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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와 지조를 지킨 강수와 그의 아내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17년 07월 10일(월) 15:44
↑↑ 노루귀(신라문화진흥원 야생화 답사팀 백태순 촬영)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고 있는 노루귀는 꽃이 피고나면 잎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그 모습이 마치 노루의 귀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노루는 일부일처제로서 만약 짝이 포수에게 잡히면 그 근처를 떠나지 않고 수일간을 울며 돌아다닌다고 한다. 고구려왕들의 수렵기록에 많이 나타날 만큼 고대사회에서는 신성시하는 동물이었으며 설화에도 자 주 등장한다. 특히[나무꾼과 선녀]에서처럼 노루는 은혜를 입으면 갚을 줄 아는 의리 있는 동물로 나타나고 있다.
ⓒ 황성신문
[삼국사기]에 신라의 학자들에 대한 기록이 있는데 첫머리가 강수(强首), 그 다음이 최치원, 설총 등의 순서로 되어있다. [화랑세기]를 지은 김대문과 당대에 이름을 날린 문장가들은 그 말미에 간단한 몇 구절로만 설명되어 있는 반면 강수에 대한 기록은 상당한 분량으로 기록되어 있어 그가 얼마나 뛰어난 문장가였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강수의 어머니는 꿈에 뿔이 달린 사람을 보고 그를 임신하여 낳았더니 그의 머리 뒤편에는 뼈가 불쑥 나와 있었다. 그의 이런 모습 때문에 아버지 석체는 당시 어질다고 하는 사람을 찾아가 아이 뒷머리의 검은 사마귀에 대해 물으니 그 어진이가 말하길 ‘골상법에 얼굴의 검은 사마귀는 좋지 않으나 머리의 사마귀는 나쁠 것이 없으니 이는 반드시 기이한 것이다’라고 하였다.
아버지가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이르기를 ‘이 아들은 보통아이가 아니니 잘 길러 앞으로 나라의 재목을 만들자’고 하였다. 이후 강수는 나이가 들자 저절로 책을 읽는 법을 알아 의리에 통달 하였으며, 비록 들은 바가 비근하여도 얻는 바는 높고 깊어서 우뚝 솟은 당시의 인걸이 되었다.
태종무열왕이 즉위할 당시, 당나라의 사신이 와서 조서(詔書)를 전하였는데, 왕은 그 글 가운 데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 강수를 불러 물으니 이를 한번 보고는 해석하는데 전혀 막힘이 없었다. 왕은 크게 기뻐하며 서로 늦게 만난 것을 한스럽게 여겼다. 왕이 그에게 이름을 물으니 그가 ‘우두(牛頭: 쇠머리)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이를 듣고 왕이 말하기를 ‘그대의 두골을 보니 강수(强首)선생이라 불러야겠다.’라고 하였다. 왕 이 칭한 강수란 이름은 '우두(牛頭)를 좋은 한자로 바꾼 것으로 기억력이 센 머리' 라는 뜻의 표현으로 생각되어진다.
태종무열왕은 그로 하여금 당나라 황제의 조서에 감사하는 답서를 쓰게 하였다. 왕은 그의 문장이 뛰어나고 뜻을 다 펼침을 보고 더욱 기이하게 여겨 그의 이름을 부르지 않고 임생(任生) 이라고만 불렀다.
오늘날의 우리사회에서 강수처럼 기형의 모습으로 태어났더라면 그의 실력과 능력을 다 발휘 할 수 있는 사회분위기였을까? 하는 물음을 던져본다. 외모가 취업과 사회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 성형수술이 일반화되어가고 있는 요즘 그 사람의 외모보다는 능력을 우선시 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래본다.
강수가 20살이 되었을 때 그의 부모는 중매를 통하여 용모가 단정하고 덕행이 있는 고을의 여자와 결혼을 시키려하였다. 그러나 그는 일찍이 미천한 신분인 대장장이의 딸과 몰래 결혼을 하였는데 서로 사이가 좋아 다시 장가들 수 없다고 그의 부모에게 말하였다.
이에 아버지가 화를 내며 ‘너는 이름난 사람이어서 나라사람 가운데 너를 모르는 이가 없는데 미천한 자를 짝으로 삼는 것이 수치스럽지 않겠느냐’ 하니, 강수가 두 번 절을 하고는 ‘가난하고 천한 것은 부끄러운 바가 아닙니다. 도(道)를 배우고 실행하지 않음이 실로 부끄러운 바입니다. 일찍이 옛 사람의 말을 들으면 조강지처(糟糠之妻)는 뜰아래에 내려오지 않게 하며 또한 가난하고 천할 때에 사귄 친구는 잊을 수 없다고 하니 저의 천한 아내를 차마 버릴 수 없습니다.’ 라고 말하고 아내를 버리지 않았다.
강수가 신문왕대에 이르러 죽으니 장사지내는 비용을 관청에서 지급하였을 뿐만 아니라 옷가지와 물품을 더욱 많이 내려주었지만 강수의 아내는 이를 사사로이 쓰지 않고 모두 불사(佛事)에 받쳤다. 그의 아내가 식량이 궁핍해져 고향으로 돌아가려하였을 때 대신들이 이를 듣고 왕에게 청하여 조(租) 100섬을 주게 하였으나 그의 아내는 이 또한 사양하였다. ‘저는 천한 사람입니다. 입고 먹는 것은 남편을 따라서 나라의 은혜를 받음이 컸습니다. 지금은 이미 홀로 되었으니 어찌 감히 거듭 후한 하사를 받을 수 있겠습니까’ 라며 끝내 받지 않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그 남편에 그 아내라고 할까? 신라사회는 골품 제도에 의한 철저한 신분사회였으므로 당시 하층계급과는 결혼하지 않는 철저한 혈통사회였다. 미천한 신분과의 결혼은 자신뿐만 아니라 가문의 명예와 후손들의 출세에도 지장을 줄 것이 분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아내를 버리지 않았다. 그런 강수와 그 아내의 모습에서 우리는 그들의 굳은 의지와 지조가 세한(歲寒)의 추위에도 변함없이 견디는 소나무와 잣나무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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