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은 의회를 대표하고 의사를 정리하며, 회의장 내의 질서를 유지하고 의회사무를 감 독한다. 따라서 의장은 의원들의 의결사항을 존중하고 직권을 수행해야 한다. 이러한 권 한을 가진 의장이 의사정리라는 명분으로 의 원들의 의결을 번복하거나 직권을 남용한다 면 그 의회는 말 그대로 ‘식물의회’가 될 것 은 뻔한 일이다. 광역의회든 기초의회는 집 행부의 정책과 입법, 주민의 부담, 기타 시정 의 운영에 관한 사항을 심의해 결정하는 의 결기능이 있다.
구체적으로 조례의 제정과 개폐, 예산의 심의·확정, 결산의 승인, 사용료, 수수료, 부 담금, 지방세 또는 가입금의 부과와 징수, 기금의 설치·운용, 중요 재산의 취득과 처분, 공공시설의 설치·관리 및 처분, 청원의 수리 와 처리 등으로 그 의결 형식은 조례형태, 승 인형태, 동의형태 등으로 권한을 행사하게 된다.
또 집행부의 독주나 부당한 처사를 시정하고 감시하기 위해 시정에 관한 통제기능을 행사하게 되며, 집행기관의 집행행위에 대 한 의회의 주요 통제수단으로는 시장 등의 출석, 답변, 의견진술의 요구, 서류제출의 요 구, 현지 확인, 행정사무감사 또는 조사 등으 로 집행행위에 대해 의회의 관여를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기능과 권한을 가진 의회를 의장이 라는 이름으로 통제하거나 의원들의 의결을 뒤집고, ‘집행부의 2중대’노릇을 한다면 의장 은 의회에서 선출할 것이 아니라 시장의 추 천을 받아 집행부에서 데려오는 것이 오히려 나을 것이다.
박승직 경주시의회 의장이 의회 운영을 독 단적으로 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경 주시의회에서 유일한 야당 의원인 정현주 의원은 박 의장이 의회를 무력화 시키고 있다 며 행태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정 현주 의원에 따르면 박 의장은 상임위에서 예산을 삭감하는 것으로 조율된 안건을 번복 하고 원안가결 하는 것으로 수정해 통과 시 켜 월권 했으며, 의원의 역할을 침해 했다고 주장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앞으로 주민의 대의기관인 경주시의회는 존재의 가치를 상실하게 되는 심각한 상황을 맞을 수 도 있다.
7대 전반기 경주시의회 권영길 의장은 나름대로 집행부를 견제하며 의회의 역할을 제 대로 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박승직 의장이 의사봉을 잡은 후반 기 시의회는 ‘시장 2중대’라는 불명예스러운 안건 처리가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는 것 이 사실이다.
지면을 통해 다 까발릴 수는 없지만 필자 는 박승직 의장이 집행부에 편협 된 의회운 영으로 의심할만한 사항을 여러 차례 보아 왔다.
자유한국당 일색인 경주시의회에서 자유 한국당 당원인 시장을 도와주는 것은 어떻 게 보면 당연한 것으로 볼 수도 있으나 그것 은 의회의 기능과 역할을 말살시키는 행위 다. 박승직 의장은 의회의 역할과 기능에 대 해 새롭게 공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의회는 주민들의 뜻을 받들어 집행부의 일방통행식 행정을 견제하고 예산낭비를 감시 하고, 감사를 통해 집행부가 주민을 위한 행정을 제대로 펼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행사에 다니면서 폼이나 잡고 축사나 하 고, 어깨에 힘이나 주라고 의장을 선출한 것 이 아니다. 주민대의기관의 장으로써 의회가 제 기능을 100% 발휘할 수 있도록 의원들을 독려하고 매끄러운 의회 운영을 위해 막강한 권한을 부여해 주고 있다.
박승직 의장은 주민의 뜻을 잘 받들어 발전적인 의회운영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시장 2중대’가 되어선 안 된다는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