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최종편집:2025-05-02 오후 04:30:28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독자기고
전체기사
뉴스 > 독자기고
수로부인을 통해 본 노인의 용기와 지혜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17년 05월 22일(월) 16:11
↑↑ 대학생들에게 최부자집 가훈을 설명해주시는 최용부 선생님(경주시 교동 최부자집) 지난주 에는 학교에서 징계를 받아 노인 보호시설로 봉사활동을 나갔던 고등학생들이 노인을 상대로 몸씁 짓을 한 영상이 SNS에 공개되면서 우리사회는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이를 통해 우리는 가정에서 가르치는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절감하게 되었다. 최부자는 1600년대 초 경주지방에서 처음 가문을 일으킨 최진립장군에서 상해임시정부에 자금을 지원한 독립운동가이며 영남대학의 전신인 대구대와 청구 대를 설립한 교육사업가로 우리근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최준까지 10대 300년 동안 거부로 살아온 집안 이다.
ⓒ 황성신문
[삼국유사]에 의 하면, 신라 성덕왕 (聖德王)때의 순정공 (純貞公)은 강릉(江陵) 태수로 부임해가 는 도중에 한 바닷가 에서 점심을 먹었다 고 한다. 그 옆에는 돌로 된 산이 병풍처럼 바다를 둘러서 있는데, 그 높이가 매우 높고 그 꼭대기에는 진달래꽃이 만발해 있었다. 순정공의 부인 수로(水路)가 이것을 보고 측근들에게 말하기를, ‘누가 저 꽃을 꺾어다줄 사람이 없을까’하였다. 수행 하는 무리들이 대답하기를, ‘사람이 발붙여 올라 갈 데가 못 됩니다.’하면서 모두들 못하겠다고 회 피하였는데, 곁에 웬 늙은 노인이 새끼 밴 암소를 몰고 지나가다가 부인의 말을 듣고는 그 꽃을 꺾어 바치고서는 노래까지 지어 바쳤다. 그 늙은이가 누구였는지 기록되어 있지는 없었지만, 그 가 꽃과 함께 지어 바친 헌화가(獻花歌)는 다음 과 같다.
    
붉은 바위 가에서
    
손에 잡은 어미소 놓으시고
    
나를 부끄러워 아니하시면
    
꽃을 꺾어 드리오리다.
    
빛 바위 가에
    
잡고 있는 암소 놓게 하시고
    
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시면
    
꽃을 꺾어 바치오리다.
    
다시 이틀 길을 가다가 또 한 바닷가에 정자 가 있었다. 거기서 점심을 먹던 중에 바다 용이 돌연히 부인을 채어 바다로 들어가 버렸다. 순정 공은 엎어졌다 자빠졌다 발을 굴렀으나, 아무런 계책이 없었다. 또다시 한 노인이 나타나 말하기를, ‘옛 사람의 말에 여러 입이 떠들면 쇠라도 녹여낸다고 하였는데, 지금 그까짓 바다 속에 있는 미물이 어찌 여러 입을 겁내지 않을 것입니까? 이 경내의 백성들을 시켜 노래를 지어 부르고 막 대기로 언덕을 두드리면 부인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순정공이 그의 말대로 하였더니 용이 부인을 모시고 바다에서 나와 그에게 보내주었다. 순정 공이 부인에게 바다 속일을 물었더니 말하기를, ‘칠보로 꾸민 궁전에 먹는 음식들이 달고도 연하 여 향기롭고도 깨끗하여 인간세상의 음식이 아 니더이다.’하였다. 부인이 입은 옷에는 이상한 향기가 풍겼는데 이 세상에서는 맡아 보지 못한 향 이었다. 수로는 자색이 절세미인이었으므로 깊은 산이나 큰물을 지날 적마다 여러 번 귀신이나 영물들에게 붙들려갔다. 여러 사람들이 부른 바 다 노래가사는 다음과 같다.
    
거북아, 거북아! 수로부인 내 놓아라.
    
남의 아내 훔쳐간 그 죄 얼마나 크랴!
    
네 만일 거역하고 내놓지 않는다면
    
그물로 너를 잡아 구워 먹겠다.
    
젊음은 참 아름답다. 그리고 세상에 겁날 것 없이 피 끓는 청춘으로 부딪혀 보기도 한다. 그러나 그 영원할 것 같은 젊음은 언젠가는 또 늙게 마련이다. 늙음은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지만 그 세월 속에는 오랜 세월을 이겨낸 경험 과 지혜가 고스란히 녹아 있기에 우리는 모든 삶 에 있어서 가장 큰 용기와 교훈은 어른들에게서 배우는 것이다. 절벽 끝 한 송이 꽃을 꺾어 바치는 열정과 바다 속의 용을 굴복시키는 그 지혜를 나이 드신 분들로부터 배운다면 인생은 참 풍요로워 질 것이다.
    
                                                                  사)신라문화진흥원 부이사장 김호상
황성신문 기자  
- Copyrights ⓒ황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신평동(薪坪洞)의 원주민은 보문저수지 조성과 보문관광단지 개..
경주 출신 아동문학가 최소혜, 처녀작 ‘초능력 탐정단’펴내..
‘보문천군지구 도시개발사업’ 건폐율·용적율 대폭 완화..
한수원, 2025 ESG경제대상 ʻESG 종합대상ʼ 수상..
보문관광단지 민간투자 자유로워 진다..
주낙영 시장, 공직기강 확립 ‘칼’빼들었다..
경주시 올해 총예산 2조 2천600억 원 편성..
하늘마루 봉안당 스마트 키오스크 설치..
경주 동해안 불법어업 특별단속 실시..
내년 아태관광협회 연차총회 경주·포항 유치..
최신뉴스
경주시가 사회적 지위와 역할이 변한 노인을 지원한다..  
주 시장 SMR 국가산단에 670개 기업 입주제안..  
주낙영, 주한 에밀리아가토 이탈리아 대사 접견..  
경주시, 종소세와 개인지방소득세 신고접수..  
경주지역 최고 비싼 땅은 평당 약 2천623만 원..  
보문단지 전역에 공공 Wi-Fi 등 대폭 확대..  
경주시민이 산불 이재민 돕기에 앞장섰다..  
정부 추경에 APEC 예산 135억 원 확보..  
APEC 앞두고 경주시 물정화 기술 세계 주목..  
외동읍 건초생산 사업장 완공···사료비 절감..  
5월 한 달간 불금예찬 야시장 개장된다..  
대한민국 국공립극단 페스티벌 경주서 개최..  
경주 샤인머스켓 세계 최고 품질 향상..  
경주 수산물과 식수, 방사능 안전하다..  
안강읍 산대리와 육통리 폐기물 해결됐다..  

인사말 윤리강령 윤리실천요강 편집규약 광고문의 제휴문의 개인정보취급방침 찾아오시는 길 청소년보호정책 구독신청 기사제보
상호: 황성신문 / 사업자등록번호: 505-81-77342/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용황로 9길 11-6 (4층) / 발행인: 최남억 / 편집인: 최남억
mail: tel2200@naver.com / Tel: 054-624-2200 / Fax : 054-624-0624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다0143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남억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