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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꽃 피고 나면, 다시 필 꽃이 없다!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15년 11월 02일(월) 16:56
ⓒ 황성신문
국화를 좋아하지 않는 남성이 있을까? 국화 향기를 좋아하지 않는 여성이 있을까? 화려한 봄날의 꽃들과 정열의 여름꽃 무리들이 지고, 늦 가을 서리를 머금으면서도 향기로 피는 꽃이기 에 모두가 좋아한다. 국화 향기 가득한 가을날 당나라 시인 원진(779-831)의 시 ‘국화’를 떠올 려본다. 그는 어린나이에 과거에 급제하여 천자 에게 자주 상서 올린 것으로 재상에게 미움을 받 아 좌천되고, 감찰어사가 되었을 때는 다른 사람 의 불법을 탄핵하였다가 거꾸로 벌을 받는 등 바 람 잘날 없는 관직생활을 전전하다가 무창군절 도사로 있을 때 병으로 죽음을 맞이한다.
그는 인간사의 고단함을 견디고 국화처럼 피 고 싶은 군자로서의 삶을 살고 싶어서 일까?, 아 니면 쌀 다섯 말 때문에 고개를 조아리지 못하고 관직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간 도연명(365- 427)의 삶이 부러워 집 둘레에 국화를 심었을 까? 짐작만 할 뿐이다.
집 언저리는 국화로 둘러싸여
도연명의 집인 듯.
울타리 가를 죄다 돌아다보니
해가 차츰 기운다.
꽃 중에서 특별히 국화만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꽃이 피고 나면 다시 필 꽃이 없다.
집 둘레를 돌아가며 모두 국화를 심어 도연명 의 집인가 의심할 정도였다. 모든 사람들이 국화 를 좋아하였듯이 도연명 역시도 국화를 좋아하 여 그의 시문에 국화들이 많이 등장한다. 도연명 은 가족이 많아 생활이 매우 궁핍하였기에 친척 이 말단 관직을 알선해 주었지만 석달을 넘기 지 못하고 ‘내 어찌 쌀 다섯 말 때문에 허리를 굽힐 수 있으랴.’ 하고 사표를 내고 집에 돌아와 ‘귀거래사’ 처럼 자연을 벗 삼으며 일생을 보냈 다.
도연명은 ‘동쪽 울타리 밑에 핀 국화를 꺾어 들고, 고개를 들어보니 유연하게 남산(강서성 구강시의 여산)이 눈에 들어온다.’ 라고 하여 자 신의 은둔생활을 좋아하는 국화와 함께 여유롭 게 즐기고 있음을 표현하고 있고, 원진은 일 년 중에서 국화가 지고나면 다시는 꽃을 볼 수 없지 않는가? 하고 국화를 좋아한다는 표현을 했다. 오늘날의 우리는 도연명처럼 국화를 즐기는 것 은 어렵겠지만 원진처럼 역경을 견디고 고단한 삶일지라도 잠시나마 국화를 보며 여유를 찾았 으면 합니다.

(사)신라문화진흥원 부이사장 김호상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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