 마음의 문제로 번민하는 이들에게 명상을 가르치는 동시에 달라이 라마와 함께 마음생명협회를 이끌어 왔다. 이 과정에서 신경과학자들이 그의 뇌를 MRI로 촬영한 결과 그는 ‘지구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그는 행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런 가르침을 준다 Ultimately, happiness comes down to choosing between the discomfort of becoming aware of your mental afflictions and the discomfort of being ruled by them. - Yongey Mingyur Rinpoche - 궁극적으로 행복은 두 불편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정신적 고통을 인식하게 되는 불편, 아니면 그 고통에 지배 받는 불편. 삶은 정신적 고통을 수반하게 마련이니 이를 잘 인식하여 여기에 지배받지 말아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 괴로운 경우를 만나지 않기란 불가능하다. 이 첫 번째 만나는 괴로움을 ‘첫 번째 화살’이라고 보면 이는 피하지 못하며 그것이 인생이다. 그러나 우리를 진짜 더 괴롭히는 것은 ‘두 번째 화살’이다. 기분 나쁜 말을 듣는 것(첫번째 화살)은 피할 수 없다. 피동적으로 듣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 인간이 전에도 그러더니 이번에 또!’ 이것이 문제다. 이것이 ‘두 번째 화살’이며 이는 또 이어지는 화살을 날려 보낸다. 두 번째 화살들은 ‘내’가 나 자신에게 쏘아대는 화살로서 이는 불필요하다. 이는 내 생각·마음을 조절하면 맞지 않을 수 있다. 뇌과학적으로 설명하면, 기억들은 뇌에서 신경망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첫 번째 맞은 화살과 연관된 두 번째 기억을 불러오고 이는 두 번째 화살이 된다. 이 과정은 계속 이어져 세 번째, 네 번째 화살들을 쏘아대곤 한다. ▶ 뇌운동(neurobics) 첫 번째 화살은 피할 수 없지만, 이어지는 두 번째, 세 번째 화살들은 어떻게 피할까? 뇌근육을 발달시켜 두 번째 화살로 가는 신경회로를 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몸근육을 발달시키기 위해서는 유산소운동(예, 에어로빅스 aerobics)을 하면 된다. 무산소운동과 달리 탄수화물 뿐만 아니라 지방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뱃살은 빠지고 근육은 발달하여 보다 강력한 운동을 할 수 있게 된다. 뇌근육을 발달시키기 위해서는 뇌운동을 해야 한다. 어떻게 뇌를 운동시킬까. 참으로 어려운 말이다. 팔에 알통을 만들려면 아령운동을 한다. 식스팩을 만들려면 복근운동을 해야 한다. 단련된 마음을 만들려면? 마음은 매우 다양하고, 그 다양성을 담당하는 뇌부위가 어디 인지 어떻게 하면 이 부위를 ‘운동’시켜 단련할 수 있는지는 아직 현대 뇌과학도 밝혀내지 못한 미지의 세계이다. ‘마음운동’들이 마음을 만드는 뇌의 부위들을 더 강화하여 보다 더 이성적이고 화를 덜 내는 사람으로 만든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조금씩 밝혀지고 있다. 뇌근육을 발달시켜 갈등과 苦海에서 벗어나는 것이 상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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