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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신학기가 되면 가끔씩 생각나는 학생 한 명이 있다. 2012년도에 학교폭력 대책의 일환으로 경찰청에서 학교전담경찰관제도를 시행하게 되었는데, 당시 학교전담경찰관 업무를 하면서 만났던 고등학생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 학 생은 초등학교 4학년때 같은 동네 친구에게 용돈을 빼앗긴 것을 시작으로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같은 학생에게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하거나 용돈을 갈취당하고, 숙제심부름, 가방을 들어주는등 온갖 학교폭력 피해를 당해 온 학생이었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주변 친구들이나 선생님, 심지어 부모님까지도 그 학생이 그런 학 교폭력의 고통을 받으며 학교생활 을 한다는 사실을 아무도 몰랐다는 것이다. 가해학생이 교묘히 괴롭힌 것도 있지만 피해학생 이 주변에 전혀 알리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면 왜 그렇게 수년 동안 폭력 피해를 당 하면서 다른 친구나, 선생님, 부모님, 또는 경찰 에 알리지 않았는지 궁금하지 않을수 없어 조심스레 물어보았다. 그 학생의 대답은 “처음에는 주변에 알렸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에 나 스스로 해결할려고 했다” 는 것이었다.
그러나 가해학생과 힘의 균형이 깨진 상태에 서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폭력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이처럼 우리 주변에는 아직 도 폭력 피해를 당하면서 이야기하지 못하고 혼 자 고민하고 해결할려는 학생들이 종종 있다.
이런 학생들의 공통점은 이야기하면 주변 친 구들이 오히려 자기 잘못으로 생각할까봐, 또다른 따돌림을 당할까봐, 또는 상황이 더 커질까봐 얘길 하질 않고 스스로 해결할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더 큰 문제점은 이런 피해상황을 이야기하고 싶지만 터놓고 이야기할 상대가 없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주변 친구나 부모님에게 용기 내어서 이야기 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어가기에 더 더욱 말을 못하게 되고 또다른 이야기 상대를 찾지 못해 혼자 고민하며 고통의 나날을 보내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폭력의 피해는 치유되질 않고 계속 이어지게 되며 심각한 상황 까지 가게 될 수가 있다. 이런 학생들을 위해서 경찰에서는 117신고전화와 신고요령에 많은 홍보를 하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부모나 주변 어른 들이 작은 관심이라도 가지지 않으면 그 피해를 발견하기가 어렵고 도움을 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제 신학기를 맞아 대다수의 학생들이 새로 운 친구, 선생님을 만나면서 설레임으로 학교로 달려 가겠지만 오히려 개학이 두렵고, 친구 만나기가 두려운 학생이 주변에 있을수 있다.
자신의 자녀뿐만 아니라 모든 학생이 행복한 학교생활이 되기 위해서, 또 한명이라도 학교폭 력 피해로 고민하는 학생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 는 어른들이 먼저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아야 할 것이고 그것을 치유하고 또다른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것은 신학기를 맞은 어른들의 숙제일지도 모른다. 경주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사 이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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