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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일금속 조덕수 회장 사재 털어 장학재단 설립
기업의 사회적 책임 고민해오다 장학재단 통해 환원
지진성금 한 푼 안내는 지역 재력가들 정신 차려야…
권나형 기자 / skgud244@naver.com 입력 : 2016년 11월 07일(월)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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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황성신문 | | ㈜제일금속 조덕수(사진)회장이 사재 14억 4천만 원을 출연해 장학재단을 설립했다. 조덕수 회장은 평소에 “학구열에 불타고 있으나 가정형편이 좋지 않아 학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을 위해 장학재단을 설립하고 싶다”며 입버릇처럼 말해 오다가 지난 1월1일 장학재단을 설립했다. 자신의 호를 따 ‘(재)고암(高巖)장학재단’이라고 이름을 붙인 조덕수 회장은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어렵고 힘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후학 양성에 평생을 바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고암장학재단은 연간 7천만 원의 장학금을 후학을 위해 지급한다. 조 회장은 2012년부터 216번째로 아너소사이어티(사회복지공동모금회, 5년간 1억 원 기부)회원으로 가입해 활동하고 있는 대표적인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있다. 평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늘 고민해오던 그는 조손가정이나 한 부모 가정에서 불우한 환경 탓에 방황하고 있는 초등학생과 대학생에게 매월 얼마씩 기부를 해 왔다. 그런 평소의 나눔 실천이 이번 장학재단 설립의 단초가 된지도 모른다. 조덕수 회장이 재단 이사장에 이름을 올린 고암장학재단은 윤정수 장학회운영위원장을 비롯해 10명의 운영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윤 위원장은 경주고등학교 교장을 마지막으로 40년간의 교직생활을 마감하고 고암장학재단 운영위원장을 맡게 됐다. 그는 퇴임 후에도 학생들의 배움의 기회를 살리기 위해 연금을 털어 계절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이 시대에 보기 드문 교육자로 정평이 나있다. 고암장학회는 앞으로 장학재단 운영을 ▲인성과 덕성을 갖추고 창의적이고 진취적이며,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갈 개척정신과 협동심, 애향심이 충만한 인재를 발굴해 이들이 지역사회와 국가를 위한 동량으로 커 가는데 도움을 주고 ▲소외되고 어려운 계층의 우수한 인재들이 가정형편 때문에 학업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지원하며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글로벌 인재를 예·체능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발굴해 직업의 다양성에 근거한 장학 활동을 펼친다. 특히 조 이사장은 장학재단 운영에 있어 투명하고 밝게 운영하겠다고 약속했다. 고암장학재단은 재단 산하에 장학생 선발과 관리를 위한 장학운영위원회를 설치하고, 모든 장학생 선발과 관리는 운영위원회에서 엄격하고 투명하게 관리된다. 특히 장학생 선발과 장학금 지급과정에는 그 누구의 간섭도 배제된 장학회운영위원회의 결정이 절대 존중되는 모범적인 장학회, 가장 깨끗한 장학재단으로 만들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조 이사장은 장학재단 설립을 위해 현금출연 1억1천만 원, 경주시 북문로 상가 1동, 원룸 2동 등 14억 4천만 원을 출연했다. 조 이사장은 향후 지금살고 있는 집도 매매를 통해 현금으로 장학재단에 출연할 계획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번에 장학재단을 설립하면서 집을 재단에 귀속시키려 했으나 수입이 발생하지 않는 재산은 재단 귀속이 되지 않는 다는 유권해석에 따른 것이다. 본지는 고암장학재단 조덕수 이사장의 장학재단 설립목적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장학재단을 설립하게 된 동기를 말해 달라.
젊었을 때는 사업을 일으키기 위해 사회환원 사업은 생각해볼 겨를이 없었다. 세월이 흐르며 사업도 어느 정도 기반을 잡기 시작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고민하게 됐다. 기업은 혼자 크는 것이 아니다. 기업이 성장하면 할수록 사회적 책임이 주어진다. 사회적인 도움으로 기업이 성장한 만큼 기업으로 번 돈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기업가의 도리라 생각한다. 이러한 고민에 빠지게 되면서 불우한 학생들을 위해 조금씩 도움을 줘 왔다. 누구라고 밝히기는 어렵지만 주로, 정말 형편이 어려운 초등학생과 대학생 위주로 학교장의 추천을 받아 작으나마 도와 왔다. 그것이 오늘 장학재단을 설립하게 된 동기라면 동기다.
