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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 성벽서 인골2구 발굴 인신(人身)제의 추정 국내 첫 사례
권나형 기자 / skgud244@naver.com입력 : 2017년 05월 22일(월) 17:04

ⓒ 황성신문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발굴중인 경주 월성(사적 제16호)발굴현장에서 서쪽 성벽의 기초층에서 제물로 추정되는 인골 2구가 출토되고 또 ‘소그드인’으로 추정되는 터번을 쓴 토우와 병오년(丙午年) 간지가 정확하게 적힌 목간이 발굴됐다.
* 소그드인(Sogd人, 속특 粟特): 중앙아시아 소그디아나를 근거지로 하는 현재의 이란계(系) 주민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이종훈)는 2015년 3월부터 진행 중인 경주 월성 정밀발굴조사의 중간 조사결과를 지난 16일 월성 발굴현장에서 공개했다.
월성 조사구역은 총면적 22만 2천㎡규모로 편의상 A, B, C, D 등 총 네 지구로 나뉘어 있다. A지구(월성 서편지구)는 2015년 6월 발굴조사가 시작된 곳인데, 이곳의 발굴조사를 통해서는 서쪽에 있는 성벽이 5세기에 처음으로 축조됐고 6세기에 최종적으로 보수되었던 사실을 확인했으며, 문이 있던 자리는 이미 유실되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월성 성벽은 훍으로 만든 토성(土城)이며, 성질이 다른 흙을 서로 번갈아 가면서 쌓아올리는 성토(盛土)기술로 축조했다. 성벽 최상부에는 사람 머리 크기 만한 돌이 4~5단 가량 무질서하게 깔려 있었다. 이는 흙이 아래로 흘러내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기능으로 보이며, 월성의 특징 중 하나다.

□ 성벽 내부의 인골 2구, 제물로 사용한 제의 흔적 확인

월성 서쪽에 있는 서성벽을 조사한 결과 축조연대는 5세기 전후로 판단되며, 국내에서 최초로 성벽을 쌓는 과정에서 사람을 제물로 사용한 제의의 흔적이 확인됐다. 인골은 성벽을 본격적으로 쌓기 직전인 기초층에서 두 구가 출토됐다. 한 구는 정면으로 똑바로 누워 있고, 다른 한 구는 반대편 인골을 바라보게끔 얼굴과 한쪽 팔이 약간 돌려져 있다. 두 구 모두 얼굴 주변에 수피(樹皮, 나무껍질)가 부분적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성벽을 쌓는 과정에서 인골이 확인된 국내 사례는 월성이 최초다. 주거지 혹은 성벽의 건축과정에서 사람을 제물로 사용한 습속은 고대 중국(BC 1,600~1,000경, 상(商)나라)에서 성행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금까지 제방이나 건물의 축조와 관련된 인주(人柱)설화로만 전해져 오다가 이번에 그와 같은 사실이 고고학적으로 확인된 셈이다.
* 인주 설화: 사람을 기둥으로 세우거나 주춧돌 아래에 묻으면 제방이나 건물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내용의 설화, 『고려사』충혜왕 4년(1343년)에 전하기를 ‘왕이 민가의 어린아이를 잡아다가 새로 짓는 궁궐의 주춧돌 아래에 묻는다’라는 유언비어가 돌았다고 한다.
현재는 발굴된 인골을 대상으로 자연과학적 연구를 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인골의 성별‧연령 등을 확인하기 위한 체질인류학적 분석과 DNA 분석, 콜라겐 분석을 통한 식생활 복원, 기생충 유무 확인을 위한 골반 주변 토양 분석 등을 하고 있다. 참고로, 뼈는 당시 사람들의 체질적 특성이나 인구 구조, 질병 및 건강 상태, 식생활, 유전적 특성 등을 밝혀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앞으로 이 인골에 대한 연구 결과가 나오면 당시 사람들의 다양한 생활상을 더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월성 북쪽 면에 길게 늘어서 있는 해자의 경우 2015년 12월부터 지금까지 내부 정밀보완조사가 진행돼 왔다. 조사 결과 해자가 약 500년 동안 수혈해자에서 석축해자로의 변화를 거치며 지속해서 사용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 해자(垓字):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 주위를 둘러서 판 못
수혈해자는 월성 성벽을 둘러싼 최초의 해자로서, 성벽 북쪽에 바닥층을 U자 모양으로 파서 만들었으며, 해자 가장자리가 유실되거나 이물질을 막기 위해 약 1.5m간격 나무기둥을 박고 두께 약 5cm의 판자를 이용한 판자벽을 세웠다.
석축해자는 수혈해자 상층에 석재를 쌓아올려 조성했으며, 독립된 각각의 해자는 입‧출수구로 연결돼 있다. 해자는 시간이 가면서 다시 쌓거나 보강해 폭이 좁아졌으며, 내부 토층별 출토 유물을 분류해본 결과 수혈해자는 5~7세기, 석축해자는 8세기 이후 사용된 것으로 판단된다.
월성 성벽과 해자의 조성 순서를 확인한 결과, 성벽을 먼저 쌓고 이후 최초의 수혈해자를 팠던 것이 확인됐다. 이후 성벽과 해자를 다시 쌓거나 보수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성벽 경사면에 해자의 석축호안을 쌓는 등, 유기적으로 축조했던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소그드인으로 추정되는 터번 쓴 토우 발견

