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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방폐장, 수중 방폐장 되나
배수펌프 1년 반 만에 고장
부식·누수 등 하자 발생, 설치 1년 5개월 만에 교체
30년 만에 이전 결정한 독일 아세 방폐장 되나
시공 때부터 지적된 지하수에 결국 발목 잡힌 공단
권나형 기자 / skgud244@naver.com 입력 : 2016년 05월 09일(월)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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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황성신문 | | 부지선정 때부터 불량 암반과 지하수 문제로 시공 설계보완 지적이 따랐던 경주 방폐장이 목표수명 40년이던 배수펌프가 1년 반 만에 고장 나 교체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이 같은 사실을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도 하지 않아 은폐의혹 마져 일고 있다. 지난 2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에 따르면 경주 방폐장에 설치된 지하수를 퍼내는 배수펌프 8개 중 7개가 펌프 부식, 누수 등 문제가 발생해 지난해 9월 새 제품으로 교체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주 방폐장은 시공 전 부지 선정 때부터 지하수와 불량 암반으로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따랐으며, 하루 1천 톤 이상, 많게는 3천 톤의 지하수가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방폐장 운영사인 원자력환경공단은 지하수와 불량 암반은 특수공법으로 방어가 가능해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되풀이해 왔다. 방폐장 설비는 통상 40년 장기사용이 목적이지만 경주 방폐장 배수펌프는 살치 후 1년 반 만에 하자가 발생했다. 뿐만 아니라 펌프에 연결된 배수배관에도 이물질이 끼어 지난해 12월 배관의 이물질 제거작업을 하고 이물질 제거 장치를 추가한 것 이다. 특히 공단은 당시 배수펌프 고장은 비 안전 등급 부품이라는 구실로 원안위에 보고 치 않다가 지난 2월과 4월에 열린 원안위 전체회의에서 이 사실을 보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배수펌프는 중저준위방폐물 처분장 주변의 지하수를 외부로 퍼내는 중요한 시설이다. 이 설비가 고장이 나면 방폐물을 보관하고 있는 사일로에 지하수가 침범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 공단 관계자는 “배수펌프 중에서 이물질에 의한 손상에 민감한 회전체 부위를 탄소강 재질에서 스테인레스로 교체했다”며 “최초 설계 시 담수기준으로 배수펌프 회전체 재질을 탄소강으로 했으나, 터널공사에 쓰인 방수용 시멘트 성분과 암반 내의 철 성분이 유입돼 스테인리스 재질로 교체했다”고 밝혔다. 또 “배수배관의 유지보수에 관한 사항은 규제기관 보고대상이 아니라 보고하지 않았으며, 다만 공식보고대상이 아니더라도 원안위 등 규제기관과 긴밀하고 원활하게 협의해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덧붙여 “만에 하나 배수펌프 기능이 상실돼도 무원전 배수설비(디젤에진 펌프)가 작동돼 지하수 배출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단의 이 같은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원자력 관계자들은 대표적인 예로 독일 니더작센주의 아세 방폐장을 들고 있다. ▶ 아세 방폐장 30년 만에 이전 결정 아세 방폐장은 경주 방폐장과 동일한 중저준위방폐물을 처분하는 핵 폐기장이다. 그런데 이 방폐장의 방폐물을 이전하기로 결정됐다. 중저준위 핵폐기물을 보관해 온지 30년 만의 일이다. 지반에 균열이 생기고 지하수가 유입돼 방사성 물질 누출 위험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방폐장은 1960년 말부터 1978년까지 18년 간 12만6천 드럼의 방폐물을 저장해 왔다. 그러나 지반에 균열이 생기고 지하수가 유입된 것이다. 아세 방폐장의 폐기물을 이전하는 데는 10년의 기간과 40억 유로가 들 예정이라고 한다. 우리 돈으로 6조5천억 원이 든다. ▶ 경주 방폐장도 아세 방폐장과 같은 상황 발생할 수도 아세 방폐장의 이전에 당초 건설비용보다 더 들어가는 것은 물론이고 10년의 기간 동안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지 않을지도 의문이라는 것이다. 경주 방폐장도 이번에 발생한 배수펌프 고장이 향후 다시 일어나지 말란 법이 없다. 아세 방페장과 똑 같은 상황이 경주에서 발생할지도 모른다. 전문가들은 아세 방폐장 건설은 무리 없이 진행됐는지 모르지만 운영이 끝난 뒤에 지반에 균열이 가고 지하수가 스며들었지만 경주 방폐장 부지는 공사과정부터 난항을 겪었다고 밝히고 있다. 26개월이면 공사를 완료하고 2013년부터 방폐물 반입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공사를 진행할수록 약한 지반은 무너져 내리고 지하수가 쏟아져 내리니 공사가 예정 데로 진행되지 못하고, 결국 30개월 연장되는 사태를 맞았다. 공사가 지연되자 공사지연조사단이 보고서를 발표했다. 조사단은 해당부지가 단열대가 발달하고, 풍화, 파쇄대, 단층대 등의 영향으로 지반조건이 취약하며 부지조사보고서 상 추정한 암반상태와 실제 시공 시 관찰된 암반이 다른 오차를 보이고 있고, 지하수의 급격한 상승과 강하로 변동을 보이고 있어서 추가적인 정밀분석이 필요하다며 부지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공사일정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경주 방폐장은 불량한 암반인줄 알면서도 부지를 선정해 공사를 시작했다는 결론이다. 이러한 지적에도 경주 방폐장 운영사는 부지는 문제가 있지만 시공 기술을 통해서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으나 지하수를 퍼내는 배수펌프가 1년5개월 만에 고장 나 교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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