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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초, 불타는 고비사막으로 돌아오다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16년 03월 07일(월) 17:18
ⓒ 황성신문
신라의 구법승(求法僧) 혜초(慧超, 惠超, 704~787)가 지은 왕오천축국전(往五天竺國傳)은 둔황 막 고굴의 제17호굴 장 경동(藏經洞)의 문서 더미 속에 있던 것을 1908년 프랑스의 동 양학자 폴 펠리오(P. Pelliot)에 의해 발견되었다.
이 때 발견된 ‘왕오천축국전’은 원본이 아니라 두루마리형태의 필사본으로 총 227행만이 남아 있었다. 앞뒤 부분이 크게 손상되어 제목과 지은 이 그리고 지은 시기를 모두 알 수 없었지만, 다 행이 중국문헌에 깊은 식견을 지녔던 펠리오는 이것이 바로 혜림(惠琳)의 일체경음의(一切經音義)에 인용된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임을 알아낼 수 있었다.
곧이어 일본학자 다카구스 준지로(高楠順次郞)는 ‘왕오천축국전’의 지은이가 밀교승 불공 (不空)의 6대 제자 중의 한 명인 신라승려 ‘혜초’ 라는 사실을 규명하였다.
둔황에서 발견된 ‘왕오천축국전’의 필사본은 비록 혜초 자신이 8세기에 직접 친필로 쓴 것이 아니라 9세기경 누군가에 의해 베껴진 것이며, 원본 3권 전체가 아니라 두루마리 모양의 첫머 리와 끄트머리도 떨어져나가고 없는 잔본이었 다.
그러나 8세기 전반의 인도불교 및 중앙아시아 의 풍속과 지리, 역사 등을 알려주는 서역사 연 구에 있어 더할 수 없이 귀중한 사료적 가치를 지닌 책이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3세기부터 11세기에 걸쳐 인도로 구법여행을 떠난 동아시아 출신은 대략 860명 정도인데, 혜초의 바로 앞 시대인 7세기에 는 62명에 불과하였으며, 이들의 생환은 30%내 외 정도였다고 한다.
그나마 살아 돌아온 극소수만이 자신들의 기 록을 남겼고, 그 가운데 다시 일부만이 지금까지 전해질 수 있었으며, 그 중의 하나가 바로 혜초 의 ‘왕오천축국전’인 것이다.
혜초는 열여섯 살 때 중국으로 유학을 떠났고, 열아홉 나이에 중국 광저우[廣州]를 출발하여 파라사국(인도네시아)을 거쳐 천축국(인도)으로 건너가 석가모니의 성지를 순례하였다.
혜초는 석가모니 성지를 순례한 4년 동안 다 섯 천축국과 서역을 여행한 기록인 ‘왕오천축국 전’은 7세기 전반 인도 및 서역을 여행하면서 기 록한 유일한 문헌이라는 점에서, 발견직후부터 동서양의 관련 학자들이 깊은 관심을 갖고 연구 하기 시작하였다.
결과 혜초의 여행경로는 해로(海路)를 이용하 여 인도로 건너갔지만 육로(陸路)로 돌아온 것 으로 추정된다. 7세기 중엽 이후 토번(吐藩, 티베 트)이 세력을 확장하면서 육로대신 해로를 많이 이용하였으며, 대체로 10월부터 12월 사이에 부 는 계절풍을 이용하여, 광저우에서 출항하였으 리라 짐작된다.
혜초가 장안(長安)으로 귀환한 이후에는 인도 승려 금강지(金剛智, 669~741)와 그의 제자인 불 공(不空, 705~774)에게 밀교를 전수 받았다. 불 공이 입적하면서, 유서에 밀교를 널리 펼 6명의 제자 가운데 한명으로 혜초를 거명하였다.
혜초는 이로 인하여 장안과 오대산을 중심으 로 밀교경전의 연구와 불교의 경전을 한문으로 번역하는데 있어 기여한 것을 높게 평가를 받았 다. 뿐만 아니라 후대 일본 진언종(眞言宗)의 계 보에도 등재되기에 이르러 그 명성이 동아시아 전역에 퍼졌다.
오늘날은 시간과 경제력 그리고 건강만 갖추 고 있다면 모든 사람들은 별 어려움 없이 세계를 여행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선조들 중 중국 을 여행 할 수 있었던 사람들은 국가에서 파견되 는 공식사절단원, 유학생과 유학승려 그리고 무 역업에 종사하는 상인들이 대부분이었다.
이외에 밀입국으로 중국을 가는 사람들이 있 었으나 그들 대부분은 발각되면 목 베여 죽음을 당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음으로 일반인들이 중 국을 여행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 었다.
중국에 도착하면 공무적으로 왔거나 개인적으 로 왔거나 간에 사적인 용도로 쓰이는 경비를 마 련하기 위하여 신라인들은 주로 부피와 무게가 적으면서도 고가(高價)인 금과 은 그리고 인삼과 우황 등을 주로 지참하고 들어가 돈으로 바꾸어 사용하였다.
귀국할 때에는 고급향료와 도자기, 에메랄드 와 같은 보석류, 아라비아산 카페트 등 세계 각 국의 희귀품과 서적, 약재 등의 실용품 등을 구 입하여 되돌아와 높은 가격으로 국내에서 팔아 여행경비와 무역의 이윤을 챙기기도 하였다.
1300년 전 혜초가 목숨을 걸고 4년간 여행을 한 기록을 보게 되면 오늘의 우리들은 ‘집 떠나 면 고생이라는 말’로 너무도 편안한 여행을 계획 하고 있지는 않는지 돌아 볼 필요가 있다.
문화유산편지 가족분들 중에서 많은 분들이 이즈음 여름휴가와 여행을 계획하고 계실 것입 니다.
진정한 여행과 휴식은 사치스러운 여행에서 찾기보다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자신이 추구 하는 삶이 무엇인지를 한번 쯤 되돌아보게 하는 여행이 진정한 여행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돈이 있든, 시간이 있든 둘 중에 하나만 있다 면 여행의 조건은 충족된 것이며, 돈과 시간과 여행의 장소는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더운 여름, 학창시절의 여행을 생각하 며 용기를 내어보세요.
<문화유산 둘러보기 : (사)신라문화진흥원 부이사장 김호상>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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