해자에서 출토된 흙으로 형상을 빚은 토우(土偶)들이 여럿 출토됐는데, 모양은 사람과 동물, 말 탄 사람 등 다양하지만 이중 터번을 쓴 토우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터번 토우는 눈이 깊고, 끝자락이 오른쪽 팔뚝까지 내려오는 터번을 머리에 두르고 있다. 팔 부분이 소매가 좁은 카프탄을 입고 있으며 허리가 꼭 맞아 신체 윤곽선이 드러나고 무릎을 살짝 덮은 모양인데, 당(唐)나라 시대에 호복(胡服)이라고 불리던 소그드인 옷과 모양이 유사해 페르시아 복식의 영향을 받은 소그드인으로 추정해 볼 수 있는 근거가 된다. 6세기 토우로써 추정되기 때문에 현재까지 출토된 소그드인 추정 토우 중 가장 이른 시기로 판단된다.
* 카프탄: 터키, 아라비아 등 이슬람문화권에서 폭넓게 착용되는 셔츠양식의 긴 의상

□ 병오년(丙午年), 목간에 글자를 실어 널리 알리다

월성 해자에서는 목간도 총 7점 나왔다. 이들 목간을 통해 ▲목간 제작 연대와 해자를 사용한 시기 ▲신라 중앙정부가 지방 유력자를 통해 노동력을 동원‧감독했던 사실 ▲가장 이른 시기의 이두(吏讀)사용 사실을 확인했다.
‘병오년(丙午年)’이라고 적힌 목간은 월성해자 출토 목간 중 정확한 연대가 최초로 확인된 것으로, 병오년은 60년 만에 한 번씩 돌아오기 때문에 법흥왕13년(526년)이나 진평왕8년(586년)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월성의 사용 시기를 확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6세기 신라의 활발한 문자 활동도 증명해준다.
지방민에게 주어지던 관직을 의미하는 ‘일벌(一伐)’, ‘간지(干支)’라고 적힌 목간은 노동을 의미하는 ‘공(功)’과 함께 연결돼 왕경 정비 사업에 지방민이 동원되었고 그들을 지방 유력자가 감독했음을 보여준다. 이는 6세기 동안 이루어진 진흥왕12년(551년)의 명활산성 축성, 진평왕13년(591년)의 남산신성 축성 등의 큰 공사에 신라 중앙정부가 지방에 행사한 통제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또 다른 목간에 적힌 글자인 ‘백견(白遣)’은 이두의‘ㅅ·ㄼ고’, 즉‘사뢰고(아뢰고)’라는 의미이며, 신라 왕경 내에서는 가장 이른 시기의 이두로 판단 된다.

권나형 기자  skgud2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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