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식 시장이 시정 민주화의 시계를 거꾸 로 돌리고 있다. 시민의 명을 받고 시정을 감 시하는 시의원에게 시정에 협조하지 않는다 고 시민의 권리를 옥죄려 하고 있다.
최 시장의 시의원 비하발언이 가관이다. 최 시장은 지난 1일 경주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복합스포츠단지조성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 착수보고회에서 1천500 억 원이나 투입되는 스포츠단지 재정마련을 우려하는 시의원에게 비난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그것도 보고회장을 떠난 시의원에게 집중 포화를 퍼부은 것이다. 경주포커스의 보도 (음성파일)에 따르면 최 시장은 한순희 경주 시의회 문화행정 위원장이 복합스포츠단지 재정마련을 우려하며 단지조성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자 “한순희 의원이 무슨 소릴 했 나”, “뭔 얘기냐. 반발하고...그거 있을 수 없 다고 본다”는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누가 그에게 시민의 명을 받은 시의원을 재단할 수 있는 칼을 쥐어 주기라도 했나. 매 너리즘에 빠진 그의 정치적 스타일이 가감 없이 노출됐다.
그의 발언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한 순희 의원이 전국 지자체에서 건립한 체육 시설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며 이러한 예 를 참고로 타당성 조사 용역에 반영해야 한 다고 지적하자 최 시장은 “재정계획 하는 데...지금 용역에서 그런 얘기 하면 되나 그 건(재정확보 방안)의회하고 집행부가 고민 하고 조달하는 거니까, 용역기관에 요구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잘못 됐다, 제사 지낸다고 밥굶나”는 등의 상식 이하의 발언을 일삼으 며 한순희 의원을 비판했다.
한순희 의원을 비판하던 그의 화살은 경주 시 국장들을 겨냥했다. 국장들이 한순희 의 원의 발언에 적극 대응하지 않았다는 이유 로 호통을 친 것이다.
한순희 의원이 보고회 중 다른 일정으 로 자리를 뜨자 참석한 일부 국장들이 뒤 늦 게 한 의원을 향해 변죽을 울렸다. 최 시장은 “국장들은 왜 시의원 가고 얘기하나, 있을 때 당당하게반박하고 얘기 할 줄 알아야지, 이 래 갖고는 안된다”며 열을 올렸다.
최 시장이 초래한 이번 사태는 시정의 취 약성과 시정 운영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내 고 있다.
모름지기 품격 있는 시장이라면 최소한의 양식과 지성을 갖춰 ‘정상적’시정 드라이브 를 걸어야 한다.
시의원은 시장이 임명하는 임명직이 아니 다. 엄연히 시민들의 뜻을 받들어 시정을 견 제하고 감시하기위한 기관이다. 따라서 시 의원의 공식적인 발언은 시민들의 의견이고 뜻이다.
더구나 시의원을 비난 했다는 것은 곧 시 민을 비난한 것과 동일한 맥락에서 볼 수 있 다. 시장이 시민을 비난하고 비판하는 그런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는 수하에 있는 직원들마저 돌아서서 그의 독선을 꼬집고 욕한다는 사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 한 순희 의원은 최 시장의 발언을 전해 듣고 이 렇게 표현했다.
“국장들과 시의원을 싸움 시키는 시장”으 로 평가했다. 또 “견제와 감시, 그리고 각종 조례발의 등으로 시의원들이 폭넓게 시정을 펴 달라는 취지의 의견제시를 시장이 공개 비판 하면 누가 시장님께 바른 소리를 하겠 는가”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시의회나 경주 시민들이 최 시장의 오만과 독선을 이대로 방치 한다면 그의 임기가 끝 나는 향후 2년 반의 경주는 암울할 뿐이다.
매너리즘에 빠진 ‘비정상적’시정 운영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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