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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말고는 갈 데가 없어서…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16년 04월 04일(월) 16:06
 
ⓒ 황성신문 
↑↑ 도 최계옥 추모비 제작모습 홍도 최계옥(1778~1822년, 향년 45세)은 조선 정조 임금으로부터 홍 도(紅桃)라는 별호를 받은 기생으로 ‘황진이’, ‘매창’이와 더불어 그 이름을 크게 떨친 천재예술인이며 특히 후학양성에 전념한 인물임. 홍도가 죽음을 맞이한 30년 후 경주의 풍류객 및 교방의 악공과 기생들 이 묘비를 건립하여 묘지를 관리하여왔으나 2005년 무연고 분묘로 훼손됨을 안타까이 여겨 경주의 문화 예술인들이 홍도의 후학양성의 뜻을 기리기 위하여 글을 짓고, 글을 새기고, 추모비를 만들고, 재원을 마 련하여 건립하게 되었다. 일시(예정)는 2016년 4월 16일 오후 3시 경주 금장대 기슭에서 복숭아 꽃이 피 는 시기에 맞추어서 진행하고자 합니다. 이번 주 시청과 장소사용 조율 확정되면 빠른 시간 내에 추후 재공지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황성신문
침 일찍 집에서 대 학입학 지원서를 들 고 하루 세 번 운행 하는 첫차를 타고, 다시 두 번의 버스를 갈아타서 4시간여 만에 도착한 경주는 합격의 여부보다 이 곳에서 4년을 보낼 수 있을까? 하는 낮 설은 외로움이 먼저 들었던 곳이다. 고등학교 졸 업을 앞둔 두메산골 학생인 나에게도 경주는 새 로울 것도 희망도 보이지 않는 그저 그런 조그마 한 시골 도시였다.
그런 첫 이미지와는 달리 그때부터 이곳에서 올해로 30년을 살게 되었고, 앞으로 삶에 큰 변 화가 없는 한 이곳 경주에서 살아가게 될 이유는 단순하다. 술과 화염병으로 채워진 대학생활 중 우연한 기회에 문화재발굴조사에 참여하게 되었 고, 그 인연을 시작으로 학기 중에는 대학박물관 에서 방학 때는 경주문화재연구소에서 다양한 유적과 유물을 접하게 되면서 부터였다. 돌아보 면 어린마음에 문화유산을 연구해 참다운 가치 를 알리고, 파괴되어가는 문화유산을 지켜야 한 다는 대학시절 객기와도 같은 막연한 사명감 때 문에 이곳에 머물게 되었던 것 같다.
이러한 사명감이 생기게 된 것은 나를 학문의 길로 이끌어준 많은 선생님들과 선배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창의 나이에 고인이 되신 김 상현 교수님과 이근직 선배님으로부터 문화유산 의 소중함을 배우고 유적지를 찾아 답사하고 공 부하면서 부터였다. 대학에서의 생활은 직장으 로 연결되었고, 가끔은 다른 직장으로, 다른 지 역으로 옮길 기회가 있어 훌쩍 떠나고 싶은 적도 많았다.
그러나 박차고 떠날 결단과 용기가 부족해 서 떠나지 못한 이유도 있었지만, 모건 프리먼 (morgan freeman)이 주연한 영화의 대사 중 ‘내 가 여길 못 떠나는지를 생각해보니, 여기 말고는 갈 데가 없어서’ 라는 영화의 마지막 말이 내가 이곳에 머물게 된 이유를 정확하게 대신 표현해 주는 것 같다.
대학입학 즈음 앞길이 보이지 않던 그 시절과 대비해 보면, 격세지감으로 변해있지만 지금이 라고 해서 어둠속에서 한줄기 서치라이트 불빛 처럼 뚜렷한 인생의 길이 열렸기야 하겠는가?. 이름은 있지만 들에 피는 꽃들이 들꽃으로 야생 화로 불려진다고 하여 꽃들이 억울해할까? 다만 그 꽃들의 이름을 불러주어 꽃의 아름다움을 알 고 있는 사람만이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나 역시 역사를 연구하는 한 사람으로서 역사 도시에서 유적과 유물을 접하고 연구하지만 한 획을 긋는 연구의 업적은 쌓지 못하여 후학들이 나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역사도시에서 역사를 연구하고 문화유산을 둘러보는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는 건 꿈이 사려져서가 아니라 이제 나의 한 계를 알고 나 자신을 스스로 이해하는 건지도 모 르겠다.
경주에는 문화유산들이 지천으로 널려있어, 아직도 흙속의 진주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중요 한 문화유산들이 너무나 많다. 극작가 조지 버나 드 쇼(George Bernard Shaw)가 생전에 자신의 묘비명을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라고 써놓았다고 한다. 나 역시도 [문화유산 둘 러보기] 목적사업의 하나였던 동도명기 홍도 최 계옥의 묘비복원을 우물쭈물하다가 매듭짓지 못 하였던 것을 경주소재 문화예술인들의 노력으로 함께 세울 수 있게 되어 너무나 기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집토끼보다는 산토끼에 신 경 쓰고, 먹고 사는 일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하 는 원장 때문에 힘들어하지만 뜻을 알아주는 진 흥문화재연구원 직원들의 노고가 있었고, 가정 에 소홀한 가장이지만 참아준 나의 아내에게 벚 꽃 흐드러지게 피면 그 고마운 마음들을 막걸리 잔에 꽃잎을 띄워 한잔 주거니 받거니 하며 마음 을 풀어주어야겠다.
<(사)신라문화진흥원 부이사장 김호상>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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