▲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 했는데 사모님을 비롯한 가족들의 반대는 없었나.
(웃음)가족들이 반대하면 아무 일도 못한다. 사실 이번 장학재단 설립도 집 사람의 생각을 반영한 것이다. 집 사람이 “우리가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이렇게 기업을 가꾸어 왔는데 당신이 음으로 양으로 숨어서 도울 것이 아니라 장학재단을 설립해 공개적으로 사회에 환원하면 어떻겠느냐는 생각을 내 놓았다”며 과정을 설명했다. 자식들 역시 아버지가 설립하고자 하는 장학재단에 대해 적극 지지하며 환영했다. 재단 설립에 가족들의 절대적인 응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가입은 언제 했나.
아마 2012년으로 기억한다. 저가 아너소사이어티 216호다. 장학재단을 설립했다고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을 탈퇴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그것대로 돕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계속 회원자격을 유지하면서 사회를 위해 일해 나가겠다.
▲ 장학재단에서 장학생을 선발하는 기준이 무엇이며, 대상은 고등학생과 대학생으로 제한하나.
그렇지 않다. 초, 중, 고 대학생을 포괄적으로 대상에 넣는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 다만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의무교육이기 때문에 고등학생과 대학생들 보다 많은 어려움이 따르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고교생과 대학생 위주로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학교장의 추천을 받아 성적이 우수하고 가정이 어려운 학생들을 우선적으로 선정해 도움을 줄 예정이다. 그러나 고암장학재단은 굳이 성적순으로만 따지지 않는다. 지금 사회 곳곳에서 운영되고 있는 장학재단을 살펴보면 성적이 우수하고 형편이 어려운 학생 위주로 가고 있다. 당연하다. 그렇지만 가정 형편이 어렵지 않더라도 장래가 촉망되는 학생을 발굴해 장학금 지급으로 용기와 자신감을 부여하는 것도 장학회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 향후 시간이 흐름에 따라 물가와 임금이 인플레이 되면 상대적으로 고정된 장학금은 물가에 반비례 하게 된다. 자산과 장학금은 고정되는 것인가.
아니다. 고암장학재단의 기본재산은 수입이 발생하는 상가와 원룸 등 현금이 발생하는 건물 위주로 돼 있다. 세월과 시간이 흐르면 월수입도 늘어날 것이고 지가 상승 등 여러 요인으로 재단의 재산이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 재단이 현금출연을 하지 않고 수입 위주의 상가를 기본재산으로 출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금을 출연할 경우 금리변동으로 인해 체계적인 지원이 어려워진다. 특히 지금 같은 시기에는 저축 금리가 약해 이자 수입만으로 장학재단을 운영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그래서 상가와 원룸을 토대로 재단의 기본재산을 마련한 것이다. 고암장학재단의 기본재산에서 발생되는 이자수입과 임대료 수입은 연간 1억 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동산 및 임대수익이 연간 6천만 원 정도 발생되고, 저가 경영하는 ㈜제일금속에서 연간 4천만 원을 기부금 형식으로 장학재단에 기탁된다. 이 중 3천만 원은 재단 운영에 필요한 인건비 및 관리비로 쓰여 지고, 매년 7천만 원의 장학금을 후학을 위해 지급하게 된다. 한편 조덕수 이사장의 장학재단 설립은 지역 재력가들에게 신선한 충격이 되고 있다. 경주 지역에는 재산을 수백억, 수천억 원을 가진 재력가들이 이른바 ‘잘 나가는 유지’행세를 하며 자칭 지도층 인사라고 어깨에 힘을 주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그 지도층 인사(?)라는 사람들은 지진과 태풍으로 재난지역이 선포된 고향을 위해 성금 한 푼 내지 않고 거들먹거릴 뿐만 아니라 온갖 이권에나 개입해 정보를 취득하고 그 정보로 부동산 투기를 통해 사유재산 늘이기에 급급하다. 이러한 지역 재력가들이 경주의 현 상황을 놓고 강 건너 불구경할 때 가까운 영천지역 노인대학 학생들이 경주를 돕기 위해 지진 성금을 들고 달려왔다. 조덕수 이사장은 얼마 되지 않는 전 재산을 장학재단을 통해 사회에 환원했다. 이 기회에 지역 재력가들의 반성과 성찰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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