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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로부인을 통해 본 노인의 용기와 지혜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17년 05월 22일(월) 16:11
↑↑ 대학생들에게 최부자집 가훈을 설명해주시는 최용부 선생님(경주시 교동 최부자집) 지난주 에는 학교에서 징계를 받아 노인 보호시설로 봉사활동을 나갔던 고등학생들이 노인을 상대로 몸씁 짓을 한 영상이 SNS에 공개되면서 우리사회는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이를 통해 우리는 가정에서 가르치는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절감하게 되었다. 최부자는 1600년대 초 경주지방에서 처음 가문을 일으킨 최진립장군에서 상해임시정부에 자금을 지원한 독립운동가이며 영남대학의 전신인 대구대와 청구 대를 설립한 교육사업가로 우리근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최준까지 10대 300년 동안 거부로 살아온 집안 이다.
ⓒ 황성신문
[삼국유사]에 의 하면, 신라 성덕왕 (聖德王)때의 순정공 (純貞公)은 강릉(江陵) 태수로 부임해가 는 도중에 한 바닷가 에서 점심을 먹었다 고 한다. 그 옆에는 돌로 된 산이 병풍처럼 바다를 둘러서 있는데, 그 높이가 매우 높고 그 꼭대기에는 진달래꽃이 만발해 있었다. 순정공의 부인 수로(水路)가 이것을 보고 측근들에게 말하기를, ‘누가 저 꽃을 꺾어다줄 사람이 없을까’하였다. 수행 하는 무리들이 대답하기를, ‘사람이 발붙여 올라 갈 데가 못 됩니다.’하면서 모두들 못하겠다고 회 피하였는데, 곁에 웬 늙은 노인이 새끼 밴 암소를 몰고 지나가다가 부인의 말을 듣고는 그 꽃을 꺾어 바치고서는 노래까지 지어 바쳤다. 그 늙은이가 누구였는지 기록되어 있지는 없었지만, 그 가 꽃과 함께 지어 바친 헌화가(獻花歌)는 다음 과 같다.
    
붉은 바위 가에서
    
손에 잡은 어미소 놓으시고
    
나를 부끄러워 아니하시면
    
꽃을 꺾어 드리오리다.
    
빛 바위 가에
    
잡고 있는 암소 놓게 하시고
    
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시면
    
꽃을 꺾어 바치오리다.
    
다시 이틀 길을 가다가 또 한 바닷가에 정자 가 있었다. 거기서 점심을 먹던 중에 바다 용이 돌연히 부인을 채어 바다로 들어가 버렸다. 순정 공은 엎어졌다 자빠졌다 발을 굴렀으나, 아무런 계책이 없었다. 또다시 한 노인이 나타나 말하기를, ‘옛 사람의 말에 여러 입이 떠들면 쇠라도 녹여낸다고 하였는데, 지금 그까짓 바다 속에 있는 미물이 어찌 여러 입을 겁내지 않을 것입니까? 이 경내의 백성들을 시켜 노래를 지어 부르고 막 대기로 언덕을 두드리면 부인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순정공이 그의 말대로 하였더니 용이 부인을 모시고 바다에서 나와 그에게 보내주었다. 순정 공이 부인에게 바다 속일을 물었더니 말하기를, ‘칠보로 꾸민 궁전에 먹는 음식들이 달고도 연하 여 향기롭고도 깨끗하여 인간세상의 음식이 아 니더이다.’하였다. 부인이 입은 옷에는 이상한 향기가 풍겼는데 이 세상에서는 맡아 보지 못한 향 이었다. 수로는 자색이 절세미인이었으므로 깊은 산이나 큰물을 지날 적마다 여러 번 귀신이나 영물들에게 붙들려갔다. 여러 사람들이 부른 바 다 노래가사는 다음과 같다.
    
거북아, 거북아! 수로부인 내 놓아라.
    
남의 아내 훔쳐간 그 죄 얼마나 크랴!
    
네 만일 거역하고 내놓지 않는다면
    
그물로 너를 잡아 구워 먹겠다.
    
젊음은 참 아름답다. 그리고 세상에 겁날 것 없이 피 끓는 청춘으로 부딪혀 보기도 한다. 그러나 그 영원할 것 같은 젊음은 언젠가는 또 늙게 마련이다. 늙음은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지만 그 세월 속에는 오랜 세월을 이겨낸 경험 과 지혜가 고스란히 녹아 있기에 우리는 모든 삶 에 있어서 가장 큰 용기와 교훈은 어른들에게서 배우는 것이다. 절벽 끝 한 송이 꽃을 꺾어 바치는 열정과 바다 속의 용을 굴복시키는 그 지혜를 나이 드신 분들로부터 배운다면 인생은 참 풍요로워 질 것이다.
    
                                                                  사)신라문화진흥원 부이사장 김호상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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