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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골을 수습하여, 어미의 마음을 위로하라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17년 01월 16일(월) 16:19
↑↑ 경복궁 광화문 담장 앞의 세월호 추모행사(2016.12.31.) 새해 타종을 보기위해 보신각종으로 가는 길에 촛불집회가 끝나고, 개별적인 그룹들이 모여 추모행사를 하는 평화로운 모습을 촬영한 것입니다. 세월호 침몰 1,000일을 맞아 다시 한 번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역사를 연구하는 한 사람으로 어떠한 집회에도 참여하지 않고, 방관자의 시각으로 기록을 남기고자 하는 것이 오늘을 살고 있는 저의 소신(所信)입니다.
ⓒ 황성신문
[삼국사기]의 기 록 에 진덕왕 원년 647년 적의 많은 군사들이 신라의 여러 성들을 공격하여 오 자 김유신이 보병과 기병 일만 명을 거느리고 막았는데, 적의 군사가 매우 날쌔어 고전하고 이기지 못 하여 사기가 떨어지고 힘이 지쳤다.
김유신은 비령자(丕寧子)가 힘써 싸우고 적진 깊이 들어갈 뜻이 있음을 알고, 그를 불러 말하기를 ‘날씨가 추워진 후에 소나무와 잣나무가 늦게 시드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오늘의 일이 급하다. 자네가 아니면 누가 능히 용기를 내고 기이 함을 보여 여러 사람의 마음을 격동시키겠는가’ 하고는 더불어 술잔을 나누면서 뜻의 간절함을 보였다. 이에 비령자가 두 번 절하고 말하기를 ‘지금 수많은 사람 중에 일을 오직 저에게 맡기 시니 자기를 알아준다고 할 수 있으니 진실로 마땅히 죽음으로써 보답하겠습니다.’ 하였다.
드디어 적진에 나아가면서 따르는 시종, 합절 (合節)에게 말하였다. ‘나는 오늘 위로는 국가를 위하고, 아래로는 나를 알아주는 분을 위하여 죽 을 것이다. 나의 아들 거진(擧眞)은 비록 나이는 어리나 굳센 의지가 있으니 반드시 나와 함께 죽으려 할 것이니 만약 아버지와 아들이 모두 죽으면 집사람은 누구를 의지하겠는가? 너는 거진과 함께 나의 유골을 잘 수습하여 돌아가 어미의 마음을 위로하라.’ 하였다.
말을 마치고 곧장 말을 채찍질하여 창을 비켜 들고 적진에 돌진하여 몇 사람을 죽이고 자신도 죽었다. 거진이 이를 바라보고 적진으로 달려가려하니 합절이 말하였다. ‘어르신께서 말씀하시 기를 저로 하여금 장군과 함께 집에 돌아가 어머니를 편안하게 위로하라고 하셨습니다. 지금 자 식이 아버지 명을 거역하고 어머니를 버리는 것 이 어찌 효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는 말고삐를 잡고서 놓지 않았다.
거진이 말하기를 ‘아버지가 죽는 것을 보고 구차히 살면 어찌 효자라고 할 수 있겠는가.’ 하고 는 곧 칼로 합절의 팔을 쳐 끊고 적진으로 달려 가 죽었다.
합절이 말하기를 ‘나의 하늘이 무너졌으니, 죽 지 않고 무엇을 하겠는가’ 하고는 또한 싸우다 죽었다. 군사들이 세 사람의 죽음을 보고는 감격 하여 앞 다투어 나가니 향하는 곳마다 적의 칼날 을 꺾고 진을 함락하여 적병을 대패시켜 3천여 명을 목 베었다.
김유신이 세 사람의 시신을 거두어 자신의 옷 을 벗어 덮어주고 곡을 매우 슬피하였다. 대왕이 듣고 눈물을 흘리면서 예를 갖추어 반지산(反知山)에 세 사람을 합장하고 처자의 9족에게 은혜로운 상을 풍부하게 내려주었다.
거진이 아버지의 말을 듣고 고향으로 돌아가 어머니를 모시는 것이 진정한 효도인지, 아버지 를 따라서 죽은 것이 진정한 효도인지는 시대적 인 관점이나 개인의 입장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그들에 대한 역사의 기록이 있기에 우리는 그들의 행동이 분명 당대에는 충효의 대 표적인 본보기였다는 점에서는 모두가 동의 할 것이다.
지킬 것이 많아서 선택하는 죽음, 자신의 뜻을 알리기 위하여 선택하는 죽음은 오늘날에도 많지만 그들의 죽음이 억울하다고 생각되지만 의로운 죽음이라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오늘 세월호 침몰 1,000일을 맞아 타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하여 자신을 희생한 의로운 사람들과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 알려지지 않고 묻혀 버린 세월호의 의인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들까지 찾아내어 모두 기억이 아닌 역 사의 기록으로 남겨두어야 한다.
                                    문화유산 둘러보기 : (사)신라문화진흥원 부이사장 김호상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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