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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트로이와 젊은 고고학자의 애증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16년 01월 18일(월) 16:51
↑↑ 경주 성동동 201-1 도시유적 중 우물조사 발굴현장(2007년) 이 사진은 토목공사 현장이 아닌 매장문화재 발굴현장의 사진입니다. 발굴조사의 최종단계로 현장에서 확인된 우물의 마지막 조사단계인 토층조사를 마친 후 직원들과 찍은 기념사진입니다. 이렇게 어렵고 열악한 환경에서 사명감 하나로 역 사를 찾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관심을 갖고 알아주는 이들은 의외로 많지가 않습니다. 문화유산둘러보기 가족들만 이라도 우리문화를 위해 노력하는 모든 분야의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 황성신문
 
ⓒ 황성신문 
현존하는 고대 그 리스문학의 가장 오 래된 서사시인 ‘일 리아스’를 지은이는 고대 그리스작가 호 메로스(Homeros) 로 알려져 있지만 그 가 누구인지에 대해 서는 여러 논란이 있 다. 다만 기원전 8세 기 트로이와 그리스 사이의 전쟁을 배경으로 원 한과 복수에서 파생되는 인간의 비극을 다룬 그 리스의 전설적인 이야기가 구전으로 전해오던 것을 호메로스가 서사시로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리아스’는 서사시적인 문학이지 역사적인 사실은 아니지만, 이 ‘일리아스’의 내용 중 트로 이성(城)이 불타는 모습을 배경으로 한 갑옷 입 은 병사가 늙은 아버지를 등에 업은 채 탈출하고 있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 있다. 이 그림은 아담 엘스하이머의 1600년경에 그린 ‘불타는 트로이’ 라는 그림으로 독일 뮌헨 알테피나코텔에 전시 되어 있다.
하인리히 슐리만이라는 일곱 살 소년이 아버 지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 책 속에서 불타는 트 로이 성을 보고 언젠가는 그 성을 찾겠다는 꿈을 꾸었다.
14세에 아버지가 교회의 헌금을 유용했다는 혐의로 교회에서 쫓겨나 학업을 중단한 그는 이 곳저곳 상점 점원노릇을 하며 손님들로부터 ‘일 리아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가슴속에 그 꿈 을 키워가면서, 장사도 했고 조국 독일을 떠나 멀리 미국에까지 가서 사업을 하여 36세에 백만 장자가 되었다. 그는 한 번도 어릴 때의 그 꿈을 잊은 적이 없어서 이때부터 슐리만은 어릴 때의 꿈을 찾기 위해 새로운 인생을 살기 시작했다.
그리스어를 배운 그는 1864년 마흔둘의 나이 에 트로이 땅을 처음 방문해 ‘히사를르크’ 언덕 을 ‘트로이’ 라고 믿는 영국인 고고학자 프랭크 캘버트을 만났다. 이 때 슐리만은 ‘히사를르크’ 라는 지명이 터키어로 ‘요새가 있는 곳’ 이란 뜻 이었고, 주변경관이 호메로스가 노래했던 트로 이성과 너무도 흡사했기 때문에 발굴조사 할 마 음을 굳혔다. 그리고 1873년 5월 31일 트로이 성 의 유물을 확인하게 되었다.
그런 그에게도 트로이 발굴 당시 비과학적인 방법으로 발굴해 ‘리시마코스’ 시대에 세워진 성 벽일부가 파괴되기도 했고, 자신도 모르게 트로 이의 일부를 없애 버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일곱 살 때의 꿈을 잊지 않고 신화와 전설로만 알려진 트로이성을 찾은 것이 다. 그는 끝내 흙속에 묻힌 트로이성을 찾아내어 자기를 미쳤다고 손가락질하던 사람들을 무색하 게 만들고 말았다.
이 슐리만의 이야기는 어린시절의 꿈과 상상 력을 키워나가도록 하는 대표적인 희망의 이야 기이다. 일생을 걸고 꿈을 이루려 노력하는 삶이 야말로 가장 값지고 행복한 삶이라는 것을 우리 에게 알려주고 있다.
인류의 역사를 연구하는 한분야인 고고학은 한 세기 전 까지만 해도 몇 주일간의 발굴로 당 시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문명을 발견할 수도 있 었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모델로 스티븐 스필 버그가 제작한 일련의 인디아나 존스 모험영화 의 주인공이 고고학자로 표현되어 있어 고고학 은 흥미진진한 발견과 모험으로 가득 찬 분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 한국고고학의 현실은 매우 어렵 다. 뼛속까지 추운 겨울에도, 태양이 이글거리는 여름에도, 장마철 물에 잠긴 유적의 물을 퍼내면 서도, 사업주의 득달같은 독촉에도 묵묵히 사명 감 하나로 현장을 지키고 있다.
발굴현장 조사 후 연구원들은 보고서가 발간 되는 기간에는 며칠 동안 양말도 갈아 신지 못 하고 인쇄소 의자에서 밤을 새우며 원고와 도면 을 교정보던 연구원들이 그 애증의 직업을 그만 두고 다른 분야로 이직하는 경우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것은 ‘잃어버린 문명’을 ‘황금의 궁전’을 찾 는 꿈이 현실이 아니라서 떠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배우고 익힌 것으로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없는 불안감 때문이 아닐까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고고학분야만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는 역사를 연구하는 연구 자들이 아닌가? 재단법인의 이사장과 원장에서 신입 연구원에 이르기까지, 또 관련학계와 관련 기관에서는 인문학의 위기인 이 시대에 문화유 산을 보호하고 빛내야 할 시대적 사명에 다시 한 번 다짐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문화유산 둘러보기 : (사)신라문화진흥원 부이사장 김호상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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